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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전적 공직 성공신화’ 이룩한 류덕환 전 강남서장
세무법인 티앤티 대표로 이어간다
‘입지전적 공직 성공신화’ 이룩한 류덕환 전 강남서장
세무법인 티앤티 대표로 이어간다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6.10.28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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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가을햇살이 내리쬐는 지난 24일 정오. 서초대로 옆 고풍스런 외관을 자랑하는 지파이브 센트럴프라자에 새 둥지를 튼 세무법인 티앤티(Trust&Tax) 류덕환 대표를 찾았다. 국세청의 여러 보직 가운데 꽃 중의 꽃으로 불리는 강남세무서장을 역임한 화려한 전력 탓에 근엄하고 깐깐한 성격의 소유자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득 안고 자못 비장한 마음으로 첫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첫 대화를 나누자마자 이 모든 것이 기우였음이 확인됐다. 평범한 대화부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항상 먼저 상대를 배려하는 류 대표의 마음 씀씀이에 수년 간 알고 지낸 지인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친숙함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39년간 국세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자타가 공인할만큼 돋보이는 업적을 쌓으며 승승장구했던 모든 일들이 그저 지나간 일일 뿐이라며 자평하는 모습에서 고귀한 덕망과 겸손을 엿볼 수 있었다.

 

Q. 인생의 새로운 제2막을 시작하는 소감은 어떤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음만은 여전히 현직에 있는 것 같았다. 수십 년간 공직생활을 해오다보니 그러한 삶의 패턴에 나 자신이 익숙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외형적으로는 많은 것이 변해있을지는 몰라도 나 자신 스스로는 무덤덤하고 아직까지 실감이 안난다. 우선 인생의 큰 흐름에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길에 들어서기 위해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설렘이 크다. 한편으로는 기대가 많이 되는 만큼 걱정도 크다.

 

Q. 9급 공무원에서 시작해 부이사관까지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공직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금은 청렴세정담당관실로 바뀐 국세청 감사관실에서 근무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길을 당시 감사관실 동료들과 동고동락하며 묵묵히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당시에는 주로 국세청 소속 공무원들의 복무기강감찰과 재산등록 등의 일을 처리했다.

감찰 업무의 특성상 한솥밥을 같이 먹는 동료, 선후배들을 감시해야 하다 보니 눈에 잘 안 보이는 거리감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감시를 해야 하는 사람과 이를 당하는 사람 사이에는 거대한 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야하는 시간들이었다. 그만큼 외로운 자리였다. 하지만 부서 내부의 분위기만큼은 좋았다. 서로 고충을 나누고 의지하며 고락을 함께 하다보니 무엇보다 단합이 잘됐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은 역시 강남세무서장으로 부임했을 때이다. 직원의 신분에서 벗어나 한 조직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관리자의 위치로 바뀐 것이다. 관리자란 조직을 원활하게 운영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따르는 자리다. 비슷한 맥락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했을 때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공직생활에서 가장 큰 전환점으로 기억되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말단 9급 공무원에서 시작했지만 해보지도 않는 일에 지레 겁먹고 좌절하거나 포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떤 업무가 주어져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그 결실이 꼭 빛을 발했다. 물론 운도 따랐다. 전례 없는 승진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관운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

 

Q. 강남세무서장은 국세청 보직 중 가장 요직으로 꼽히는 자리로 알려진다. 당시 소감은 어땠나?

▲솔직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런 영광이 나에게 올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청렴세정담당관을 했을 당시 이미 명예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언제든지 자리를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던 중 돌연 강남세무서장으로 발령이 났다. 6개월 동안 강남세무서장으로 재직했다. 짧은 재임기간이었지만 매순간이 소중할만큼 보람 있고 알차게 보냈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지만 떠나야 할 때를 잘 알고 순리대로 정리한 것 같다.

 

Q. 직원들과 허물없이 지내 조직내 인기가 높았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인가?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는 열린 마음으로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상하수직의 관계가 아닌 조직구성원이라는 동등한 관계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인기라기보다는 이러한 나의 생각에 대해 직원들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더라도 예전에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격의 없이 나를 찾아와 일상적인 삶의 얘기들을 나눴으면 한다.

 

Q. 훈훈한 미담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 하나만 소개해 준다면?

▲강남세무서장으로 재직하던 중의 일이었다. 당시 청각장애를 가진 직원을 개인납세과로 발령을 낸 적이 있다. 일부에서 개인납세과는 전화민원이 많은데 청각장애를 가진 직원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직원은 청각장애가 있음에도 상대방의 입모양을 읽고 일반인처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화민원이 어렵다면 대신 상담업무를 맡기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배려해 주면 해결되는 문제를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 때문에 그들에게 주어지는 실낱같은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했다.

이것이 하나의 가벼운 얘기거리가 아닌 장애인을 배려하는 국세청 조직의 관례로 정착됐으면 한다.

 

|주요 프로필|

▲1958년 ▲경북 상주 ▲상주고 ▲일반공채(9급) ▲김천세무서 부가세과 ▲남대구세무서 부가세과 ▲서초세무서 부가세과 ▲국세청 재산세과·감사관실 ▲강남세무서 부가세과 ▲대구국세청 감찰계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 ▲총리실 파견 ▲국세청 감찰담당관실2계장 ▲국세청 감찰1계장 ▲강릉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2과장 ▲국세청 청렴세정담당관 ▲제33대 강남세무서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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