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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현대차 어닝쇼크 시계 제로…충심으로 고객 마음 되돌려야
[취재수첩] 현대차 어닝쇼크 시계 제로…충심으로 고객 마음 되돌려야
  • 이상석 기자
  • 승인 2018.11.13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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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일시적 영업비용 증가 등 원인찾기 부심
- 근본 원인은 딴 곳에?... R&D투자, 폭스바겐의 12.9% 불과
- 억대 연봉에 파업 일삼는 노조 책임 가볍지 않아... 광주형 일자리도 답보
- 13일 52주 신저가 경신하며 장중 10만원 깨져
- 10조5500억원 삼성동 한전부지 재매각설 돌기도
정년, 장기근속 자녀 우선채용을 요구한 현대자동차 노조
정년, 장기근속 자녀 우선채용을 요구한 현대자동차 노조

현대차가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장중 한때 9만원대로 내려 앉기도 해 올들어 심화되고 있는 영업부진의 심각성이 어느 때보다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 달 실적발표에 따르면, 현대차 3분기 매출은 24.4조원으로 1% 상승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6% 급감한 2889억원, 순이익은 306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나 감소했다. 이런 영업이익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의무화 이후 최저 기록에 해당한다. 작년 영업이익이 5조원이 안된다는 점 때문에 호사가들의 입방아를 유발했던 게 불과 얼마 전임을 상기하면 이번 실적발표의 위중함을 짐작할 만하다.

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는 ▲유럽시장이 새로운 배출가스•연료효율 인증방식인 국제표준시험방식(WLTP)을 9월부터 도입하면서 수요 급감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 통화 10~20% 대폭 하락 ▲북미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감축 위한 과도한 인센티브 시행 및 가동률 조정으로 고정비 증가 및 수익률 하락 ▲미국 관세 과부하로 생산비용 증가 ▲중국 자동차시장의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로 판매가 하락 ▲재무제표 상 판매비용•관리비용 과다 등이 지목되고 있다. 

또 최근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으며, 무디스는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에 선임됨에 따라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추후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설과 더불어 세대교체를 위한 외부 인물 영입 등의 파격 인사설이 함께 회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임원진 중에는 정몽구 회장 시절 인사가 아직 상당 수 남아 구시대적 감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추정하고 있다.

또 현대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액연봉 노동자들의 아전인수격 임금인상 요구가 이번 실적 급락에 대해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도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정진행 현대차 사장과의 양재동 본사 비공개 면담에도 불구, 광주광역시와의 소위 '광주형일자리' 협의 역시 아직 답보상태다.

결론적으로 대표적 장치산업인 현대차 해외공장의 현재 가동률은 69.4%로 나타나 구조 조정 및 경영전략 대폭 수정 등의 고강도 처방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공장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국내 공장의 생산성 향상과 고액연봉 노동자 문제 해결 등 산적한 난제들이 이 회사 앞에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에어백 리콜 등 잇따른 하자로 브랜드 이미지 실추, 해외 현지 고급화 전략 실패 및 전략 차종 선정 미스 등도 실적 악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중 최저인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액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평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폭스바겐이 6.29%(136.7억유로)로 최대 금액인 데 반해, 현대 2.4%(17.6), 기아 2.91%(12.0)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토요타•다임러•GM 3사 역시 매출액 대비 5~6%대 자금을 R&D 투자에 쏟아 부으며 각각 75억유로 이상의 R&D투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미래 전략도 우려의 시선과 함께 지적한다.

수소차 개발은 선두권이지만 수소를 액체로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 뒤처져 충전소 1개당 20억원의 설치비 소요 현실이 수소차 보급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 현재 세계적인 대세인 커넥티드카•전기차•자율주행차•카셰어링 분야에서 경쟁업체들에 현저하게 뒤처져 있다는 점, 중국 자동차시장의 고급화 기조를 못 따르고 있는 미래 전략의 경직성 등이 지적받고 있다.

한편 재규어•랜드로버•크라이슬러•애스턴마틴•푸조•시트로앵 등을 합한 기업가치의 총합이 8.8조원인데 비해 이보다 1.7조원이나 더 투입한 삼성동 한전부지 매입에 따른 경영수지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해당 토지의 재매각설까지 돌고 있다.

현대차의 직접 고용인원 13만에 1차 협력사 18.4만명, 2차 협력사 9만명에다 주유•정비•판매•자재•운송 등 전후방 관련산업의 고용인원의 합은 총 177만명에 이르러 이 회사의 경영 악화가 비단 일부 산업계의 위기만이 아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현대차그룹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따른 납품업체들에 대한 불공정 사례들은 수십년 동안 꾸준히 폭로되어 왔다. 한결 더 겸허한 자세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국민을 충심으로 모시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그나마 현대차 불매 결심을 했던 국민들이 다시 고객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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