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창작업’‧‘1인 미디어 창작자’ 업종코드 추가…정확한 소득파악 준비
25일 文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서 ‘증세 논의’ 공론화 관심 모아져
구독자가 10만명이 넘는 정치와 시사 유튜브 채널 유튜버 A씨는 유튜브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로부터 광고 수익을 해외송금으로 받는 과정에서 딸 명의 계좌를 구글에 등록해 소득을 숨기고 본인 명의의 계좌로 받은 송금액도 일부만 종합소득세 신고했다. 또한 자신의 유튜브에 출연한 여러명의 게스트에게 출연료를 지급하면서 원천징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B씨는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활동하며 20만명의 SNS 팔로워와 유튜브 구독자 17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influencer)다.
국세청은 "B씨가 시청자가 충전한 별풍선 결제금액이나 구글에서 받은 광고수입에 대해 신고하면서, 1만 달러 이하 소액의 해외광고 대가에 대해서는 소득세 신고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측은 25일 본지에 "별풍선에 대한 수익은 아프리카TV에서 환전 시, 세금을 제외하고 환전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세금 탈루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해 왔다.
이에 국세청 국제조사과 관게자는 "B씨가 신고해야 하는 별풍선(국내소득)과 유튜브 광고 수익 등 두 가지 소득 가운데, 1만달러 이하 소액의 해외광고 대가에 대해서 소득세 신고를 누락했다는 의미로 사례를 설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B씨는 유튜브 운영과 관련, 코디와 매니저 등에게 보수를 지급하면서 원천징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이들 계좌로 들어온 해외 송금 내역 등을 조사해 소득을 숨긴 사실을 밝혀내고 각각 억대의 소득세를 추징했다.
최근 유튜브 시청이 급증하며 수입을 거두는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착자들도 빠르게 늘어나 탈루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은 24일 고소득 크리에이터의 해외 발생 소득에 대해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가 각광을 받으면서 구독자 10만명 이상 유튜버는 지난 2015년 367명에서 올해 5월 기준 4379명으로 12배 증가했다.
유튜버의 소득은 외국 업체인 구글의 송금을 통해 이뤄지므로 과세당국이 소득 사실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매우 힘든 구조다.
차명 계좌로 송금을 받거나 1회 송금액이 1만달러 이하면 과세당국에 쉽게 포착되지 않는다.
이들 고소득 크리에이터 중 일부는 구글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고액의 광고 대가를 받으면서도 차명계좌 또는 송금액 쪼개기를 이용한 소득분산을 통해 국세청의 감시를 피해 세금 납부를 회피해 왔던 모습이 포착됐다.
국세청은 “고소득 크리에이터의 탈세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히고, 차명계좌나 송금액 쪼개기를 통해 해외소득을 분산하고 숨기는 사람들을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 건당 1000달러, 연간 1인당 1만달러를 초과하는 외환거래 데이터베이스(DB)를 정밀분석할 방침이다.
또 이자·배당 등 금융계좌 정보를 약 90여개 국가와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등 과세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정확한 소득 파악을 위해 미디어창작업과 1인 미디어 창작자에 대해 업종별 코드를 추가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5일 오후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는데, 올해 세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증세 논의를 공론화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가 재정과 관련한 최고위급 의사 결정 회의로, 정부는 이 회의를 거쳐 오는 9월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한다.
이번 회의에서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와 올해 좋지 않은 세수 상황 때문에 재원마련을 위한 증세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