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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식]류덕환 제33대 강남세무서장
[퇴임식]류덕환 제33대 강남세무서장
  • 고승주 기자
  • 승인 2016.06.30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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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국세청의 구원투수’ 우직한 마지막 등판 서다
류덕환 제33대 강남세무서장

야구에서 구원투수의 역할은 승리를 다지는 기둥이자 패전을 뒤집을 수 있는 히든카드이다. 승리 경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기회는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팀이 절체절명의 상황에 몰려도 굳건한 태도로 아웃을 잡아내야 한다.

공만 잘 던지면 선발이 되지만, 공도 잘 던져야 하고, 철벽의 정신력도 갖춰야 구원투수라 불릴 수 있다. 그래서 일본에선 구원투수를 ‘수호신’이라고까지 부른다.

류 서장은 열아홉 약관의 나이에 최하위직인 9급 공채로 시작해 조사와 감찰에서 39년 공직인생 상당수를 보내며 천 명에 한 두명 나올까 말까한 부이사관까지 승진한, 이른바 ‘9급공채의 신화’다.

국세청 본연의 기능인 조사라면 문제가 없었지만, 감찰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외부인에게라면 철저하게 규정에 따라 선을 그을 수 있다. 하지만 상관일수도, 부하일수도 혹은 친구일지도 모르는, 가족과 같은 국세공무원에게도 공무원 공직윤리란 엄정하고 냉정한 칼을 대야 하는 일은 타고난 강심장이 아니고선 불가능하다.

냉엄하지만 따뜻한 9급 공채의 신화

감찰직무를 맡았을 때 귀신같은 일처리는 국세청 내 명성이 자자하다.

그렇지만, 류 서장이 냉혈한이란 것은 결코 아니다.

감찰대상이란 선만 넘어서면 류 서장은 믿을 만한 부하, 존경할 만한 상관,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는 인물로 둔갑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들려오는 말이 우리 반장님, 우리 팀장님, 우리 계장님, 우리 과장님, 우리 서장님이다.

공직생활 39년의 소회를 묻는 그의 답은 정말 우직하다.

“별거 없습니다. 맡은 일은 완수하고, 해야 하는 일은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39년이 지났고,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강남세무서장이 되는, 분에 넘치는 영예까지 누리게 됐습니다.”

조사와 감찰이라는 다소 까다로운 업무를 맡았지만, 류 서장은 아직도 젊은 그날처럼 정열적이고, 긍정적이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누구나 희노애락이 있겠지만, 저의 가슴 속에는 국세청에서의 아름다운 추억들로만 가득차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부족한 저와 함께 어울려 열심히 일해준 많은 동료와 후배님들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류 서장이 6월말 명예퇴직을 의사를 밝혔을 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연말까지 해도 전혀 늦지 않고, 그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을 통해 확인한 조기 명예퇴직의 사유는 ‘과연’이란 감탄사를 뱉게 한다.

류 서장은 최근 체력저하로 인해 체중이 5kg이나 빠지고, 병원에서 자칫 큰일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받았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류 서장이 명예퇴직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사유는 병이 아니라, ‘병으로 인해 항상 최상의 업무수행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항상 최고로 있을 수 없다면,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게 좋다며 미련없이 명예퇴직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최상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까봐 떠난다

그는 2016년 6월 29일부로 국세청을 떠나지만 가슴은 항상 국세청에 있다.

“직원여러분들은 국세공무원이라는 자부심으로 국세청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최고의 기관으로 우뚝 서도록 노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국세청이라는 큰 품을 떠나지만 마음만은 늘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에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겠습니다.”

류 서장은 능숙하고 번개같은 일처리로 9급 공채에서 부이사관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일선세무서 조사관 시기에는 주로 부가가치세를 맡았으나, 본지방청에서 유능함과 결백성을 인정받아 감찰과 조사 양대 분야에서 ‘구원투수’로 중용돼왔다.

총리실 경험도 갖추고 있어 폭넓은 시야에서 문제를 조망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각 조세사안과 세법의 테두리를 넘는 제도부분에서의 최고 수준의 견식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958년 ▲경북 상주 ▲상주고 ▲일반공채(9급) ▲김천세무서 부가세과 ▲남대구세무서 부가세과 ▲서초세무서 부가세과 ▲국세청 재산세과·감사관실 ▲강남세무서 부가세과 ▲대구국세청 감찰계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 ▲총리실 파견 ▲국세청 감찰담당관실2계장 ▲국세청 감찰1계장 ▲강릉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2과장 ▲국세청 청렴세정담당관 ▲제33대 강남세무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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