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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올리고 혜택은 줄이고 …소비자만 '봉'?
보험료 올리고 혜택은 줄이고 …소비자만 '봉'?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12.27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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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자율화 이후 보험사 내부 손해 만회하려는 의도적 꼼수
 

금융개혁의 한 갈래로 보험산업의 사전 규제를 대폭 줄여 경쟁 촉진을 유발하고자 내놓은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시행된지 한해가 지나고 있다.

보험상품 개발의 자율성을 높여 '비슷비슷한 상품'을 줄이고, 가격 규제와 자산운용 부문 규제를 풀어 보험사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올해 본격 시행된 로드맵에 따라 보험사들은 앞다퉈 신상품을 내놓고 인터넷 시장에 뛰어드는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그간 억눌려 있던 보험료를 일제히 올리고 반대로 소비자 혜택은 은근슬쩍 줄이고 있어 가입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보험상품에 대한 자율화 이후 그동안의 내부 손해를 은밀히 만회하려 하려는 의도적 꼼수라고 지적한다.

► 일제히 오르는 보험료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사실상 올해 내내 이어졌다.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 손보사들부터 보험료를 올리기 시작했고, 현대해상, KB손보, 동부화재,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도 올해 연달아 보험료를 올렸다. 

▲ <자료-각 보험사>

대부분의 보험사가 한 차례씩 인상한 이후 한동안 주춤한 듯하던 차보험료는 10월 들어 악사손보, 흥국화재 등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다시 인상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특히 보장성 보험의 인상은 더 두드러진다. 동양생명, ING생명, 미래에셋생명,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등의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보장성보험에 대한 보험료납입면제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보험료 납입면제란 가입자가 보험료 납입기간 중 일정한 사유가 발생해 차회 이후 보장보험료 납입을 면제받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를 책정할 때 예정이율을 기준으로 하는데, 3%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올해 4월 일제히 2.75% 수준으로 내리고, 이어 10월 다시 2.50% 안팎으로 추가 인하했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올해에만 이미 두차례에 걸쳐 최대 20%까지 보험료가 올라간 것으로 파악돼,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우기 내년도 보장성보험 가입 대상자부터 보험료납입 면제 기준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소비자 혜택은 은근슬쩍 줄어드는 결과가 된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상품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보험료납입 면제 기준을 낮췄었지만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전에 따른 조기진단율 확대 등으로 면제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진단율이 높은 질병이나 특약은 아예 보험료납입 면제를 제외하고 후유장해율도 50%에서 80%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동양생명, ING생명, 미래에셋생명,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등의 보험사들이 일제히 보험료납입 면제 기준을 상향 조정한다.

특히 내년부터 암 등의 치명적 질병에 대해서는 대다수 보험사들이 보험료납입 면제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고, 후유장해도 50% 이상 때 보험료납입을 면제해주던 것을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 소비자 혜택은 은근슬쩍 줄고...

이처럼 당장 내년 1월부터 암보험이나 보장성보험 가입자는 기존 가입자보다 보장을 덜 받으면서 보험료는 더 내야 한다. 기존 가입 고객도 상품 변경이나 갱신 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비록 과거보다 암과 같은 질병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의학기술 발전으로 진단율과 생존률도 늘어나 보험사의 부담이 커졌다고는 하나 올해부터 보험료 인상이 도미노처럼 확산되자 금융당국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혁신적인 상품개발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보험료를 올리고 보장 혜택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과도하게 적용하면 가격자율화라는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국가경제성장률은 바닥으로 치닫고 가계경제도 갈수록 위축됐고,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거란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실손의료보험이나 상해·암보험 등과 같은 보장성 보험료가 최대 10%까지 오른다는 소식에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놓는다.

회사원 이 모(43)씨는 "수입은 제자리 수준인데 지출은 늘고 생활수준이 나아지지 않는다. 이렇게 서민경제가 침체됐는데 소비자만 봉으로 여기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전업 주부인 김 모(36)씨는 "갈수록 올라가는 물가와 보험료에 서민들의 생활은 팍팍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가족들이 언제까지 건강하리라는 보장도 없는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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