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정보화 시스템 사업이 정작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민주당)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 중소기업 정보화 기반구축 사업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생산현장의 디지털화 사업의 예산낭비가 심각하다고 15일 밝혔다.
예산안에 따르면 중기청은 중소기업의 생산 효율화와 제조공정 자동화를 위해 생산시점 관리 시스템(POP)과 제조실행 시스템(MES) 등 생산설비 정보화 시스템을 중소기업 1,699곳에 구축했다.
정보화 시스템 구축 사업비로 지난해에는 80억 원, 올해 70억 원, 내년에는 80억 원이 각각 배정됐다.
하지만, 중기청이 사업이 시작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POP 등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한 중소기업 421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40.1%인 169곳이 정보화 시스템 활용률 60% 이하로 파악됐다.
특히 중소기업 64곳(15.2%)은 정보화 시스템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정보화 시스템 활용도가 낮은 것은 `경영여건 부적합'이 47곳(28.1%)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시스템 기능 미흡' 43곳(25.7%), `운영인력 부족' 18곳(10.8%), `유지보수 비용 부담' 12곳(7.2%) 등이었다.
실제로 시스템 구축용역을 수행하는 IT(정보기술) 기업이 중소기업 각각의 생산공정 특성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수요자인 개별기업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에 달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박 의원은 "중소기업 현장 디지털화 사업의 예산낭비는 현장여건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확대방안도 필요하지만 구축 과정에서 실제 활용도를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