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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환골탈태
삼성환골탈태
  • 승인 2008.04.2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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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쇄신’발표 환골탈태 불씨 지핀다
삼성, 경영공백 잃어버린 6개월 되찾기에 속도전
4조5000억 차명재산 상속-증여세 과세시효 넘겨
삼성그룹은 특검수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본격 경영공백 메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검찰-특검수사 6개월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대내외적인 신뢰도는 말할 것도 없고 내수, 수출부진에다 임직원들의 사기저하로 인한 생산성 퇴조현상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천문학적 숫자로 나타난다.
삼성은 잃어버린 6개월의 공백을 신속히 되찾고 환골탈태하는 분위기로 전환하기위해 ‘경영쇄신안’을 내놓았다. 새로운 경영쇄신안은 사장단, 임원, 부장급 인사와 전략기획실과 계열사 조직개편, 경영혁신, 사업계획, 투자, 채용계획, 사회복지사업 확대에 치중되고 있다.
삼성은 자세를 낮춰 그동안 국민들에게 누를 끼친 재벌그룹의 부도덕성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다수의 국민들은 삼성 전-현직 임원 486명의 이름으로 만든 1199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4조5000억원의 자금을 관리하고도 이를 비자금으로 아니라고 ‘면죄부’를 준 특검수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수사가 끝나고 경영쇄신안이 발표된 이후에도 삼성의 차명계좌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편집자 주

◇특검수사 결과와 문제점
삼성 특검은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삼성그룹 전ㆍ현직 임원 10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99일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검은 이 회장에게 경영권 불법승계와 관련, 배임혐의와 삼성생명 등 계열사 지분과 자금 4조5000억원을 차명으로 관리하는 과정에서 양도세를 포탈했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조세포탈혐의 등을 적용했다.
그러나 비자금 조성 의혹은 삼성 측 주장대로 물려받은 이 회장 개인재산으로 인정해 비자금 조성과 전ㆍ현직 검찰 간부 등에 대한 불법 로비의혹은 무혐의 처리했다.

이번 수사결과를 보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긍정론과 '솜방망이 면죄부'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에버랜드 지분이 이재용 전무에게 헐값으로 넘어감으로써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졌으며 이를 전략기획실 핵심 임원들이 주도하고 이 회장의 승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과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대로 거액의 차명계좌를 확인한 것은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차명계좌의 비자금이 어떻게 만들어진 돈인지를 밝히지 못하고 정ㆍ관계 로비의혹 관련혐의자들의 소환조사도 없이 내사 종결한 것은 특검의 한계와 면죄부란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특검은 김 변호사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신빙성이 없으며 관련자들의 계좌추적과 직접조사에서도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삼성이 창업 이래 우리 기업의 선진화와 국제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국가브랜드를 제고하는데 기여한 것은 이론이 없다. 그러나 삼성이 'X파일 사건' 등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린 것도 사실이다.
이제 삼성은 한국 대표기업답게 철저한 자성과 투명한 경영을 통해 존경받는 윤리적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내내놓은 경영쇄신안은 나름대로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미흡하고 조급한 부분이 지적된다.
◇지배구조와 경영승계에 대한 과제
삼성은 2년 전에 터진 ‘안기부 X파일’ 사건을 벌써 망각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8000억원을 내놓았지만 불신은 가시지 않고 살아서 되돌아 왔다.
이번에도 특검수사가 끝나자 말자 쇄신을 서둘러 내놓는 게 불안하다. 법의 처분을 기다리는 동안 삼성에 필요한 최고의 덕목은 진정한 자성이라고 본다.
8000억원으로 안되는 건 10조원으로도 안되며, 머리를 숙여 안 되는 건 무릎을 꿇어도 안된다. 오히려 침착하게 경영 위험을 줄이며 초일류기업으로 바로 설 때 믿음의 불씨가 되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다.
진짜 글로벌 1등 기업으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 위기인 지금이 삼성에게도 기회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사들도 삼성의위기를 호기로 잡고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럴수록 서두르면 안 된다. 냉정하게 대처해야한다는 충고의 목소리가 재계와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지배구조와 경영승계 구도 역시 서두르면 안 된다. 십여년을 고민해서도 찾지 못한 해법을 며칠 만에 몇몇이 의논해 내놓는 건 자기모순이다.
설마 이번에야 '반삼성'을 달래기 위한 미봉책을 들고 나오지는 않겠지만, 처분에 맡기겠다는 식의 자포자기 형 해법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지배'가 연착륙하지 못하면 '경영'도 위기를 맞게 된다. 삼성은 사기업이지만 거의 모든 국민이 이해관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와 국민이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해 '적대적 방관자'로 남아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자인 이건희회장과 총괄기구인 전략기획실은 지금부터 비상이다. 물러나고 해체하는 건 '김용철 컨소시엄'의 기호를 충족시킬 뿐이다.
◇물러나고 조직해체 능사 아니다
어느 때보다 강한 추진력과 구심력이 필요한 결정적 시기에 등을 보이는 건 무책임하고 심약한 선택이다. 진퇴의 문제는 죄를 지은 자 스스로 푼 후에 물러나도 늦지 않다.
특검이 밝혀낸 것처럼 이회장과 전략기획실의 전현직 간부들이 죄를 지은 건 사실이다.
과거의 관행적 불법ㆍ편법을 현재의 법적 잣대로 판단하는 게 과하지 않느냐고 변명하기에는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너무 크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은 현재 시점에서 완벽한 용서와 화해를 구할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때문에 조급하게 해결하려 들면 더 깊은 위기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10년 이상 길게 보고 단번에 많은 것을 해결하려면 안 된다. 국민들이 바라고 기대하는 것은 꼬인 매듭을 슬기롭게 풀어 삼성이 다시 세계무대에 당당히 맞서는 것일 게다.
역시 꼬인 매듭을 푸는 일도 이 회장과 전략기획실의 몫이다.
◇상속-증여세 어떻게 되나
차명계좌에 숨겨져 왔던 이건희 회장의 주식과 예금은 조만간 이 회장 명의로 실명전환 될 것으로 보인다.
차명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해도 시효기간 최대15년이 지났기 때문에 상속-증여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거래에서 내지 않았던 양도세와 가산세는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관계자는 “문제가 된 차명계좌 재산은 고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이 대부분으로 곧 이 회장 실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명계좌 주식이 합산되면 기존의 재산 3조원 등 이 회장의 재산은 8조원에 가깝다.
지난 99년 개정된 국세기본법 26조에는 ‘상속-증여 과정에서 사기나 부정한 방법으로 탈세를 했을 경우 사실이 드러난지 1년 이내에 부과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종로세무서 관내 황선의 세무사는 “삼성의 차명계좌 등 탈법행위는 법이개정 되기 전에 일어난 과거 내용이기 때문에 소급해 적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관리해온 전략기획실 임원들은 주식거래를 통해 5643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데 대해서는 양도소득세와 가산세를 물게 된다.
통상 주식거래는 양도소득세가 없다. 지분 3% 이상 또는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는 세세차익의 2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한다. 특히 삼성의 차명계좌는 여러 사람 앞으로 잘게 쪼개 관리해와 내야할 양도소득세는 1128억원. 포탈 가산금까지 합하면 이 회장이 내야할 세금은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경쟁국 일본기업의 움직임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8일자 신문에서 ‘삼성 특별검사의 수사결과로 삼성의 경영이 주춤거릴 경우 일본 경쟁회사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경쟁업체가 최근 2~3년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삼성에 대항하는 체제를 정비했다”며 “반대로 삼성전자는 3년 연속 이익이 감소하는 등 기로에 서 있는데다 새로운 경영전략에 힘써야 함에도 그룹수뇌가 공판에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기업 환경변화 속에서 엘피다 메모리는 201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대만에 1조6000억엔(약16조원)을 투자했으며, 도시바는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지난 2월 미국기업과 합작투자로 1조7000억엔(17조원)을 들여 공장증설을 꾀하고 있다. 이 두 분야에서 삼성은 27.8%와 42.1%로 각각 세계1위를 달리고 있으나 최근 삼성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반면 일본은 상승추세를 타고 있다. 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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