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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사드배치분쟁의 해결방안
[시사칼럼] 사드배치분쟁의 해결방안
  • 정영철 기자
  • 승인 2016.08.08 08: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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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변호사 한성수 박사 특별기고(본지 객원편집위원)

1. 논리적 분석의 필요성

 

[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문제로 온 나라가 혼란 속에 빠져있다. 찬반양론이 있지만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는 없는 상태이다. 이 문제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단순히 여론조사 등을 통하여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사드배치의 ‘목적’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먼저 현재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드배치계획이 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원자탄이 실제로 사용된 최초의 사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사용한 것이고 그 이후의 사례는 없다. 당시는 폭격기로 폭탄을 투하해 땅에 떨어트려 폭발을 시켰다.

그러나 현재 추진 중인 사드는 공중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해 땅에 도달하기 전에 폭파시킨다는 것이나, 현재 이렇게 공중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에 대한 연구보고서는 없다.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원자탄과 수소폭탄 실험은 그 위험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에서는 실험할 수 없다. 따라서 핵탄두 요격을 컴퓨터게임과 동일한 것으로 착각해 잘못 판단해서는 아니 된다.

세상일이 항상 그렇듯이, 연구사례가 없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논의를 하면 핵심을 간과할 수 있고, 핵심을 벗어나 막연하게 논쟁 그 자체에만 집착하게 되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헛수고만 하게 된다. 따라서 과거의 사례가 없더라도 '논리적인 분석'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타나게 될 지를 미리 정확하게 판단해 볼 필요성이 있다. 모든 학문은 논리적인 분석에 기반을 둔다. 환경변수의 변화에 대한 분석 없이 기존의 것을 외우고 이를 반복하는 것은 진정한 학문이 아니다.

2.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위력

미국은 인류역사상 최초로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여하였다. 이후 더 이상 원자폭탄이 전쟁에 사용된 사례는 없다. 1,100kg의 원자폭탄은 120만 톤의 TNT와 맞먹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원자폭탄은 '폭발(blast)', '화염(fire)', '방사선(radiation)'으로 모든 도시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 원자탄은 재래식 무기에는 없는 방사선을 방출한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방사선은 원자폭탄 폭발장소(hypocenter)로부터 반경 2~3km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들은 대부분 며칠 내에 사망했다. 특히 방사선은 암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병을 야기해 장기간에 걸쳐 많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폭발 시 발생한 거대한 화염이 대기변화를 일으켜 20~30분 내에 검은 비(black rain)가 내렸고, 방사선분진을 함유하고 있는 이 검은 비는 폭발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도 심하게 오염을 시켜 연못과 강의 고기가 죽고 오염된 물을 마신 사람들은 3개월 동안 설사로 심한 고생을 했다. 폭발 후 방사선은 상당한 기간 동안 토지를 오염시켜, 폭발장면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들의 90%는 3주안에 사망했다. 원폭으로 사망한 사람은 약 20만 명에 달한다. <http://www.hiroshima-spirit.jp/en/museum/morgue_w17.html>

1961년 구 소련이 실험한 수소폭탄 "Tsar Bomba"은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3,800배 더 강력하다고 한다. 북한이 개발한 수소폭탄이 이런 위력을 지니고 있다면 수소폭탄 하나로 한반도 전체 국민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원자폭탄이 대략 반경 10km의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을 하면, 수소폭탄은 3,800배 더 강하니 한반도 전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어 모든 사람을 전멸시킬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Tsar Bomba”실험결과 그 파괴력이 600 mile까지 미치는 것으로보고되었다.<http://www.ibtimes.com/hydrogen-bomb-vs-atomic-bomb-fusion-powered-weapon-more-destructive-fission-powered-2251137>

3.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한 사드 계획

한미연합사령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중부권 이남 지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패트리엇(PAC)-2의 개량형으로 올해 도입되는 PAC-3 요격미사일로 방어하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 전략에 따르면 수도권은 요격고도 15~30km인 PAC-2, 3 미사일로 수도권을 방어하고, 평택 등 중부권 이남의 전략요충지는 요격고도 40~50km, 사거리 200km인 사드로 방어하게 된다.

따라서 이 전략에 따르면 북한에서 쏜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이 서울 상공을 지날 때 요격을 하면 서울의 15~30km 상공에서 핵폭탄이 터지게 된다. 공중에서 폭발한 핵폭탄은 일본에 사용된 원자폭탄과 마찬가지로 폭발과 화염, 방사선을 방출하게 되는데, 거대한 화염이 대기에 영향을 미쳐 구름을 형성해 검은 비를 내리게 하고, 15~30km 상공에서 방사선이 지상으로 방출되면 그 피해는 일본의 지상에 떨어진 핵폭탄보다 더 많은 피해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핵 폭발로 공중에서 형성된 구름은 한반도 전역을 떠돌아 다닐 것이고 결과 피해지역은 수백km에 이르게 될 것이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사례가 있어 굳이 실험을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논리적으로 판단이 가능한 사안이다.

태풍은 높이가 10km 반경은 수백km에 달한다. 만일 원자폭탄보다 폭발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수소폭탄이 터지면 태풍과 같은 위력을 발휘해 한반도의 모든 생물이 전멸하게 될 수도 있다. 즉, 남북한에 있는 모든 사람이 전멸할 수 있다. 요격고도가 15~30km인 패트리엇을 사용하던 40~50km인 사드를 사용하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없이 사드가 북한의 핵으로부터 우리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논리적인 분석을 해 보면 사드가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해 이웃나라 중국과 불필요한 적대적 관계를 형성해가고 있다. 결과 경제는 더욱더 어려운 상황으로 꼬여가고 있다. 중국은 벌써 한국의 사드배치결정에 반발하여 비자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경제규모가 큰 나라와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가 대립하면 필연적으로 규모가 작은 나라가 큰 손해를 보게 된다. 한국의 가장 큰 교역국은 중국이다. 더욱이 중국이 한국의 기술에 의존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사용할 카드가 별로 없다. 결국 북한과의 대결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던 남한이던 핵전쟁은 모두를 공멸의 상태로 몰아간다. 북한도 이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핵은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함부로 사용할 없는 것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낭비하면 그 정책은 올바른 정책이 아니다. 개인이던 국가던 서로 공생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대화와 타협이다.

4.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가능성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국가는 대한민국이고 그 다음으로 애정을 느끼는 국가는 미국이다. 필자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국비로 미국에서 유학을 했고 현재 워싱턴 DC변호사다. 필자는 두 국가를 모두 사랑하기 때문에 두 나라가 앞으로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현재 잘못 진행되고 있는 의사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할 목적으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인데, 사드배치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의사결정은 잘못된 것이다.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웃인 중국과 대립하고 같은 동족인 북한과 더 치열한 대립을 한다면, 현 정부는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궁극적인 목적도 달성할 수 없고 핵무기가 존재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야기하는 대단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쥐도 너무 강하게 몰아붙이면 고양이를 물 수 있듯이, 강경정책으로 계속해 몰아붙이면 남한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사드를 이용해 약을 올리면 그 가능성은 더욱더 커지게 된다.

북한의 핵무기를 공중에서 파괴하기 위해 사드를 사용해도 한반도의 생물이 모두 전멸하게 되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에서 사드를 실제로 실험해 볼 기회가 되니 유혹이 생길 수 있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과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의 본토에 도달하기 전에 파괴시켜 미국본토의 국민을 보호하는 이점도 있다.

5. 영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반성

영국은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미국정부의 주장을 근거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이라크가 초토화되고 중동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지구촌은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이라크조사보고서(칠콧보고서)를 통해 영국을 포함한 다국적군의 이라크 침공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 인정되었고, 당시 이라크 침공을 결정했던 Tony Blair 총리가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는 발언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국의 주장을 근거로 전쟁을 했다가 현재는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은 국가가 정책, 특히 '군사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6. 사드분쟁의 해결방안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려고 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드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이고 한반도에 핵전쟁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면 사드배치 결정은 재고되어야 한다.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미국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사드배치를 결정한 한국정부는 사드를 사용할 경우 대한민국 국민이 핵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미국정부가 입증하도록 요청하여야 한다. 즉, 북한이 발사한 핵무기를 사드로 공격해 한반도 상공에서 폭발시켰을 때 대한민국 국민에게 피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사드의 효용성에 관해 국론이 극심하게 분열된 상태이니 미국정부도 이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만일 미국정부가 이를 입증할 수 없다면 한국정부는 잘못된 사드배치 결정을 취소할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실험을 해보지 않아도 그 위험성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미국정부는 이를 입증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본토의 상공에서 실험을 해 위험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전에는 어떤 나라도 미국의 주장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정부가 먼저 사드배치를 제안한 것이 아니고 미국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국정부가 이를 수용한 것이니 취소할 명분이 있다. 일반법률관계에서도 중대한 하자가 있는 계약은 취소가 가능하다.

사드로 한반도 상공의 핵무기를 파괴할 경우 한반도가 막심한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미국정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인류역사상 핵무기를 최초로 사용한 국가이고 수 많은 핵무기 실험을 한 국가이기 때문에 그 위험성을 어떤 나라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나라가 핵무기 제조 및 실험경험이 전혀 없는 국가를 상대로 그런 위험성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고 사드배치를 권장한 것이고 한국정부가 이를 수용한 것이니 법률원칙을 적용하면 일종의 중대한 하자가 있는 약정이고 결과 약정취소가 가능하다. 외교적 측면에서도 양해가 가능한 사안으로 보인다.

이 약정이 취소되면 중국과 다툼을 벌일 필요도 없고, 북한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소지도 적어지며, 국론이 분열되고 경제까지 망가지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북한이 불합리하게 행동하는 것을 제어할 수 있다.

물론 미국과 적대관계를 유지하라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우리의 우방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국가간 우호관계는 일방국이 타방국 국민의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을 때 유지될 수 있다. 사드의 안전성에 대한 입증책임을 져야 하는 미국정부가 이를 입증하지 못해 한국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의 생존권을 이유로 사드배치 결정을 취소하면 미국정부는 한국정부를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은 합리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한국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국가로 판단된다. 따라서 두 나라의 우호관계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필자는 사드배치문제는 국제사회에 하나의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던 중국이던 북한이던 핵무기를 사용하는 국가는 요격내지 반격기술의 발달로 상대의 공격을 받게 되고 결국 자기 나라의 국민도 보호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인식되어야 한다. 핵무기가 공중에서 폭발하던 지상에서 폭발하던 인류는 똑 같이 재앙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기회로 많은 사람들이 핵무기의 위험성을 더욱더 명확하게 알게 되어 핵이 확산되는 것이 방지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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