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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농협·수협銀의 ‘낙하산 인사’ 차단벽
[데스크칼럼] 농협·수협銀의 ‘낙하산 인사’ 차단벽
  • 정영철 기자
  • 승인 2017.03.0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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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노조 4월 CEO 선임대비 “더 이상은 안된다”
자체정풍 운동거세…내부인선·CEO덕목 검증기준 마련
일간NTN편집장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는 금융권 CEO에 더 이상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수용 않겠다는 자체 방어벽 쌓기가 한창이다.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수협은행장 후임선임을 앞두고 농·수협 중앙회장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금융사 최고경영자 인선은 관료출신 낙하산을 배제하고 내부인선을 ‘원칙’으로 한다는 나름대로의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와 수협은행은 정부지분이 전혀 없는 100%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지분을 보유한 각각의 자회사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정부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수협은행장 모두 관료출신이다. 이런 낙하산 인사가 불식되지 않는 한 자체에서 은행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해도 최고경영자 반열에는 오르지 못하고 자체 승진은 부행장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최근 두 금융기관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는 자체 방어벽의 정풍운동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수협은행의 경우 △차기 수협은행장 선임 추진방향 △수협은행장 기본덕목 및 요구조건이 예사롭지 않다. 수협은 은행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은행장 선임절차 및 일정까지 자체적으로 짜 후보자 자격심사(3월3일~3월7일), 후보자 면접 및 은행장 후보자결정(3월8일) 등 행장선임 추진내용까지 공고했다.

특히, 추진내용의 단서에는 낙하산 인사의 관료출신은 배격하겠다는 노골적인 의지가 담겨져 있다. 수협은행은 2001년 이후 16년간 외부출신 은행장이 선임되어 왔으나, 이제 국내 14개 은행 CEO 중 관료출신은 수협은행만이 유일하다. 은행장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성과를 내는 자리이기 때문에 업무파악으로 1~2년을 허비하는 낙하산이 아닌 내부의 금융전문가를 선임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조직 내의 공감대가 무르익고 있는데다 사원 사기진작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낙하산인사’는 용납 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수협은행은 CEO의 기본덕목까지 거론했다. 덕목의 요구조건으로는 금융-경제 환경변화에 대응할수 있는 금융전문가를 1순위 조건으로 내세웠다. 2순위 조건은 수협중앙회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협동조합 이해도가 높은 인사를 주문했다. 3순위 조건은 CEO리스크 최소화와 공적자금상환을 위한 검증된 인사. 4순위는 수협은행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인사를 주문했다.

낙하산 인사를 경계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강하다. 그동안 수협은행은 두 번에 걸친 관료출신 은행장이 보여준 경영능력 부족 및 소통부재에 대한 불만이 높다. 올 1월 노동조합이 전국영업점장회의를 보이코트 한 이유를 예로 들며, 오는 4월에도 ‘낙하산’인선이면 노조는 선임취소 투쟁 등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농협금융의 분위기도 수협과 다르지 않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4월28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곧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회장 후임선임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농협금융지주는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금융당국이 선임한 관료출신을 회장으로 선임해 왔다. 신동규, 임종룡, 김용환 회장 등 모두가 낙하산 인선이었다.

농협금융도 수협은행처럼 이번엔 상황이 다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금융지주회사의 조직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김 회장이 지난해 10월 계열사 임원들에게 일괄사표 제출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농협은행, 농협생명 등 농협금융 계열사 CEO들에게도 사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또 최근 농협금융지주 및 농협은행 등 임직원인사를 직접 챙겨 중앙회장의 건재함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이 직접 금융계열사를 챙기는 명분은 “농촌 현장에 나가 농민의 목소리를 듣고 농민들의 애로를 반영한 금융운용의 효율성 극대화”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농민의 은행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처럼 김 회장이 일련의 금융계열사 조직 강화는 4월에 있을 농협금융지주 회장인선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 이상 정부의 낙하산 인사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관심은 농협금융지주 회장 인선이다. 안팎에서는 김용환 현 회장의 연임을 조용히 점치고 있다. 탄핵정국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정부 낙하산 인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다 지난 1년간 농협금융을 무난하게 이끌어준 치적 등에서 후한 평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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