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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반기문 쇼크'와 '아주 익숙한 상식'
[세종砲音]'반기문 쇼크'와 '아주 익숙한 상식'
  • 일간NTN
  • 승인 2016.06.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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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정치·사회 운동의 근저엔 '이데올로기'가 있다.

제1야당의 계파갈등이 국민의당 창당과 호남석권으로 귀결된 배경엔 지난해 연말 출간된 김욱 교수(서남대)의 '아주 낯선 상식'도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보여진다.

호남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한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김대중 죽이기'(1995) 이후 이 책만큼 호남 지식사회에 논쟁을 일으킨 경우는 별로 없었다.

저자의 논지에 다 동의하는 건 아니나, 예컨대 '그 어느 정당이든 호남표를 얻고 싶으면 호남 유권자들에게 구걸하라'는 주장 등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만약 호남표를 그다지 얻고싶지 않은 세력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구걸은 커녕 오히려 호남을 사석(捨石) 작전의 '버리는 돌'로 취급한다면?


#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의 6박7일 방한이 몰고 온 '반기문 쇼크'는 다양한 파장을 일으켰다.

유만(油鰻) 선생이 한번 휘젓고 출국하자, 급해진 10여명의 여야 잠룡들이 일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큰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 지지층의 약점도 재확인됐다.

보수 지지층 일부가 반기문과 새누리당으로, 진보 지지층 일부가 문재인과 더민주로 빠지면서 안철수와 국민의당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곱씹어볼 대목은 반 총장의 동선 및 접촉한 사람들의 면면이다.

바로 1971년 박정희-김대중 격돌에서 잉태돼 1990년 3당합당으로 고착된 '호남 대 비호남' 구도의 재현이었기 때문이다.

호남포기 혹은 포위전략은 이념논쟁과 함께 우리나라 자칭 보수세력의 '전가의 보도'였다.

소수파인 호남의 거부를 빌미로 비호남(주로 영남)의 몰표를 견인하는데 성공한다면 그보다 '가성비' 큰 득표전략도 없을 것이다.

호남은 그러나 이 견고한 포위망을 '호남+ 86 ·리버럴+JP와 충청(97년)+친노(2002년)' 정치동맹으로 두차례나 뚫은 바 있다.


물론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그럼에도 더민주 김부겸 의원의 경고처럼 새누리당 뒤에 버티고 있는 기득권세력의 저력까지 무시해선 곤란하다.

김 의원은 "야권 분열의 구도 속에서도 이길 수 있으리라는 건 교만한 소리"라고 지적한다.


# 범야권 지도부가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야권 유권자들 앞에 단일후보를 내놓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래서 총선을 전후 벌어진 두 지지세력 간 감정의 골을 좁히는 일이 더 중요하다. 만약 단일화가 정권교체의 전제조건이라는 사실이 뚜렷해질 경우, 유권자에 의한 '사실상의' 단일화가 최후의 수단으로 남기 때문이다.

정파적 이익에 따른 분열의 논리보다 연대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최측근이 친노 조직 '노사모'의 지원을 받아 더민주 경선에서 승리한 서울 금천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이훈 후보는 본선에서 호남향우회의 지지를 더해 당선됐다.

신안 출신 이훈은 새정치국민회의 박지원이 신한국당 김문수에게 충격적 패배를 당한 1996년 15대총선(부천 소사) 때도 곁을 지켰던 오랜 '박지원맨'이다.

박지원은 비록 다른 당이지만 직접 금천을 찾아 이 후보의 경선승리를 기원했다.

이 후보는 본선에서 새누리당 후보 및 안철수 대표가 두번이나 지원유세에 나섰던 국민의당 후보를 모두 제쳤다.

이 의원은 "총선하고 대선은 전혀 다른 게임"이라며 "야권의 집단지성이 최강의 단일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면 정권교체는 또다시 무산되고 호남배제를 노골화하는 보수집권이 연장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위해선 야권 리더들의 헤게모니 다툼에서 시작된 김대중-노무현 지지자들의 불신과 반목, 그 정서적 재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이른바 야권판 '두물머리론'이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아주 익숙한 상식'이다.

<무등일보 김대원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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