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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칼럼] 갈등과 분열시대의 국세행정
[국세칼럼] 갈등과 분열시대의 국세행정
  • 정창영 주필
  • 승인 2016.06.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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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 주필

절대다수의 국민이 여유를 수용할 경제적·정신적 능력이 상실된 편중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화합은 깨지고 세상은 갈등과 분열로 치닫고 있다. 이제 부의 편중과 쏠림 문제는 단순한 사회 경제적 현상을 넘어 국제질서의 기초마저 위협하고 있다.

분열과 찢김이 우리사회의 저변에 자리하면서 이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박수 받기는 고사하고 특정계층의 ‘분노’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지금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갈등과 분열은 그 수위가 단순 갈라짐을 넘어 조절이 어려운 분노로 표출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국가를 지탱하는 중심과 신념이 부재한 상황에서 경제력을 기준으로 갈리고, 나뉜 불행한 상황은 경제적 계층간, 세대간 철저한 갈림으로 치닫고 있다. 이 중에서도 압권은 부의 급격한 쏠림이다. 재분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진 계층이 빨아대는 빨대의 굵기와 흡입력은 더욱 강력해져 가지지 못한 계층은 아예 희망조차 상실해 가고 있다.

이 같은 극단적 양극화 상황에서 우리사회는 흙수저·금수저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고, 취업대란에 주택난까지 겹쳐 젊은이들은 결혼도 잊고 말 그대로 그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이다. 갈 곳 잃고 방황하는 개인적으로 모두 똑똑한 이들의 에너지는 당연히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미래와 희망을 상실한 젊음이 분노의 설탕에 맛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지하철 ‘포스트잇’ 시위에 간곡하게 동참하고 인생을 비정규로 생각하는 단계로까지 자학하고 있다.

말만 무성할 뿐 한 치의 대책도 찾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권에는 생각하기조차 어려운 부메랑으로 돌아갈 그 무엇이 있을 것만 같다. 명량해전을 뒤로하는 이순신 장군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 많은 원한을 다 어이할꼬...”

 

영국이 ‘도로 섬나라’로 돌아가는 ‘브렉시트(Brexit)’도 한걸음 뒤에서 보면 먹고사는 문제로 갈라진 구도가 처절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갈등과 분열이 분노로 표출된 것이다.

신사의 지팡이가 분노의 몽둥이로 바뀐 이 현상도 원인은 갈등과 분열에서 출발했다. 청소년 청년들이 “왜 우리의 미래를 어른들이 결정하느냐”고 나오는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요즘 우리사회의 이런 현상을 보면서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단어가 있다. 표면장력(surface tension)과 비등점(boiling point)이다.

액체를 구성하는 분자들 사이에서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이 표면장력이다. 흐트러지지 않게 물방울을 유지하는 힘이다. 만약 이 인력이 없다면 액체는 유한한 크기를 가질 수 없다. 물방울 안에는 인력과 함께 공존하는 척력이 있다. 밀어내는 힘이다. 척력과 인력의 조화 속에서 물은 비로소 방울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끓어올라 곧 비등점을 넘을지 모르는 민심의 위급한 상황을 생활처럼 접하면서도 이에 대한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불안과 불확실성이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이유다.

 

지금 세금이 아주 조심스러운 것은 그것이 시대갈등의 핵심으로 자리한 ‘돈’이기 때문이다. 분열과 갈등의 극단적 원인이 된 ‘돈’을 국가는 세금의 이름으로 거두고 있고, 이를 집행하는 행정이 국세행정이다.

세금의 목적과 임무는 교과서적인 것만 적시해도 ‘신성’하고 기능과 역할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그 신성의 힘은 국민적 합의에서 나오는 것이고, 국민의 합의는 화합에 기초하는 것이 상식이다. 화합이 곧 세금을 신성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그러나 갈등과 분열이 판치는 세상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말할 것도 없이 세금이 ‘칼 끝’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성과는 차이가 분명하다.

이 시대 국세행정이 정말로 국민을 사랑하고 바른 걸음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세행정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아야만 하는 명제 또한 아주 분명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국세행정이 국민적 신뢰를 잃는다면 한마디로 모든 것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

분열과 갈등이 판치는 세상에서 세금거두는 행정이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국세행정은 모든 것에 앞서 신뢰를 쌓는 일이 가장 시급하고 소중하다. 이를 위해 ‘신뢰확보 정밀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비위 근절 같은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업무에서도 국민을 감싸주는, 말 그대로 총망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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