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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순천 세림택스 대표 “세무사 살길은 ‘컨설팅 공유협업’”
[인터뷰] 임순천 세림택스 대표 “세무사 살길은 ‘컨설팅 공유협업’”
  • 이대희 기자
  • 승인 2023.06.20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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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천만 원 임대수입 포기, 세무사 중심 세무컨설팅 위해 ‘공유협업센터’ 운영
- 세무전문성 공유하고 협업 통해 문제해결…세무사 대상 무료 세무컨설팅 교육
임순천 세무법인 세림택스 대표세무사가 세무사업 발전을 위한 '세무컨설팅 공유협업센터'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활짝 웃고 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세림(稅林)빌딩. 임순천 대표세무사가 운영하는 세무법인 세림택스가 2층과 3층을 사용한다.

2016년 건물 매입 당시 세림택스는 3층만 사용했다. 실평수가 240평이나 돼 1개 층만으로도 30여명의 세무사와 직원 공간이 충분했기 때문. 하지만 임 대표는 PC방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철수하자 연 8000여만 원의 임대수입을 포기, 2층 전체도 법인에서 쓰기로 결정했다.

눈앞의 적잖은 수익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세무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소신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 공간이 세무컨설팅을 위한 ‘공유협업센터’로 탄생했다. 3년째 운영 중이다.

임 세무사는 앞으로 기장 등 전통적 세무대리로는 세무업 유지가 힘들다고 말한다. 대부분 세무사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세무업의 고부가가치를 위해서는 세무사가 가진 세무전문성을 토대로 컨설팅을 해야 한다. 그것도 각자도생이 아닌 전문성 공유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세무문제를 해결해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창한다. 세무사들이 함께 일해 고수익을 올리고, 함께 나누는 ‘공유협업센터’를 만든 취지다.

공유협업센터를 열기 전에도 임순천 대표는 선후배 등과 함께 협업을 통한 고액의 세무컨설팅을 많이 해왔다.

그는 전문성 ‘공유’와 ‘협업’을 통한 세무컨설팅 활성화를 위해 센터 내 강의실에서 세무사 대상 컨설팅 관련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층 강의실은 50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미팅룸도 별도로 갖추고 있다. 8천만 원의 임대수입을 포기한 바로 그 공간에서 직접 강의하고 세무사들과 소통한다.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자기주식 취득’ ‘가업승계’ ‘명의신탁 환원’ ‘사내근로복지기금’ 등 주요 이슈별 컨설팅 교육을 실시했다. 2개월 정도의 텀을 두고 이런 무료교육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얻는 게 뭐냐’는 물음에 그의 답은 명쾌하다. “40년 가까이 세무사로서 많은 혜택을 봤는데 뭘 더 욕심내겠느냐”고 했다. 오랜 기간 세무사로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업계에 세무사의 전문성 공유와 협업을 통한 세무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업무패턴을 뿌리내리는 게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납세자 의뢰를 받았으나 혼자 컨설팅이 어려운 세무사가 협업을 제의할 경우 자신의 노하우와 법인의 전문인력을 동원해 같이 해결한다는 것이다. 꼭 자신의 법인이 아니더라도 ‘공유와 협업’을 통한 세무컨설팅이 보편화해야 세무업의 유지·발전이 담보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임순천 세림택스 대표로부터 세무사 공유협업 컨설팅의 방향, AI플랫폼 대응, 세무사사무소 운영 노하우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세무법인 세림택스가 8천여만원의 임대수입을 포기하고 240여평의 공간을 할애해 조성한 세무컨설팅 '공유협업센터' 안내 간판. 

- 세무사업계에 공유협업으로 컨설팅할 일거리가 많지 않을텐데.

▲ 아직까지는 그렇긴 하다. 개인사무소를 하면서 몇 년에 한번 수행할 컨설팅 업무를 위해 전력투구할 수는 없다. 그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공유협업센터’를 만든 것이다.

개개인 세무사는 몇 년에 한번이지만 10명이 모이면 1년에 몇 차례 협업 컨설팅이 이뤄지고, 100명이 모이면 1개월에 몇 차례도 진행될 수 있다. 그 시발을 세림택스의 공유협업센터가 하고 있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세림택스 자체적으로 해온 세무컨설팅 노하우에다 이를 수행하는 전문인력이 있기 때문에 지난 3년 동안 여러 건의 공유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고액 보험상품 관련 컨설팅이 보편화 돼 있는데 이를 세무업계로 가져오면 세무컨설팅 일거리는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기장으론 안 돼…고액보험 연계 세무컨설팅 세무사가 주도해야”

- 보험상품 관련 컨설팅은 보험업이 주업일 정도로 전문성이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닌가.

▲ 그렇다. 지금까지 세무사들은 보험대리업을 하면서도 보험상품 관련 전문성이 없어 적극적인 컨설팅 영역으로 삼지 못했고, 하더라도 실행과정을 세무사가 주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고객 요구를 잘 아는 보험설계사들이 틈새를 집중 공략해 절세컨설팅을 제공하고 보험판매를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보험 관련 컨설팅을 위해서는 보험설계사 못잖은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한다. 세림택스는 오래 전부터 보험대리점업을 병행하면서 세무사와 직원들의 보험 관련 전문성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해왔다. 보험연계 컨설팅을 위해서다.

보험업계에 보편화한 보험상품 판매와 연계된 세무컨설팅을 이제는 세무사 중심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고액 보험상품 연계 컨설팅은 절세방안, 가업승계, 상속·증여 등의 부분이 수반된다. 모두 조세전문가인 세무사의 전문성이 발휘돼야 하는 부분이다.

이런데도 보험업계에 보험상품 관련 세무컨설팅을 넘겨줘야 하겠나. 세무사들이 보험 전문성을 갖춰 보험상품과 연계된 세무컨설팅을 적극 수행할 때다. 그래야 기장 위주 세무대리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임순천 대표가 올들어 두차례 주요 이슈별 컨설팅교육을 실시한 '공유협업센터' 내 교육장. 50여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다. 

- 공유와 협업의 기반이 되는 세무사 대상 컨설팅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

▲ 올해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자기주식 취득’ ‘가업승계’ ‘명의신탁 환원’ ‘사내근로복지기금’ 등 주요 이슈별 컨설팅 교육을 했다. 반응이 좋았고, 교육 참석 회원들의 협업 관련 문의도 여럿 있었다.

8월, 10월, 12월에 3, 4, 5차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금천, 광명, 구로 지역 회원 대상으로 1차 교육을 했고 2차 교육은 지역을 좀 넓혀 반포, 관악, 동작, 영등포의 세무사들까지 확대했다.

3차인 8월 컨설팅 교육은 서울 전체의 세무사를 대상으로 하려 생각하고 있다.

지난 4월 공유협업센터 강의룸에서 실시한 세무사 대상 2차 세무컨설팅 교육 안내장.

- 공유협업센터의 명분은 좋지만 연간 8천만 원의 임대료 수입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 세무사의 전문성을 공유하는 협업시스템을 업계에 보편화시키겠다는 당위성이 그렇게 하도록 했다. 무상으로 교육을 하고 수강 회원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협업을 요청하면 그만큼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은 상계될 수 있다.

교육이 없을 때는 2층 공유협업센터에서 고객 상담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세무법인의 이미지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

임대료 8천만 원이면 한 달에 6~7백만 원 정도인데, 3층의 업무 공간보다 2층 협업센터의 여유있고 잘 정리된 공간에서 미팅을 하면 고객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임대료를 포기한 대가로 세림택스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

납세자에게 ‘세림택스는 믿을 만하다’는, 납세자 우선으로 세무법인을 운영한다는 사인을 확실히 주는 것만으로도 얻어지는 게 많다. 이상한 셈법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납세자의 신뢰에 바탕해 이뤄지는 신규 수임이 임대료의 절반은 된다고 생각한다.

- AI 기반 세무플랫폼이 세무사 업무를 잠식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국세청의 세정 방향도 그렇고.

▲ 그 문제와 관련해 세무사들이 뭉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세림택스의 ‘공유협업센터’가 바로 그런 측면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각자 사무실 운영구조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으니 공유협업센터와 같은 전문성 공유와 협업의 공간에 아이템을 올리고 힘을 모아 경쟁력을 발휘하자는 것이다. 현재 그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을 계속하는 이유도 이곳 공유협업센터를 하나의 중심체로 만들고자 함이다.

AI라는 게 뭐냐. 정보의 중심체, 그리고 신속·정확 이런 것들이 발휘될 수 있는 시스템 구조 아닌가. 그렇게 보면 여기가 일종의 AI센터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 물론 앞으로 어떻게 좀 더 강화하고 사이즈를 키워 갈 거냐는 고민이 필요하기는 하다.

오래 전 세무사회 전산이사를 할 때 ‘우리가 미래에 가 있어야 한다, 세무사회가 세무사업무의 중심센터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잘 반영되지 않았다.

세무사회에서 삼쩜삼 등 세무플랫폼에 대항할 만큼의 서비스를 회원들에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세무컨설팅을 해 줄 구조도 아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세무사의 공유협업이다. 내가 가진 정보를 모두 오픈하고 협업으로 고난도의 세무문제를 해결하려는 거다. 나만이 아니라 누구든 이런 공유협업센터를 많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적정 급여에 개인 삶 보장되는 근무 환경 조성…직원문제 생길 수 없어”

- 세무사업계가 직원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세림택스는 예외인 것 같다. 직원 관리에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 우리 법인에는 가장 오래 근무한 직원은 37년, 그 다음이 33년, 그리고 30년을 근무하면서 나와 고락을 같이 했다. 이들이 팀장을 맡아 팀장 중심 체제로 24명 전체 직원들을 관리한다. 나머지 직원들도 대부분 3~15년씩 근속하며 주어진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어 속 썩을 일이 별로 없다.

그것은 세무사사무소의 경우 보통 직원 1인당 30개 이상의 거래처를 맡고 있는데, 세림택스는 20개 안팎의 거래처만 맡으면 되도록 했다. 그러니 직원문제가 생길 일이 별로 없다. 세무사들과 팀장들은 컨설팅 업무를 하거나 고객 미팅 등 고수익 업무에 매진하는 구조다.

근무환경을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일 많고 야근 많이 하는 거 안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추세에 맞췄다.

7월부터 12월말까지는 아침 9시 30분에 출근해 5시 30분에 퇴근하는 7시간 근무제를 실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육아를 위한 경우는 10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직원과의 형평성 때문에 약간의 급여를 조정하는 등의 조치는 필요하다.

적정 급여에 개인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사용자로서의 도리 아닌가. 그래서 가급적 적은 시간 일하도록 하고, 근무 중에도 잠시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건물 곳곳에 여유 공간도 마련했다.

높은 급여만 원하면 우리 법인에 근무할 이유가 없다. 직원을 뽑을 때 최우선 기준을 인성으로 삼는 것도 그 때문이다.

□ 임순천 세무법인 세림택스 대표세무사는?

▲ 제21기 세무사 합격(1984년), 세무사 개업(1986년)

▲ 서울지방세무사회 연수이사 ▲ 세무법인협회 연수부회장 ▲ 세무연수원 교수 ▲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

▲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 보험컨설턴트(현) 삼성생명 세무사FC ▲ 법제처 국민법제관 ▲ 금천지역세무사회 회장

▲ 한국세무사회 연수이사.전산이사 ▲ 한국세무사회 예산결산 부위원장▲ 세무사신문 편집인 ▲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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