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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①'日 극우' 메신저로 사용된 ‘한국알림이’…롯데가 팔았나
[단독] ①'日 극우' 메신저로 사용된 ‘한국알림이’…롯데가 팔았나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7.09.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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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ni-korea' 도메인 극우 홈페이지로 부활
위안부협상 시절 한국 정보 찾는 일본인 대상 선동

롯데그룹이 2010까지 운영했던 한류 소개 웹사이트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 극우성향의 메신저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korea’가 포함된 도메인이 위안부 협상 당시 일본 극우익 측의 논리를 설명하는 창구로 악용됐다.

▲ 2010년 www.ni-korea.jp 홈페이지 정보<출처-web.archive.org>

해당 페이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 롯데는 한국을 방문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날씨를 비롯한 다양한 뉴스를 제공하고, 한국 문화 컨텐츠와 연계해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등의 세일 및 이벤트 정보와 예약 서비스를 제공했다. 당시에 일본 롯데는 한류 컨텐츠를 비롯한 국내 관광상품을 일본인들에게 소개한다는 목적으로 ‘www.ni-korea.jp’ 도메인을 운영했다.

▲ 2016년 일본 극우홈페이지로 악용된 www.ni-korea.jp의 초기화면.<출처-web.archive.org>

그러나 2010년 3월1일 일본 롯데는 해당 페이지의 운영을 중단했다. 이 해는 경술국치가 100년이 되는 해로 최악의 한일관계가 조망됐기 때문이다.

앞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강제성을 부인하면서 한일 관계는 급랭 물살을 탔다. 한류의 중심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롯데 측이 운영을 중단했던 ni-korea가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되살아나 일본 극우 측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사실이다.

2015년 연말은 위안부 합의 문제로 뜨겁게 달궈졌다. 같은 해 12월 박근혜 정권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해결 방안에 합의했다. 야권은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하며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같은 시기 'ni-korea.jp'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국민의 반일 감정을 '자국의 관점에서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 정도로 치부하거나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라는 주장을 강력하게 펼쳤다.

2015년 4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운영된 ni-korea는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따라서 일본 극우 측의 메신저 역할만을 감당한 다음 한일 위안부 협상이 마무리되자 필요가 없어져 운영을 멈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도메인의 입수 목적 자체가 노골적으로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측은 조심스럽게 도메인 도용 가능성과 외주업체가 우익 운영자에게 매각했을 가능성을 동시에 제기했다.

▲ 해외 라디오 청취 사이트에 소개된 www.ni-korea.jp .아직까지도 한류 소개 사이트로 안내되고 있다.<출처-www.listenarabic.com>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는 대행사를 통해 운영했다”며 “사이트 운영을 중단한 뒤 일본 롯데에서도 관리를 안했고, 해킹을 당해 도용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이후 “매각 가능성도 고려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관련한 조치 가운데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있다”라며 “현재 대행사가 파악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부분 ‘매각’으로 몰렸다. 한 보안전문가는 “ni-korea.jp에 접속했을 때 보이는 403Forbidden은 서버를 찾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도메인은 사용 가능하나 운영자가 파일을 삭제했거나 경로를 옮겨서 감춘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다.

▲ www.ni-korea.jp의 후이즈(Whois) 정보 <출처-domaintools.com>

익명을 요구한 국내 홈페이지 컨설팅 업체 직원 A씨도 현재 ni-korea.jp 페이지가 정상 거래된 도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ni-korea.jp의 WHOIS(인터넷의 자원과 정보를 관리하기 위한 행정 조직인 네트워크 정보 센터(NIC)가 관리하고 있는 통신망에 관한 정보 제공 서비스) 정보에 나오는 도메인 관리업체 ‘VALUE-DOMAIN’은 일본 내 유명 업체”라며 “운영자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그간 논란이 됐던 국적 문제를 지주사 전환으로 국면을 해결하려던 상황에서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ni-korea’는 직접 국내 롯데 계열사의 홍보가 이뤄졌고, 수익을 발생시킬 목적으로 운영됐던 웹사이트다. 그러나 헌신짝처럼 버려져 국명을 사용한 도메인이 국익을 해치는 용도로 악용됐다.

이를 단순히 관리 소홀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책임 논란이 불을 보듯 뻔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억울한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최선을 다해 해결할 방안을 찾고 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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