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인의 소득총액은 지난 2016년 11조원을 돌파해 그 결정세액만 1조원이 넘었지만, 세금을 체납한 외국인에 대한 출국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의원(자유한국당)은  19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는 외국인이 출국할 경우 납세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한 ㄑ국세징수법〉 제52조 제2호가 1975년 제정된 이래 단 한번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추 의원이 국세청이 제출한 ‘외국인근로자 근로・종합소득 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2년 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을 신고한 외국인은 해마다 평균 2만5000명이 증가했다.

국세청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56만3495명이 근로소득 9조4462억원을 신고했으며 7만2545명이 종합소득 2조1539억원을 신고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외국인의 국내경제활동이 증가하고 있어 외국인 세금체납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지만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추 의원은 “법무부 확인 결과 국세납부 의무가 있는 외국인의 출국시 납세증명서 제출을 규정한  ㄑ국세징수법〉 제5조 제2호 신설이래 단 한번도 실제로 납세증명서를 제출하고 출국한 외국인은 없었다”고 말했다.

연간 1300만명에 이르는 외국인 출국자를 대상으로 납세증명서를 제출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무부의 입장이다.

의원실에 따르면, 내국세 징수를 총괄하는 국세청은 세법상 납세자를 국적이 아닌 거주자와 비거주자 형태로 구분하고 있어 별도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관세법 제116조의3 1항 제2호도 관세납부 의무 외국인이 출국할 경우 납세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2017년에 납세증명서 단 1건이 발급된 적이 있을 뿐, 한 번도 증명서가 제출된 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 추 의원측 설명이다.

추 의원은 “문제는 5000만원 이상 고액세금을 체납해 출국금지를 당한 외국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 출국금지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총 109명의 외국인이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이중 국세체납이 69명(63.3%), 관세체납 18명(16.5%), 지방세체납 22명(20.2%) 이다.

국세청 등은 지난 2010년 부터 5000만원 이상 세금체납 외국인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체납외국인의 출국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5년 사이 세금체납을 이유로 새롭게 출국금지된 사람이 다섯 배 가까이 늘어 올해 8월 기준 6080명이 신규 출국금지 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현재 사문화된 납세증명서 제출 조항의 법률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납세증명서 제출관련해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조만간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실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납세의무 외국인의 납세증명서 제출의무 규정이 현재 사문화 되었지만, 이 법 규정을 제정한 취지가 있는 만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근로자 근로소득 연말정산, 종합소득세 신고 현황> (단위:명, 백만원)

<세금체납 외국인 출국금지 현황>

이유리 기자 euri.lee@intn.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