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적자 확대를 이유로 '비상경영'을 선포한 바 있는 국립 서울대병원이 실제로는 상당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근거 없이 비상경영을 선포해 예산절감을 강요하는 것을 즉시 중단하라"고 병원 측에 강력히 요구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서울대병원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이라는 명목으로 520억원을 적립한 것을 볼 때 수백억 원의 흑자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병희 신임원장이 '비상경영 돌입'을 선포하고 진료외 부서 경비를 10% 줄이라고 하면서도 새로 2천억원을 들여 복합시설을 짓겠다고 했다"며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면서 병상을 더 짓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착한 적자'가 나는 어린이병원 등의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병원이 정부에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며 "주요 5개 병원, 이른바 '빅 5' 병원과 무한경쟁을 중단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서울대병원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은 노조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미래 투자를 위해 회계장부에 가상의 부채를 잡은 것으로 실제 적립금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흑자가 실제 수백억'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반영하지 않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포함)의 경영지표는 2010년 667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46억원 흑자로 급격히 악화했다"면서 "비상경영을 선포한 서울대병원 본원만 놓고 보면 경영상태는 분당서울대병원보다 나쁘다"고 해명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반영하면 병원 전체의 수지는 2010년 123억 적자, 2011년 9억 적자, 2012년 287억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