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국문인’에 등단, 한국문인 신인상 수상한 세무사
“금강산 눈 녹아 두무머리 한강이더니 / 인천공항 바다 위 구름타고 하늘 난다 / 「그곳에 넉넉한 비로 내리리」 / 빠르면 한 시간 늦어도 하룻밤 / 목 타는 두만강아”
이상목 시인이 “첫 시집이 너무 늦었습니다. 늘 다시 시작하는 마음입니다. 2019년 초봄”이라는 ‘굵고 짧은’ 발간사가 적힌 시집을 본지에 보내왔다.
2019년의 그 '19'인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그의 처녀 시집의 제목은 19번째 시 제목인 ‘목타는 강(계간문예)’으로 정했다. 45편의 시를, 한쪽에는 한글로 다음 쪽에는 영어로 썼다. 번역가 라이채 선생이 시를 번역했다.
시인은 3명의 형과 삼촌이 한국전쟁 때 실종 또는 납치됐다고 한다. 한강 근처에 살면서 두만강을 노래한 이유다. 전화(戰火)가 할퀸 슬픔을 넘어서인지 시어는 사뭇 담담하다.
시인은 세무 전문가다. 젊어 강경상고를 나와 연세대학교에서 MBA를 했고, 세무사고시에 합격한 뒤 경기대학교에서 회계학을, 명지전문대에서 세법을 각각 강의했다.
2007년 ‘한국문인’에 시인으로 등단, 같은 해 한국문인 신인상을 수상했다. 국제PEN한국본부 기획위원을 지내며, 1990년에는 ‘살아있는 세금’이라는 역동적인 제목의 전문서도 냈다.
“다리가 끊길지라도 치자꽃 피는 순이네 -‘노량진 풍광’, 2015년12월22일.”
전쟁발발 사흘 만에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 인도교가 폭파됐지만, 그해 여름에도 한강 둔치에 하얀 치자꽃이 지천으로 피었을 것이다. 적어도 시인은 그렇게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