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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 국세공무원이여! 세금선생님이 되자
[稅政칼럼] 국세공무원이여! 세금선생님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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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0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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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형 본지 주필
   
 
  ▲ 沈載亨(本社 主筆)  
 
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관련해서 몇 가지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다. 어느 사업자가 관할 지방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그 사업자는 평소 국세행정에 대해 자주 불만을 터뜨리는 성격 때문에 세무대리인한테도 썩 환영 받지 못하는 고객이기도 했다.

그렇던 사람이 세무조사를 계기로 국세행정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진다. 세무조사 결과 추징세액도 만만치 않은듯한데 침이 마르도록 국세당국을 칭찬하는 ‘열성 팬’으로 돌변한 것이다.

납세자들에겐 오뉴월에도 오금이 시리다는 세무조사인데 이를 통해 국세청의 우군(友軍)이 돼다니 처음에는 ‘조사 쇼크’에서 덜 깨(?)신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 납세자는 왜 감동을 했나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 팀의 노련한 조사요원들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여느 납세자와 마찬가지로 겁도 나고 짜증스러웠으나 조사가 진행되면서 자신의 기업에 대해 종합적인 세무진단까지 자상하게 해주는 ‘조사 팀’들의 배려에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는 것이다.

결국 잘못된 부분에 대해 상당액의 추징세금이 나왔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에서 기꺼이 세금을 냈다는 얘기이다. ‘세금 선생님(?)’들의 자상함이 끝내 세심(稅心)을 감동시킨 것이다.

필자가 별스럽지 않은 얘기에 이토록 연연하는 것은 업무에 임하는 조사공무원의 작은 마음가짐 하나가 납세자에게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납세자들은 어느 일선공무원이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자세로 민원을 처리해 줄 경우 일차적으로는 그 직원에 대해 감사를 하지만 결국은 국세행정, 더 나아가서는 정부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납세자들은 이처럼 일선공무원들의 일거수일투족에서 국세행정을 평가하려 든다.

뒤 짚어 말하자면 조사행정 역시도 지혜롭게 운영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국세행정에 대한 신뢰와 권위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작금의 국세행정은 모든 분야에 걸쳐 강력한 쇄신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세무조사의 경우 지방청간 교차조사를 확대하는가 하면 조사국 지휘라인을 수시로 교체, 조사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세무부조리 차단에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쳐 놓고 있다.

이 모든 일련의 방안들은 결국 ‘세무조사 신뢰도 제고’를 위한 조치라고 말할 수 있다.

노련한 조사요원 ‘세금 선생님’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조사업체에 나아가 집요하게 뒤져봐도 좀체 탈루흔적이 안 잡힐 경우 깨끗이 물러나 주는 신사다운 면면이 적잖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조사 팀’에 따라서는 아직도 경직된 제도세정의 고정관념만 가지고 개별기업의 특수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음으로서 기업을 몹시 힘들게 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납세자들은 조사공무원들의 이 같은 개별기법(技法)이나 행동철학이 소속 장(長)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소속 책임자들의 세정철학이 옳던 그르던 간에 그것이 그대로 조직하부로 전이된다는 뜻이다.

물론 탈세기업에 대해 엄격히 응징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조사업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무리한 내용을 고집함으로서 납세기업으로부터 원망과 불평을 사는 어설픈 기법들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

실은 지금도 조사국 지휘라인에 따라 조직 상· 하간에 삐거덕 소리를 내는 팀이 있는 것 같다. 현장 요원의 서툰 과욕(?)에 지휘라인이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지휘라인의 의욕이라기보다는 책임 회피성에서 비롯된다는 조심스런 얘기도 들린다.

마른 걸레라도 쥐어짜도록 독려(?)함으로서 행여 느슨하게 조사를 했다는 오해에서 벗어나려는 근시안적 사고가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면 고도의 숙련된 매너만큼 국세행정의 권위를 높이는 요인도 드물다.

조사 성과 앞서 稅心을 읽어야

이 같은 관점에서 모든 국세공무원들에게 ‘세금 선생님’ 되기를 권하고 싶다. 조사 지휘라인에서 현장 요원에 이르기까지 납세자의 진정한 선생님이기를 자청한다면 권위와 신뢰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무조사가 아무리 냉혈적 요소를 지녔다 해도 납세자를 한수(手) 가르친다는 진솔함을 겸비한다면 수업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기꺼이 국세행정에 동참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조사의 성과에 앞서 세심(稅心)을 움직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차원 높은 쇄신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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