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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진흙탕' 인수전…박 회장 vs 더블스타
금호타이어 '진흙탕' 인수전…박 회장 vs 더블스타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7.03.2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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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채권단 중국 더블스타 SPA 체결, 박 회장 측 30일내 우선매수권 여부 결정해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금호타이어의 인수 결정 시기가 임박하자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의 더블스타 간의 신경전이 대단하다.

지난 13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타진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채권단의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밝혀야 한다.

박 회장이 주어진 30일 이내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42.01%의 지분 비율로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가 된다.

그러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든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개인자격으로만 인수전에 참가할 수 있는 박 회장 측에서도 컨소시엄 구성을 요청했다. 그래야 형평성 맞다는 것이다. 입찰자인 더블스타가 6개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니 자신에게도 컨소시엄 방식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며 산은을 압박했다. 

채권단과의 계약서상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되어 있는 문구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주협의회 서면승인이 있으면 (컨소시엄에) 우선매수권 양도가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있지만, 산은은 그간 우선매수권은 박 회장 개인에게 속한 권리라서 다른 투자자와 권리를 나눠 갖는 컨소시엄 방식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 회장 측은 법원에 금호타이어 매각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나섰다. 만약 법원이 매각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중국 더블스타의 강한 반발로 국제간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21일 현재까지 매각중지 가처분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시기는 향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채권단 주주협의회는 지난 17일 긴급회의에서 박 회장의 소송 제기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이후 지난 20일 주주협의회는 박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방식'의 우선매수청구권 허용 여부를 묻는 안건을 서면 부의하기로 했다. 

안건이 가결되려면 실제 주주협의회 의결권 중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채권단 소유 채권비율은 산업은행 32.2%, 우리은행 33.7%, 국민은행 9.9%, 수출입은행 7.4%, 나머지 농협은행ㆍKEB하나은행ㆍ광주은행은 5% 미만이다. 결국 30%대 의결권을 보유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둘 중 어느 한곳이라도 반대하면 안건은 부결된다.

강경한 입장의 산은은 "지난 17일 급하게 주주협의회를 소집해 결정하게 된 안건 부의도 박 회장이 문제 제기한 절차상 하자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21일 부의 사실은 확인되지 않아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 금호타이어 중국 남경 공장 전경

채권단의 결정이 어떠하든 간에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진흙탕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산은이 박 회장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 측에서 산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컨소시엄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박 회장은 우선협상자인 더블스타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42.01%를 9549억81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이 금액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대선 이슈와 맞물려 금호타이어 인수합병(M&A)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정치권 등 여론의 압박으로 산은 등 채권단이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기도 한다.

굽혀지지 않을 것 같던 채권단의 이같은 변화는 박 회장 측의 소송 대응책과 함께 '국익'이 우선이라는 국민적 여론의 압박이 한 몫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대선후보 주자들도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중국업체의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9일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갖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내 공장의 고용유지가 매각 조건이 돼야 하며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급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금호타이어가 중국의 더블스타에 넘어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더블스타가 기술 유출이 우려되는 중국기업이라는 점이 결국 채권단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 측은 요구가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앞서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이고, 박 회장 측에서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이후에도 현재 금호타이어 임직원에 대해 고용을 승계·유지하며,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 제고 및 지속성장을 위해 지역인재를 더 채용하겠다며 이같은 방침을 채권단과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국내 여론이 안좋게 흘러가고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조기에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승계·지역인재 추가 채용 계획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즉각적이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치의 일환이고, 더불어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가 된 이후에도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금호타이어 생산 규모의 40%가 중국에 있으며,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주요 돌파구 또한 중국에 있다며, 더블스타는 일련의 혁신 경험과 중국 시장에서의 명성 및 영향력으로 금호타이어가 겪고 있는 경영난과 관리 측면의 문제해결에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PCR(승용차용 타이어)의 강자인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TBR(트럭/버스용 타이어) 생산의 강점이 합쳐지면, 인수 후 양사는 글로벌 타이어 업계 10위권 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블스타는 이미 양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향후 글로벌 TOP 5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중국 타이어 업계와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영향력 제고 의지도 다졌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및 금호타이어의 발전은 양사의 임직원들은 물론, 주주, 고객, 글로벌 타이어 업계까지 ‘윈윈(Win-Win) 효과’를 줄 전망이며, 더 나아가 전 사회의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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