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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人生은 塞翁之馬
[데스크 칼럼]人生은 塞翁之馬
  • jcy
  • 승인 2007.11.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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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崔 斗 爀 編輯局 取材局長  
 
1만 8천여 국세가족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한 채 지난주 국세공무원의 수장인 전 전군표 국세청장은 비통한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다.
이로써 그는 국세청장을 지낸 16명중 개인비리로, 그것도 국세청 개청이래 처음으로 청장이라는 신분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한꺼번에 지고 본의 아니게 하루아침에 망가지는 길로 들어섰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기 직전 수사관들에 의해 양팔을 낀 채 기자들에 떠밀려 차속으로 들어서는 그의 억울하기 짝이없는 일그러진 모습에서 국세가족 역시 주체할 수 없는 커다란 슬픔에 빠지고 말았다.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바깥 세상에 있는 국세 식구들은 이것이야말로 세상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지난해 7월, 그는 전 이주성 국세청장의 퇴임식장에서 당시 차장이라는 신분으로 무대 위에 앉아 있다가 이주성씨가 퇴임사를 마칠 때쯤 주먹만한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이별을 고하고, 얼마 후 국세청 청사 14층에 마련된 청장 사무실의 주인이 되었다.

마침내 1만 8천여 국세공무원의 首長이 된 그는 주위의 기대 이상으로 청장의 역할을 그 어느 역대 청장보다 매끄럽고 멋지게 수행해 오랜만에 부하직원들로부터 가슴속 깊이 우러나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서로 억장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

‘따뜻한 세정’이라는 다소 헷갈리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그는 청량리역 광장에 나가 최일도 목사와 함께 밥퍼 봉사도 했으며, 교육원을 찾아가 새내기 ‘국세공무원들을 격려도 하고 사진도 찍고 누가보아도 전군표씨 한테 저런 면모가 있었나’하고 의아해 할 정도로 정말 조직을 위해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열심히 뛰고 또 뛰었다.

그 말 많던 인사문제도 제법 공평하다는 소리를 듣는 등 그가 구속되기 직전만 하더라도 “전군표 청장만한 인물이 또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할 정도로 국세청 식구들 사이에 인기가 꽤나 높은 편이었다.

훤칠한 키에 행정고시 20회로 지난 79년 재정역군이 된 그는 ‘엘리트 청장’으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다가 그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옛말처럼 엉뚱한 일을 만나 원치 않는 곳에서 세상을 등지고 앉아 가슴을 치면서 억울한 심정을 하늘에 대고 호소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1평 남짓되는 독방에 갇혀 하루종일 그가 하는 일은 오전에 한차례 30여분 동안의 운동시간이 끝나면 책이나 TV를 보거나 아니면 가족 면회를 하는 등으로 기나긴 하루 24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는 정말 일반인들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인고(忍苦)의 나날이다.

기왕에 일이 이렇게 꼬였으니 이제와서 정상곤씨를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또 다른 사항이 있더라도 가능하면 모든 것을 운명으로 돌리고 용서해 준다면 오히려 그 안에서 마음속의 평화를 얻으리라 생각된다.

하루빨리 재회의 그날이 오길 ‘소망’

무엇보다 건강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니 부디 하루 빨리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 재판과정에서 누명을 벗고 자유의 몸으로 다시 만나기를 모두 소망하고 있다.
구치소내 뜰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비둘기가 부러운 상황이 되어버린 전군표씨의 딱한 처지가 정말로 안쓰럽다.

그렇지만 국세공무원된지 만 28년여 동안 하루도 쉴틈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 만큼 이제부터는 이 모든 상황이 그곳에서 푹 쉬도록 배려(?)해 준 하늘의 뜻으로 알고,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평소 사랑하는 국세 가족들을 다시 만나 “돈 안들이고 생경한 세상을 구경하고 왔노라”하면서 호탕하게 웃는 그의 모습을어서 빨리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바깥 세상에서 더 이상 도와주지 못하고 잘 되기를 기원만 해야하는 우리 모습도 서글프기는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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