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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책임
이름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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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2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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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종명
이성계는 약 18km구간의 한양도성을 4년간에 걸쳐 만들었지만 흙으로 쌓은 곳이 자주 무너졌다. 훗날 세종이 그곳을 돌로 보수하면서 돌 벽에 고향과 공사자 이름을 써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다. 이에 장정들은 책임감 있게 장방형의 돌을 쌓았고 6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재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이름이 있으며, 어느 누구도 그 사람의 이름을 대신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름이 갖고 있는 단어는 곧 책임감과 결부된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서 본인의 이름이 곧 ‘책임감’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최근 들어 속속들어나는 각종 세무비리 사건, 그리고 인사청탁을 위한 지자체의 뇌물수수사건까지... 말할 수 없는 많은 범죄들이 범죄의 순간 자신 이름을 ‘망각’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일 것이다.

그러나 다행이도 내가 찾아간 몇몇 세무서에는 ‘공무원증’이 아닌 사진과 이름, 부서까지 앞 뒤로 기록된 명찰을 달고 다녔다.

하얀 와이셔츠에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국세공무원을 보면서 이들이 얼마만큼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전부이진 않지만 그만큼 납세자들에게 떳떳한 모습과 친절한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종소세, EITC, 유가환급금 등을 신고·접수하기 위해 하루평균 800명이상 납세자가 세무서를 찾는다.

전자신고를 해야 할 경우 직접 세무서를 가지 않아도 되지만 두 발을 빌려 굳이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무서를 찾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납세자들은 “세무서 오면 전자신고를 혼자하는거 보다 더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다”면서 “기다리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세무업무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을 믿기 때문”이라고 세무서를 찾는 이유에 대해 말들 한다.

납세자들이 세무서를 자주 찾는 그 이면에는 국세공무원의 친절함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나이든 할머니·할아버지를 자신의 가족처럼 여기고, 간혹가다가 짜증을 잔뜩 부리는 납세자가 있더라도 웃으면서 대하는 국세공무원들을 보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과 이름에 대한 애정이 얼마만큼 강한지도 알 수 있었다.

“주식 양도, 양수 관련 부가세를 신고하기 위해 세무서를 방문했는데, 너무나 친절한 말투와 행동에 기분좋게 일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날 방문한 강동세무서에는 부가세신고 담당자에 대한 칭찬글이 게시돼 있었다. 이러한 글을 봤을 때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이름에 최선을 다하는 이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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