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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집사라'던 보금자리론 중단…"서민 어쩌라고"
'빚내서 집사라'던 보금자리론 중단…"서민 어쩌라고"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10.17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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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9억원에서 3억원, 한도 5억원에서 1억원 하향조정, 자격도 제한
 

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판매를 사실상 중단했다. 오는 19일부터 보금자리론 신청자격을 강화하기로 해 자격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보금자리론 신청을 염두에 두고 주택 구매를 준비하던 수요자들은 이같은 소식을 접하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7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나온 정책성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의 자격 요건을 연말까지 강화한다고 공지했다. 

그것도 지난주 금요일(14일) 밤에 홈페이지에 공지하는 기습적인 방식이었다. 

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주택가격은 9억원에서 3억원 이하로 내렸고 대출한도도 5억원에서 1억원 이하로 낮췄다. 종전에 없던 연소득 제한도 적용해 부부합산 소득 6천만원 이하만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변경된 내용은 오는 19일부터 적용해 연말까지 유지된다.

13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8·25 가계부채 대책' 이후에도 대출 급증세와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가 계속되자 정부가 은행권에 이어 정책성 주택대출에 대해서도 우회적인 총량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25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보금자리론은 10∼30년 만기의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대출금리가 연 2.5에서 2.75%로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편이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30∼40대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 

지난 2006년 1조3867억 원, 2007년 3조5952억 원, 2008년 4조2436억 원 등 해마다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4조7495억원이 보금자리론으로 판매됐다. 2006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 19일부터 대출 자격조건 변동되는 보금자리론 <자료-주택금융공사>

공사의 올해 보금자리론 취급 목표는 10조원이었다. 그런데 8월말까지 약 9조4천억원에 달했다. 대략 매달 1조원 안팎이다가 8월 들어 월간 2조원을 넘어섰다. 9월 하순 이후에는 이런 증가세에 가속이 붙었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예상치 못하게 신청이 몰리면서 공사가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수용범위를 넘어서 긴급하게 자격제한 조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가 강화돼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며 "연간목표치인 10조원을 이미 초과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연말까지 일정 부분 공급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자격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주말을 앞두고 갑작스레 공지된 이 소식은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했다. 

보금자리론을 고려 중이었던 주택 수요자들은 '곧 이용할 예정이었는데 당황스럽다', '사실상 신청 날짜가 이틀뿐인데 너무 무책임하다', '정부 정책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공고한 데에 대해 "14일 저녁에서야 자격제한 방안이 확정됐고, 확정되자마자 곧바로 공지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하는 경우 대출금리가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보다 낮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30∼40대 가구에 인기가 높았다.

보금자리론 수요자는 결국 최소 0.3%포인트 높은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 변동금리 대출 등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 상태다.

발빠른 실수요자들이 은행 창구로 몰려들면서 대출금리가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월 미국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데에다 대출심사 강화 등이 겹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실제로 9월 마지막 주 2.82%~4.12%(포유 장기대출)였던 KB국민은행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번주 2.94~4.24%로 높아졌다. 

연말까지라고 공지했지만 은행들이 대출심사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대출 절벽'을 넘어 '대출 대란'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서민들을 대상으로 정책으로 꼽히던 보금자리론은 정부가 앞장서 '빚내서 집사라'고 펼쳤던 대표적 정책으로 꼽힌다. 그동안 보금자리론의 저금리 '단물'에 젖었던 내집마련의 꿈이 또다시 멀어져가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상에서 누리꾼 중에는 "빚내서라도 집 사라고 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딴소리냐", "정신나간 이 정부는 투기꾼이 활개치며 집값 올리는거 부추겨놓고 정작 집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은 박살내는 거냐"며 분노하는 글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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