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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의 대통령들
세 사람의 대통령들
  • jcy
  • 승인 2009.07.1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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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상의 세짜이야기(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소통(疏通-Communication)에 대하여>

지난 5월은 미국의 졸업시즌이었고 필자는 시카고 근처의 어느 대학의 졸업식에 참석하였다.

마침 그 자리에는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명예박사 학위을 받고 졸업식의 축하연설을 하게 되어 아주 좋은 기회가 되였다.

엄숙하게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입장하고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졸업식이 보기 좋았다. 그 본부석 연단에 대통령을 위한 특별좌석(꽃, 물병, 수건 등이 마련된 테이블 등)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모든 참가자와 같은 의자였으며 총장 옆의 좌석에 앉도록 되어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력있는 목소리로 명연설을 끝내고도 2시간 정도 진행되는 많은(조금은 지리한) 순서를 대통령도 간간이 바닥에 놓여 있는 플라스틱 생수통을 허리 굽혀 들어 마시고는 다시 바닥에 놓으면서 청중(체육관에 2만여명 추산)과 끝까지 함께하는 모습이었다.

눈에 보이는 특별대우나 격식의 구분이 없이 그 곳의 모든 참가자처럼 ‘One of them’이었던 것이다.

이런 가볍고 유쾌한 충격을 간직하고 귀국을 준비하던 금요일 저녁(현지 시간),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그 것도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였다는 믿지 못할 뉴스를 듣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통령 일가족이 돈을 받아, 그나마 남아있던 개혁과 서민의 대통령이었다는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고 구속이 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던 입장이 이제 죽음으로 그 분위기가 반전(反轉)되어 다시 영웅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국 도처에서 그 추모 인파가 수백만을 넘쳐나고 그 국민장(지난 5월 29일)은 근래 어떤 죽음보다 대단한 국가 행사가 되었던 것이다.

이런 전반적인 현상을 뉴욕타임즈 시론에 “대한민국 국민은 불가사이(不可思議)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외국사람의 느낌은 당연하고도 자연스런 표현이었다.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이 참가한 졸업식의 분위기를 언급한 것은 그 나라 마다의 정치, 사회 문화가 다른 것이기에 어느 것이 좋고 바람직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고 아주 비슷한 시기에 두 나라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그 들이 정치인으로서 국민과 함께 하는 소통의 문제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모두 대통령 선거에서 거물 정치인을 이긴 다크호스(Dark Horse)였으며, 나름대로 국민들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드린 소통의 명수였다는 것이 공통점이었다고 할 수있다.

오바마는 “Yes, we can"과 새로운 변화(Change)라는 간결한 메시지를 스마트한 젊은 용모와 호소력있는 연설로 인종, 지역, 종교, 소득 격차등을 뛰어 넘어 국민과의 공감대, 즉 소통을 이루어 낸 것이다.

우리의 대통령도 월드컵의 그 해(2002년)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그 당시 비약적인 발전하고 있던 인터넷 등의 소통(communication)으로 도저히 승산이 없던 대선에서 승리(다른 원인도 있었지만)를 쟁취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소통의 내용과 질이 달라서 인지 그 후 우리나라는 그 후유증이 우심(尤甚)하여 지역과 세대(世代) 소득계층 등의 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소통(小通, 小桶-작은 통)들이었다는 분석이고, 저쪽 나라는 국내외의 여러 가지 문제들(고질적인 중동문제까지)이 녹아드는 대통((小通, 小桶, 大統)인 듯, 국민들에게 큰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며 그 대통령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정치 술수에 능했던 우리의 그 대통령은 자신의 죽음(자살)까지 마지막 소통의 수단으로 삼아 판세를 뒤집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 범인(凡人)의 경지를 뛰어 넘고 있다.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은 한참 위축된 모습으로 검찰권의 행사가 잘못된 듯한 인상(검찰총장의 퇴진 등)을 주는 것은 크게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아주 격식없이, 탈권위(脫權威)하는 듯한 미국 대통령은 엄정한 법질서와 민주주의의 전통 속에서 진정한 권위을 세우고 있는데 “이랬다 저랬다”하는 듯한 법의 적용 ,사회정의의 바탕을 세우지 못하는 잘못된 민주주의 속에서 대통령을 비롯한 공권력이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인 듯 하다.

뛰어난 기업경영과 서울시장으로서 탁월한 행정능력으로 큰 기대 속에 당선된 현직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정치를 불신하여 “실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최상의 가치이며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길이라는 소신이 뚜렷하여 정치(특히 국회 등)를 통하여 국민의 모든 계층의 화합(소통)에 소홀하였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었다.

이제 늦게라도 소매를 걷어 붙이고 극단적인 양끝의 가운데, 중도적(中道的)입장에서 재래시장, 달동네에서 떡볶기를 시식(試食)하고 개인재산을 사회헌납 하는 등 친(親)서민 행보로 국민통합(소통)을 위한 새로운 정치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근세역사에 그런 중도적 입장은 양쪽에서 혹독한 비판과 공격을 당하여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잘 나가는 나라의 대통령, 이미 지나간 대통령은 지금의 문제들을 직접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니 부디 현 대통령과 그 정부의 노력을 지켜보면서 대다수의 국민화합과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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