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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수장 '물갈이' 임박…낙하산 인사 당연한가
금융권 수장 '물갈이' 임박…낙하산 인사 당연한가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09.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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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등 공공기관장 인사 '급물살'
연말 주요 은행장 낙하산 논란 '몸살'
 

추석연휴가 지나면 금융권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기가 성큼 다가온다. 당장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금융기관장부터 연말 임기 만료되는 은행장들까지 전폭적인 물갈이가 예고된다. 여기에 과거에 반복됐던 정치적 '낙하산 인사' 논란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 금융 공공기관장 또 낙하산 인사?

이미 지난 12일 신임 이사장 공모 접수를 마친 한국거래소는 다음 주 내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 이사장을 선임한다.

최경수(67) 현 이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공모에 최 이사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20대 국회에서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자본시장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19대 국회에서 이 업무에 주력하던 최 이사장이 적임자라는 의견을 뒤로하고 정작 최 이사장은 응모에서 빠졌다.

대신 한국거래소 수장 자리를 놓고 다시한번 ‘낙하산’ 논란이 예상되는 정찬우(53)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응모한 사실이 확인됐다.

정 전 부위원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 등 박근혜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 폭넓은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4월 열린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고, 최근 산업은행 회장과 기업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근우 신보 이사장, 유재훈 예결원사장(왼쪽부터)

신용보증기금의 서근우(57) 이사장도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달 23일까지 후보자 접수 등 공모 절차를 진행하여 신임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예탁결제원 사장 임기는 오는 11월 말 만료되지만, 사장 선임 절차가 더 일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재훈(55) 현 사장이 지난 12일 국제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에 선임됐기 때문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임기도 11월 중순 만료된다.

신용보증기금과 예탁원, 캠코의 수장 자리는 기존 관행대로 기획재정부·금융위 출신 관료가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근우 신보 이사장은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출신이지만 홍영만(58) 캠코 사장, 유재훈 예탁원 사장은 금융위 출신이다.

특히 캠코나 신보 이사장으로 문창용(54) 전 기재부 세제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실장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 연말정산 소득공제 항목의 세액공제 전환,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굵직한 세법 개정을 이끈 인물로, 기재부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보직 없이 퇴직한 바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의 폭로로 파장을 불렀던 '서별관 회의' 후폭풍으로 금융권 공공기관장으로 교수 출신의 선임은 꺼릴 것이라는 관측도 관료 출신 선임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연말, 은행장 거취도 '낙하산' 문제 봉착

연말에는 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장의 임기가 끝나 현직 행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지분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광구(59) 우리은행장은 '민영화 흥행' 여부에 따라 연임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이 행장은 3년인 임기를 '2+1년'으로 줄이고 우리은행 매각 작업에 매진해왔다. 지분 매각 일정상 새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빨라야 올해 12월 중 이뤄지고,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후 차기 행장 추천까지 통상 5주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 차기 행장의 윤곽은 내년 1∼2월이 돼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일정이 더 늦어지면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이 행장이 내년 3월 이후에도 계속해서 행장직을 유지할 수도 있다.

주요 시중은행과 달리 그동안 우리은행장 선임에는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를 앞세워 정부가 주주권을 행사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이번 매각에서 예금보험공사가 들고 있던 지분 30%를 민간에 쪼개 팔고 있는 만큼, 정부는 지분을 산 과점 주주들에게 이사회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맡겨 차기 행장 선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 이광구 우리은행장, 윤종규 KB국민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왼쪽부터)

또 올해 연말게 임기가 끝나는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가 예고되는 가운데 후임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관료 출신이 은행장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벌써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얘기가 나와 시끄럽다.

오는 11월에는 KB금융지주 회장직과 KB국민은행장을 맡고 있는 윤종규 회장이 자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윤 회장의 은행장 임기는 내년 11월까지지만 최근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로 두 회사의 인수합병이 올해 11월 완료되는 시점에서 윤 회장은 비은행권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임 KB국민은행장으로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내정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국민은행의 낙하산 인사로 꼽히는 어윤대·임영록 전 회장에 이어 또 한번의 관치금융이 될 가능성이 있어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12월 임기가 끝나는 기업은행장직은 권선주(60) 현 행장의 연임이나 내부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권 행장이 국내 은행 최초로 여성은행장에 등극하며 금융권의 높은 유리천정을 깼다는 평과 함께 3년 임기 동안 기업은행 실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는 사실이지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연임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권 행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노조의 성과연봉제 논란과 ISA 공시오류로 세간의 뭇매를 맞으면서 어렵게 쌓은 실적이 빛을 바랬다는 평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권 행장의 연임에 대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금융권의 평가는 기업은행이 조직 특성상 연임 사례가 드물다는 이유도 한몫 작용하지만, 권 행장 후임 행장으로 정부 고위 낙하산이 내려올 것이란 소문도 내부에서는 파다하게 나돌고 있다.

기업은행 역시 기획재정부가 지분 51.8%를 보유하고 있어 정부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권 말기로 접어들면서 정권 창출 인사에 대한 보은 인사가 막바지에 있는만큼 금융권 공공기관의 수장 자리에 정치적 ‘낙하산 인사’ 논란은 과거에도 거듭된 터라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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