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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칼럼] 눈먼 돈, 세금 낭비! 납세저항이 두렵다!
[국세 칼럼] 눈먼 돈, 세금 낭비! 납세저항이 두렵다!
  • 김진웅 논설위원 · 세무사
  • 승인 2023.08.24 07: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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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준비한다더니 흥청망청, 1171억 잼버리 예산 왜 이렇게 썼나, 잼버리 명목으로 유럽관광, 8년간 새만금 잼버리를 명목으로 공무원들 99번의 해외 출장, 예산 1171억 중 야영장엔 129억 조직위 운영에는740억, 새만금 잼버리 총예산 1402억원 절반이 인건비, 표 노린 세금낭비 대형사업이 새만금 잼버리 뿐이겠나, 고성 잼버리는 98억으로 성공했다, 잼버리와 세금도둑, 세금낭비 엄벌 국정조사해야…

새만금 잼버리 관련한 국내 기사 제목들이다. 외신보도는 더하다. 잼버리 횡령 의혹(프랑스 르몽드), 한국의 잼버리는 ‘worst nightmare’ 최악의 악몽(가디언). 이만저만한 수모가 아니다. 천문학적인 세금을 들여 나라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귀한 세금 낭비한 기관과 책임자에게 배임과 국고 유용에 대한 엄중한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국의 여름은 아열대화하여 외부활동이 불가한데도 그 혹서기(酷暑期)에 전세계의 이목을 끄는 행사를 유치한 것부터가 큰 잘못이다. 한국인들이 흠모하는 S대의 선견지명이 있는 황승식 교수는 일찌감치 온열질환으로 죽는 사람이 없도록 7월말 8월초 두 주 동안은 전 국민이 휴식기를 갖자고 까지 오래 전부터 제안했는데도 말이다.

책임 문제가 나오자 유치부터가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새만금이 국내 후보지로 결정된 것은 2015년 9월 22일 박근혜 정부 때였다. 그 때부터 유치전을 치열하게 벌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되자 혈세를 천문학적으로 가져다 쓰고 나서 행사를 망친 행정기관들은 서로 주관부처가 아니라고 발뺌 중이다. 잼버리가 청소년 행사인만큼 여성가족부가 주관처가 되어 잼버리 특별법까지 만들어 놓고도 주무부처 장관은 엉뚱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세간에는 대회 실패는 예견된 참사였다는 말도 돈다. 주관부처인 여성가족부를 없애기로 한 판에 과연 누가 열심히 일했겠냐는 거다. 수 만 명이 모이는 국제행사를 실행할 능력도 인력도 없는 여가부가 설상가상으로 사형선고까지 받은 상태이니 실패는 사필귀정이라는 거다.

대안이라면 공동주관부서인 행안부에 힘을 실어주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행안부는 충분한 인력과 내공이 있기 때문이었다. 어공들은 공안식 압박엔 유능한데 정작 유능한 늘공들 일 시켜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일 먼저 철수한 영국의 입장은 운영 미숙을 잘 입증한다. 화장실이 막히고 비누조차 없다고 조직위에 지적하였으나 그 간단한 일조차 개선되지 아니하는 행태를 보고 철수를 결정하였다는 게 아닌가. 비누 한 장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수준이니 조직위는 가히 무능력과 방관으로 사보타주한 셈인데 그 운영 미숙을 엉뚱하게도 다른 사람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이들도 있다. 토끼가 간을 빼놓을 수 있듯이 자신의 양심을 빼놓고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낯두꺼운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국치(國恥)행사 뒤에는 눈먼 돈인 세금의 누수라는 비극이 도사리고 있다. 고성 잼버리는 고작 100억 수준으로도 칭송을 받았다. 반면 새만금은 1300억여원을 타내어 공무원들은 해외여행을 즐기고, 실무집행 책임자는 장관보다 더 많은 1억 6천만원의 급여 등을 받아쓰는 등 흥청망청 돈 잔치를 벌였다. 그리고는 비누 한 장도 제대로 비치하지 못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새만금에서 철수 후 각국 참가자들이 국내 각지에서 활동하며 발생한 문화행사비 및 숙식비 수백억을 추가로 세금에서 매꿔야 한다.

새만금 사고는 한국의 국격과 이미지에 제대로 먹칠을 하였는데 정작 책임질 위치에 있는 자들은 이를 정쟁용 불쏘시개 삼고 있으니 밀려오는 자괴감과 부끄러움은 오로지 국민들의 몫일 뿐이다. 보다 못해 어느 똑똑한 정치인은 다음과 같은 통계를 SNS에 올렸다.

“잼버리 총사업비 1170억, 이 중에 (여가부 등 3개 중앙부처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인)조직위에서 쓴 예산은 870억, 전라북도가 쓴 예산은 260억.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2~23년 쓴 예산이 1015억, 전 정부가 쓴 사업비가 156억.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조직위가 쓴 비용 783억, 전북이 쓴 비용 190억. 자료대로라면 조직위가 최고 책임이 있고 예산의 80%는 현정부의 지출임”

이 SNS는 간명하지만 명쾌하고 품위 있게 미리 결론을 보여주고 있다. 즉 돈 쓴 자에게 부실 책임이 있고 세금 낭비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소위‘이권의 카르텔’은 누구인가? 돈을 가져다 쓴 자들이다. 그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 엄중히 혼쭐을 내줄 일이다.

차제에 감사원과 검찰은 그 존재가치를 제대로 입증할 것을 국민들은 원하지만 그마저 기대난이다. 요란스럽게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검찰조사를 예고는 하지만 내년 총선을 의식하고 유야무야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잼버리는 원래 아메리카 원주민들 사이에 즐거운 놀이나 즐거운 잔치를 뜻한다. 숲과 나무가 자연과 그늘을 제공하고, 그 속에서 어린(14~17세) 잼버리 단원들은 잼버리 행사를 통하여 서로 협동하고 야영도 하며 자연과 인간을 배우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유치한 새만금은 그러한 기본적인 환경과는 거리가 매우 멀었다. 

첫째 계절상 너무 무더운 때라는 점이다. 정부 스스로 수시로 열하(熱夏)의 날씨에 밖에 나가지 말라는 비상문자를 날리는 시점 아닌가. 

둘째, 장소가 최악이었다. 뜨거운 열사를 피할 숲과 나무는커녕 허허벌판 갯벌에 텐트만 줄지어 늘어놓았는데 낮에는 텐트 안의 온도가 40도에 육박하고 밤에는 모기떼의 습격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참가자들은 취재기자에게 이 건 잼버리가 아니라 ‘생존게임’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셋째, 터무니 없는 무능력이다. 예를 들면 화장실이 고작 354개였다. 4만 3천명이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120여명에 한 개 꼴로 임시변통 화장실을 준비한 건대 아침마다 생리현상으로 부스마다 120여명씩 장사진을 쳤을 터이니 극기훈련 중에 최상급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가볍게 비가 와도 갯벌 매립지가 진창으로 변하는데 예상은 다 해놓고도 준비가 없었다.

혹자는 잼버리는 극기훈련이라는 망언까지 하는데 위생과 보건이 전제되는 잼버리 원산지의 외국 부모들 일부는 현재 한국을 상대로 열사병, 모기, 화장실, 위생, 곰팡이 달걀 등을 모두 모아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넷째, 기본 중에 기본인‘청소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변기와 샤워실이 초장부터 막혀버렸다고 한다. 1천억이 넘는 예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청소인력 15명을 화장실에 배치한 탓(국민의 힘 전봉민 의원실)이란다. 무신경과 무능력의 표본이다. 급기야 총리가 나서서 화장실 청소 시범을 보이는 희극적 장면까지 연출하게 된 이유다.

세계인들을 매료시킨 K wave 와 K pop의 문화강국 코리아의 이미지는 새만금 잼버리를 통하여 꽉 막힌 변기와 악취로 대체되었다. 대회 준비랍시고 갯벌에 텐트 치고 간이 화장실과 샤워실 준비하는 정도였으니 산골 이장이 나서서 단 6개월만 준비했어도 이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이런 준비라면 비용도 100억이면 차고 넘쳤을 것이다.

앞으로가 문제인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각종 사업을 행정부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행정부가 가져다 쓰는 예산을 국회가 리얼타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되, 장기적으로는 대통령 휘하에 둔 감사원을 옮겨 미국 등 외국처럼 국회 아래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예산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혈세 누수를 막을 수 있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정부가 집행하는 정책사업들을 대통령 밑에 있는 감사원장이 ‘감히’ 나서서 제대로 예산감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전 정권의 비리 캐내는 기관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죽하면 감사원장은 헌법에 나와 있는 감사원 본연의 목적과 기능을 망각하고“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까지 말하겠는가.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가치외교로 세계 곳곳에서 메이저 시장을 잃으면서 경제동력이 떨어지고 있고 세수가 급감하는 가운데에서도 국민들은 꼬박꼬박 귀한 세금을 내고 있는데 그 돈을 정말 필요한 곳에만 아껴 써야 할 정부와 정치인들은 정권홍보나 지역구 치적 내세우기에 경쟁적으로 써대니 이런 행태는 사실상 세금 도둑질에 버금간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중견 기업체의 대표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자신은 음식점에 가면 반드시 현금을 지불하며 현금영수증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금은 거둘 때도 정의로와야 하고 쓸 때도 투명해야 하는데 수년간 코로나로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모르는 철 없는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 봉 잡히는 게 세금이니 굳이 영세상인들에게 카드 수수료를 부담시키고 싶지도 않거니와 부가가치세를 부담시킬 현금영수증도 받고 싶지 않아서란다.

이는 비단 그 한 분의 별난 생각에 그치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빨리 그리고 많이 바뀌어야 한다.

김진웅 세무사
김진웅 논설위원 · 세무사

•(사)한국조세연구포럼 등 다수 학술단체 회원, 감사, 분과위원장, 이사 역임 
•베르나바이오텍포리아(주) 등 다수 국내외기업 감사 및 사외이사 역임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자문위원 역임
•중소기업중앙회 특별위원회 위원 역임 
•국세공무원 강의 및 명예교수 역임
•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MA, Tax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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