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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L모 지방청장의 苦惱
[데스크 칼럼]L모 지방청장의 苦惱
  • jcy
  • 승인 2008.02.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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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 斗 爀 編輯局 取材局長
   
 
 
지난 2006년 12월28일자로 부산지방국세청장 자리에 오른 이병대청장. 그 동안 대부분의 지방청장 임기가 6개월쯤 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아니면 후진을 위해 옷을 벗어온 관례에 비추어 보면 그는 지금까지 1년하고도 2개월이 넘었으니, 꽤나 장수(長壽)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그는 전임자를 잘못만나는 바람에 재임기간 내내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부임이후 6개월을 무사히(?) 넘기고 이제 막 지방청장으로서 소신을 갖고 ‘따뜻한 세정’을 멋지게 펼치겠다는 희망과 의욕에 부풀어 있었는데 그만 엉뚱한 일을 만난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 지난해 8월7일 그만 전임 청장인 정상곤씨가 구속되는 돌발사태를 맞은 이후 지금까지 이 사건의 뒤치닥거리로 도무지 정신을 차릴수 없는 지경의 신세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格으로 당시 자신의 상급자인 전군표 국세청장도 지난해 11월 3일 정씨가 구속된 그 장소에 구속되자 그는 망연자실했다. 그는 지방청장으로서 ‘따뜻한 세정’을 집행하기는 커녕 또 한가지 인간적으로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사태가 자꾸 꼬여 나가자 그는 지난해 10월2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상곤씨가 구속된 이후 8월말쯤 그를 면회하는 자리에서 “누구처럼 나중에 욕먹지 말고 혼자안고 가라”고 한 것은 전군표씨를 보호하려고 한것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했다.

전임자 잘못만나 마음고생 너무 심해...

그런데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듣지 않고 이상한 쪽으로 마구 몰고갔다.

지난 8월이후 지금까지 7개월 동안 그는 지긋지긋하게 바늘 방석에 앉은것 만큼이나 고뇌에 찬 일상을 보내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쩌면 지난해 6월말 후진을 위해 용퇴한 김호기 전 대구지방청장처럼 자신도 이때 용퇴결심을 못한 점에 대해 가슴을 슬어내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그가 얼마전 열린 전군표씨의 결심공판에 증인으로 나가 “지난해 정상곤씨 면회당시 전군표씨가 연루된 사실을 알 수 있는 시점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씨에게 ‘혼자 안고 가라’고 얘기한것은 전씨 문제를 입막음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다시한번 양심과 소신을 가지고 증언했다.

그의 얘기가 100%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는 국세청의 고위 간부중 가장 소신있는 간부로 정평이 나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만약 이병대청장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면 부산청장으로서 이 같은 일로 면회를 갔을 경우 그냥 건성으로 “용기를 잃지말고 건강이나 조심하라”는 말만 건네고 면회를 마쳤는지도 모른다.

특채4기 출신인 그는 사관학교출신답게 평소의 신념대로 이것저것 따지지않고 시쳇말로 사나이답게 ‘혼자 안고 가라’고 한 것뿐인데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팔매질로 돌아오다니 정말 세상은 미쳤나보다. 온화한 인상에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그는 주위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그리고 선후배들 사이에 ‘의리있는 친구’로 통하고 있다.

고위간부 중 소신있는 간부로 소문자자

지난 80년 10월 사무관으로 재정역군을 시작한 8명의 동기 중 그는 항상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는 지난 90년 6월18일, 동기생은 물론 일부 특채출신 선배들을 제치고 서기관으로 승진한데 이어 2001년 4월 또다시 가장 먼저 부이사관에 오르는 등 2만여 국세공무원 사회에서 순탄하게 출세가도를 달렸다.

이런 그를 무엇이 시샘했는지 당시만 해도 지방청장 한번 하기가 웬만해선 차례가 돌아올 수 없는 고약한 시기인 지난 2006년 말, 본청 법인납세국장을 하다가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 영전한 것까지는 그런대로 좋았으나 그 이후 지금까지 공직의 끝자락에 이르러 스타일을 구기고 있는것 같아 보기에도 안쓰럽다.

그는 “그동안 몇 번이나 공직을 그만두려고 했으나 여러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 지금까지 온 것일뿐 절대로 공직에 미련이나 욕심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면서 “곧 후진을 위해 용퇴할 준비를 하고있다”고 지인(知人)에게 넌지시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먼 훗날 이병대 부산지방국세청장에 대해 후배들은 누구보다도 소신있고 양심있는 간부였다고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역경을 이겨낼수록 인생은 더욱 성숙해진다’라고 하는 말을 거울삼아 공직의 마지막 날까지 사과나무를 심고 있는 그런 그는 우리곁에 흔치 않는 모범공무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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