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한마디]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세계에 우뚝 서는 초일류 국세청’을 지향해 온 온갖 노력이 한꺼번에 물거품으로 돌아가 버린, 말 그대로 ‘참담한’ 심경을 전하는 새 국세청장 후보자는 비장하면서도 진솔한 표정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눅눅한 분위기를 떨쳐버리고 갈 때가 됐지만 한동안 국세청이 받았던 질시와 따가운 눈초리, 내부적으로 한 없이 무너져간 허탈감…. 결코 쉽게 잊혀질 대목은 아닐 것입니다.
한상률 국세청장 내정자는 소위 ‘부산국세청 사건’ 이후 흐트러지지 않고 일관된 자세를 견지해 오고 있습니다. ‘낮게 임한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한 내정자 스스로 말하듯 ‘더 낮은 곳으로 갈 수 있으면 가겠다’는 시종일관된 자세는 낮은 겸손을 떠나 진솔한 의지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법률적으로 결론이 완전하게 나지는 않았지만 부산국세청 사건에서 보듯 ‘진솔’을 외면한 때문에 세정가는 아주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것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많은 것을 한꺼번에 잃고 갈고 닦았던 빛을 어둠 속에 가둬버렸습니다. 진솔함의 의미가 새록새록 더해지는 시절입니다.
국가재정 조달을 담당하는 국세청의 역할은 아주 크고 소중합니다. 법에 따라 세정을 집행하고 국민 재산권과 직결되는 과세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국세공무원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공무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어려움은 있었지만 정당한 법을 집행하는 국세청은 정당한 만큼 당당해야 합니다. 이 당당함이 납세자들의 어려운 한숨을 달래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새 국세청장을 맞아 국세청은 낮게 임하면서, 진솔함을 새기며 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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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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