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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의미
건설사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의미
  • jcy
  • 승인 2008.12.1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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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여백] 鄭永哲 편집국 부국장
   
 
 
38개 건설회사가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무더기 강등은 사상 초유이어서 충격적이다. 신용등급 강등 건설사중 상장기업도 상당수에 눈에 띈다.

정부의 잇단 주택경기부양책이 전혀 약발을 받지 않자 9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건설회사 신용등급을 대거 하향조정했다. 건설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금융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건설사들이 돈을 빌릴 때 더 많은 이자를 물거나 아예 돈을 빌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금융회사는 재무건전성이 나빠지고 보유 채권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등 후폭풍이 따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평사들이 추가적인 등급조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건설사들이 헤쳐 나가야 할 운신의 폭은 더 좁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은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건물 지을 땅을 사고 아파트나 오피스 공사비를 충당한다. 분양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대출금을 갚아야하기 때문에 분양 성공 여부가 차입금 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중요 잣대이다.

정부가 양도세 종부세 등 세제완화와 각종 규제완화대책을 내놓고 있는데도 전국 미분양 아파트 16만호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일부 건설사는 아파트 가격을 30~40%까지 내려 분양해도 매입자가 없다며 울상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36개 상장 건설사의 부채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155.5%에서 지난 9월말 180.4%로 상승했고, 자기자본에서 순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40.9%에서 69.8%로 높아졌다. 당장 빚상환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총차입금의 14.5%에 불과한 실정으로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여기에다 더 심각한 부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지난 6월말 현재 금융권의 PF 대출규모는 97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건설사의 우발채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평사들이 건설사들의 신용평가를 대폭 내린 이유는 원금 상환압박도 문제지만 사업성이 낮거나 재무건전성이 낮은 시행사의 PF 사업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건설사에 떨어진 발등의 불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차환발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느냐 여부다. ABCP는 시행사가 분양수입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CP로 나중에 발행한 CP로 먼저 발행된 CP를 상환하는 구조이다.

ABCP가 문제없이 굴러가려면 먼저 발행한 CP를 갚기 위한 차환발행이 성공해야 한다. 차환발행에 실패해 시행사가 문을 닫으면 해당 채무는 고스란히 채무인수나 연대보증 등을 제공한 건설사에 돌아간다. 지난 6월말 현재 금융권의 ABCP 보유규모는 15조3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은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여신전문사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BIS비율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판에 건설사의 신용등급 하향으로 위험가중치를 더 높여 대출에 대한 빗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자산운용사 등도 건설사 회사채나 ABCP 등에 대한 평가손 우려가 커질 것으로 우려해 최근 편입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상장 건설사까지 유동성위기로 신용등급 급락에 내몰리자 금융권은 말할 것도 없고 유가증권 시장에서도 찬밥신세로 전락되고 있다.

우리경제 입장에선 건설사의 몰락은 미국의 자동차시장 몰락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더 늦기전에 특단의 처방전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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