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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분(三分)을 실천하는 안분수기(安分守己)
삼분(三分)을 실천하는 안분수기(安分守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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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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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상의 세짜이야기]
   
 
 
세일회계법인 대표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분(分)은 어떤 것을 십(十)으로 나눈 그 하나이며 또 시간의 단위(Minute)이기도 하지만, 신분이나 본분, 의무 등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이런 뜻들을 포괄하여 ‘분수’라고 표현하였다.

다시 ‘분수’라는 말은 우선 수학용어로 분수(分數:수를 나눈 단위로서, 영어로는 Fraction)와 물이 뿜어져 나오는 분수(噴水,Fountain)가 있으며 여기서의 뜻은 영어로 Discretion(사리분별) 그리고 Good Sence, One's place, position 등으로 표현하면 그 감(感)이 떠오른다.

그런 점에서 수학용어와 구분하여 분한(分限)으로 쓰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한글로 그냥 사용하거나 ‘分數’로 표현하고 있다.

또 그 것을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삼분으로 하고, 안분수기(安分守己)란 그런 의미를 잘 알고 자신을 성찰(省察)해나가는 덕목(德目)을 중국의 사자성어(四字成語)로 표현한 말이다. 원래 이 표현들은 중국의 장개석 총통(1887-1975)이 모택동(1893-1976)의 인민군에 퇴패하여 대만으로 밀려(1949년)난 이후 본토회복에 절치부심하며 공직자들에게 추상같은 공직윤리로 내세운 것이었다고 한다.

그 세 가지는 지분(知分), 즉 자신의 분수 입장을 잘 알고 수분(守分), 그 분수를 지키는 것이며 세 번째는 만분(滿分)으로 자신의 분수에 만족하자는 내용(三分主義)이었다고 한다.

장개석 총통이 훨씬 우세한 여건, 병력과 군수지원(미국의 마샬프랜 등)에 불구하고 안일하고 비현실적인 전략, 지휘부와 군대의 부정(무능 부패한 경우를 장개석 군대와 같다는 비유), 그리고 4대 가문(家門:장씨, 처가인 송씨등)이 국부(國富)를 독차지함으로써 상대가 되지 않던 중공군에게 퇴패한 것을 뼈저리게 반성하는 정신개조 운동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계엄령하의 철권정치였지만 밀수 등을 저지른 며느리를 자살하게 하고 인사부정(人事不正)의 원융(元戎)인 사촌동생을 공개처형 하는 등 일사분란한 국가운영(공무원 정화등)으로 기적적인 경제발전을 이루었던 것이다.

이러한 성공사례가 어느 경우에나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으나 우리나라는 박정희 대통령시대의 새마을운동, 유신(維新)으로 이어진 정치체제하에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경우와 비교된다.

요즈음의 민주화, 국제화시대에 국민 각계 각층의 다양한 욕구와 홍수, 노도같은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는 이와 같은 ‘삼분주의’는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분수를 “알고, 지키며, 만족”하는 것은 요즘에도 긴요한 덕목이 아닐까?

어느 여론조사에서 내가 10만불을 벌고 남들이 20만불을 버는 것과 내가 5만불을 버는데 남들이 3만불을 버는 경우 중에 어느 것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에, 80% 이상이 5만불을 택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심리라고 한다.

더욱 우리 국민들은 예전부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그리고 ‘배가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가 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남의 것에 기웃거리고 비교하여 쓸데없는 노력을 하고 속상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성향으로 남 못지않게 더 좋은 아파트를 원하고 재산증식을 위한 지름길은 부동산이다 하여 투기가 성행하였으며, 내 새끼는 남 보다 더 잘 가르쳐야지 해서 과도한 입시 경쟁, 사교육의 문제 등이 발생되어 왔던 것이다.

내 처지, 형편을 알고(知分) 자신을 자제(守分)하고 자신이 가진 것 이룬 것에 만족(滿分)하지 못하는 탓에 모두들 가만히 있지 못하고 필요없는 경쟁에 뛰어들어 행복하지 못한 것이다.

가끔씩 발표되는 전 세계의 나라(국민)별 행복지수(GNH:Gross National Happiness)에서 우리나라는 60-70등 (어느 발표는 100등이 넘는다)에 불과한 것은 나라의 경제규모가 십몇등이고 개인별 소득의 순위는 GNH순위 보다 훨씬 높은 것을 생각하면 자신들이 “아직 좀 더”라고 생각하는 기질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국민성이 외국에 나가서도 극성스럽게 일해서 비교적 빨리 자리잡는 우리 교민들, 여러번의 어려운 경제위기를 어느 나라보다도 무난하게 극복하는 점으로는 이런 성향의 긍적적인 효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바람직한 노력을 기우리는 것, 그렇게 얻어진 자신(들)의 결실에 자긍심을 가지는 것이 우리 모두가 평온하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자주 불거지는 노사현장에서 과도하고 염치없는 요구를 자제하여 바람직한 합의를 하며, 국회에서 서로의 입장(국민이 부여한 의석수 등)을 감안하고 서로에게 그리고 국민에게 이롭게 하는 정치들이 이런 ‘삼분’에 충실한 모습들일 것이다. ‘삼분’을 바탕으로 한 ‘안분수기’는 우리 주변의 크고(정치 등) 작은(개인의 문제)일들에서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는 명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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