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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稅想) 칼럼] 연봉 이래도 되나요?
[세상(稅想) 칼럼] 연봉 이래도 되나요?
  • 일간NTN
  • 승인 2016.06.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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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웅

하루 일당이 4천만원이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월급쟁이 일당이라면 더더욱 놀랍지요! 반도체 전문가로 입사한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작년 연봉이 자그마치 149억원이었습니다. CEO 중 1위에 등극하였습니다.

4천만원. 이 건 삼성전자 신입사원의 연봉입니다. 신입사원이 365년을 일해야 받을 급여입니다. 90년 수명인 사람 4명이 평생 벌 돈을 권오현 씨 혼자 한 해에 벌었습니다. 실력 있는 월급쟁이가 성공한 미담사례라 할 수도 있고 승자독식적인 자본주의라고 할 분도 있습니다.

▲ 4명 평생 벌어야 할 돈, 한 해에 혼자 벌어

요즈음 뉴스 메이커인 L 그룹 총수 일가는 어떨까요?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이 많았던 이 그룹의 2015년 한 해 총수 일가 연봉은 184억원에 달합니다. 창업주는 가족이 나서서 정신 분석을 요구할 정도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자 자격으로 41억원의 보수를 받아갔습니다. 장녀는 경영 일선에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32억원, 장남은 21억원, 차남은 58억원을 챙겼습니다.

이 그룹의 주력인 L쇼핑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중국투자가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오너들이 배당을 받는데 만족하지 않고 경영자 자리를 이용하여 거액의 회사 돈을 챙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급여가 총수일가에게는 이리도 후한 이 기업의 직원들 보수는 어떨까요? 아쉽게도 10대 그룹 중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가장 낮은 기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L 그룹 직원 평균 연봉은 4천 2백만원으로 현대차 그룹의 평균연봉보다 무려 5천만원이나 낮다는 겁니다.

▲ 오너는 배당 잔치, 직원들은...

사실 대기업 오너들은 주주이므로 거액의 배당을 챙기고 있습니다. 올 봄 주력 14개 기업에서만도 오너 일가가 받아간 배당은 무려 1,300억원에 이릅니다. 게다가 등기도 안된 임원 자리들을 만들어 일가친척들이 부지런히 월급을 받아가니 기업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야 건강한데 기업이 기업총수 일가의 사금고로 전락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S 그룹의 경우 총수가 수천억 비리로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오너 리스크(owner risk)의 전형으로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은 회장님 연봉은 301억원이었습니다. 비근하게 조세포탈 등 1,600억원의 기업비리로 수감된 C그룹의 이 회장 역시 연봉은 47억원이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평균연봉이 1억 이하인데 CEO는 149억을 받아갔습니다. 149배 차이가 나는 겁니다. 그렇다면 CEO의 연봉은 얼마 정도여야 일반인이 수용 가능한 수준일까요.

▲ "직원들에 비하여 과도한 CEO 연봉은 심각한 재앙"

경영학의 거두 피터 드러커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CEO의 보수는 일반 직원 평균 보수의 20배를 넘지 않는 것이 적당하다. 20배가 넘으면 직원들의 사기저하와 분노가 조직성과에 해를 끼치게 된다’는 겁니다. 하면 우리나라는 어떠할까요?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2014년 전국의 성인남녀 21,050명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말단 직원과 CEO의 적정한 연봉 격차는 12배 이하여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봉은 약 40만 달러입니다. 미국 평균 납세자 연수입이 54,450 달러입니다. 7배 수준이군요. 물론 대통령의 업무수행 특전 및 수당 등은 제외한 것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직원들에 비하여 과도한 CEO 연봉은 심각한 재앙이다. 도적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까지 말하였습니다. 사실 미국은 가장 심각한 양상입니다. 보수격차가 354배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노벨상을 받은 크루그만 교수는 경영자들에게 주는 스톡옵션도 포함하여야 하며 그럴 경우 미국은 그 격차가 1,000배 수준이라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급여 격차가 독일은 147배, 일본은 67배 수준입니다.

미국의 경우 1930년대 전후로는 20배 수준이었는데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지속해온 결과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411배까지 뛰어올랐습니다. 이러다 보니 자본주의가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으로 흐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정이 훨씬 나은 스위스조차 국민투표로 CEO 연봉 격차를 결정하려 할 정도입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대중의 눈총이 따가웠는지 외국의 CEO들은 새로운 꼼수를 씁니다. 연봉 1달러를 선언하곤 천문학적인 스톡옵션을 받는 겁니다. CEO의 연봉 말고도 우리나라에서 지나친 혜택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가 놀고 먹는 국회의원들의 보수라고 합니다. 툭하면 자리를 비우고 나타나지 않는 선량들이 거액의 세비를 꼬박 타가기 때문입니다. 무임금 무노동은 일반인에게만 적용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 국회의원 세비 국민 1인당 GDP의 5배

우리나라 세비는 선진국보다 근거 없이 많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국민 1인당 GDP 기준으로 세비가 3배를 넘지 않습니다. 미국도 3.6배입니다. 의정활동 법정기한을 툭하면 넘기는 우리 한량(閑良)들은 5배가 넘습니다. 게다가 자작 입법으로 평생토록 연금까지 받아갑니다. 이 모두가 세금 낭비라는 겁니다.

CEO든 선량(選良)이든 일하지 않으면 보수를 주지 말든지 주거든 증여세를 매겨야 합니다. 근로소득세는 근로의 대가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놀고도 주면 증여세인 거 틀린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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