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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 국세청 쇄신의 상식
[稅政칼럼] 국세청 쇄신의 상식
  • jcy
  • 승인 2009.07.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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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昌泳(본지 편집국장)
   
 
 


이제 좀 잠잠해졌다.

만나는 사람마다 국세청 쇄신과 개혁을 이야기했고, 그 방향과 영향범위가 어디로, 어디까지 미칠지 예상하고 염려했다. 파격적인 국세청 쇄신과 개혁이 ‘절대 피할 수 없는 명제’로까지 확대된 분위기에서 솔직히 이 문제는 지금 다소 과대포장 된 면이 없지 않다. 무조건 ‘뒤집어 놓는’ 쇄신과 개혁을 하지 않으면 반쇄신, 반개혁으로 몰리는 상황까지 갔었다.

냉정한 시선으로 국세청 쇄신과 개혁을 본다면 가슴 통쾌할 수준의 결과는 기대할 수 없다. 세금 거두는 기관의 일이고, 세법에 따라 세금 제대로 거두고, 직원들이 공무원으로 바르게 처신하면 그만이다. 국세청 쇄신은 그게 끝이다. 여기에는 개입할 감정도 없고, 더더욱 강박관념은 금물이다.

국세청이 이 상황에 이른 것은 전직 청장들이 만든 것이고, 그것도 전직 청장 개인문제로 국한하기 보다는 정치적 상황에서 자의든 타의든 자유롭지 못했던 영향이 컸다. 어떤 측면에서는 절대적이었고 이것의 해결은 향후 국세청 개혁의 핵심 요체가 될 수 있다.

주목할 사실은 한 때 대통령으로부터 ‘국세청만큼만 하라’는 최고점의 칭찬을 받던 국세청이 어느 순간 정부 부처 중 가장먼저 개혁돼야 할 대상으로 끝없이 추락하는 과정에서도 세정집행에 전혀 차질이 없었다는 점이다.

국세청 쇄신과 개혁을 추진하려면 정확히 이 대목부터 짚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를 찾아야 한다. 단지 분위기를 타고 어깨에 힘을 잔뜩 넣은 채 쇄신과 개혁을 추진한다면 말 그대로 ‘분위기 쇄신’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세청장이 6개월 넘게 공석으로 있을 때 청와대는 “국세행정은 청장이나 특정인이 하는 것이 아니고 조직이, 시스템이 운영하는 것이어서 전혀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맞는 말이다. 세정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동안 우리 세정이 구축해 놓은 시스템이 어느 수준인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업무특성이 강한 세무조사 분야를 제외하고는 이제 세정에서 ‘직원 자의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것도 시스템이 계속 진화하는데다 상호 교차 점검되는 각종 내부분석도 전체업무의 수치화가 가능할 정도로 정교하고 객관화 됐다.

짧은 기간동안 국세청이 씻기 어려운 명예의 손상을 입었지만 이것과는 상관없이 내부적으로 고유업무 시스템은 급발전을 계속해 왔다.

따라서 국세청 쇄신과 개혁의 경우 청장 없이도 잘 돌아가는 이 효율적인 시스템을 더 발전시키고 진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 시스템이 너무 좋아 손 볼 곳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고 고치고 바꿔야 할 전제가 정확히 설정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발전을 위해 추진되는 국세청 쇄신과 개혁이 그 의미를 보다 선명하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제를 ‘지금 것은 일단 모두 바꾼다’는 것에 두고 ‘외국의 것’, ‘새 것’에만 전전한다면 잃게 되는 소중한 것이 너무 많아서 굳이 꺼내는 말이다. 솔직히 그동안 우리 세정은 이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너무 많은 시행착오와 수업료를 지불했다.



국세행정 시스템을 꺼내면 나오는 말이 또 있다. ‘그거 결국 사람이 하는 거야’라는 답변이다. 이것도 맞는 말이다. “시스템이 아무리 좋으면 뭐하나. 운용하는 사람 마인드가 문제지”가 바로 이어진다. 역시 맞는 말이다.

그동안 국세청은 의욕적으로 훌륭한 시스템을 마련해 놓고도 운용하는 사람의 마인드가 따르지 못해 실패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또 당초 계획한 방향과 너무 틀어져 돌아오지도 못하고, 계속가지도 못해 슬그머니 버린 시스템 낭비도 즐비했다. 결국 사람이 시스템을 버려 놓은 것이다.

따라서 국세청 쇄신과 개혁에는 사람과 관련된 내용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단지 어느자리에 누구를 앉히고 하는 식의 단순한 인사 뿐 아니라 직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의욕을 불어 넣는 수준의 인사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국세청의 투명한 인사시스템 구축 의욕과 약속은 연중 계속 강조되는 사안이었다. 따라서 적어도 외양적·정량적 인사시스템은 잘 정비돼 있는 수준이다. 다만 이를 실제 실행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고, 문제는 항상 여기에서 발생해 왔다.

따라서 말 많은 국세청 인사문제도 인사제도 보완이 어느정도는 필요하겠지만 뭔가 크게 바꾸기 보다는 정해진 약속을 실천하는 문제가 쇄신과 개혁의 핵심이 될 정도로 중요하다.

국세청 간부 인사가 일단 마무리됐다. 백용호 청장 첫 인사가 된 이번 인사를 두고 국세청 주변에서는 차분하면서도 곳곳에 의미가 담긴 인사였다는 평을 내고 있다. 불확실성에 풀 죽었던 국세청 조직이 이번 인사로 새롭게 생기를 찾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 주변의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국세청을 ‘확’ 뒤집어 놓지 않았다고 백 청장 개혁의지가 후퇴했다는 평을 냈다. ‘변화’와 ‘저승사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국세청 쇄신과 개혁에 대한 오해를 목격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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