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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 시대정신과 행복
[稅政칼럼] 시대정신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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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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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鎭雄本紙 論說委員-
   
 
 
[문화 코드] 프랑스인이며 미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문화인류학자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끌로떼르 라파이유 박사는 ‘컬처 코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프랑스에서는 고상한 저녁 만찬에 공통적인 화제가 sex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성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돈과 성] “반면에 돈 이야기를 저녁 식탁에 올리는 사람은 아주 천박한 사람으로 본다. 얼마를 버는지, 얼마를 주고 샀는지를 묻는 것은 매우 점잖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미국에 와보니 정반대이다. 미국에서 성을 노골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경악할 일이다. 그러나 파티를 하며 돈 이야기는 밤새워 한다. 이런 것이 바로 문화 코드이다.”

[기부문화] “미국인들에게 돈은 신앙이라고 여겨질 정도이다. 돈은 선이다. 돈은 일의 질을 의미하며 사람들의 질을 의미한다. 미국인들에게 경제적 성공은 곧 선이며 이는 자선기부에 있어서도 일관성이 있다. 영구차에는 짐칸이 없어 돈을 내세까지 가져갈 수가 없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미국인들은 필요한 이웃을 위하여 막대한 돈을 기꺼이 내놓는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인들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기부를 잘하는 사람들이다.”

“간신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나눔에 관대하며 부자들은 누가 더 큰 액수를 기부할 것인지 경쟁이라도 하는 듯싶다. 이 모든 관대함은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나오는데 문화적으로 부자는 더욱 기부의 의무감을 갖는 것 같다.”

[기부천사] 우리사회는 기부에 관한 한 기성세대들이 젊은이한테 한 수 배워야 한다. 가수 박상민은 남몰래 40억 원 이상 기부하였다. 장나라는 국경을 뛰어넘는 기부를 하고 있고, 어린 여자 골프 선수들도 틈틈이 거액의 기부를 하고 있다. 션과 정혜영, 차인표와 신애라, 주영훈과 이윤미, 최수종과 하희라, 이재룡과 유호정 등도 꾸준히 자선활동을 하는 대표적인 연예계 커플들이다. 이 밖에도 문근영 등 젊은 연예인들 중에 억대 기부자는 수두룩하다.

가수 김장훈은 98년에 기부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80억 원이 넘게 이웃들을 위하여 나누어주었다. 매달 오천만원이 넘게 꼬박 꼬박 나누어주면서 살아 온 셈이다. 그는 타고난 부자일까? 아니다. 이십만원짜리 월세집에 산다. 홀어머니 역시 가난한 목사일 뿐이다. 그에게 있어 기부는 그저 습관이다.

[행복지수] 그럼 기부는 도대체 누가 왜 하는 것일까? 갑부들이나 하는 선행일까?
행복경제연구소가 사회통계조사 자료를 분석해보니 가구 월 소득이 50만 원 미만인 사람들조차도 26%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기부금을 내고 있으며, 그들 중 7.9%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자원봉사까지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건 월 소득이 1천만 원이 넘는 최고소득자들의 행복지수와 기부금 참여율, 자원봉사 참여율이 그보다 낮은 소득수준의 사람들보다도 낮더라는 점이다.

[마라톤] 기부를 많이 한 분에 따르면 기부는 마라톤과 같단다. 마라톤이 처음에는 고통스럽다가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서서히 황홀한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데 선행 역시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극치감을 경험하고 나면 자연 마라톤에 빠지는 것과 같이 나눔의 행복감을 경험하고 나면 계속 기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인 여유는 기부에 있어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며 보통사람들은 그런 계기를 만나지 못하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요즈음은 기부도 편해져서 전화 한 통화로 소액 기부도 가능해졌다. ARS(자동응답서비스)를 통해 단돈 1천원을 아프리카의 극빈 소년소녀에게 보내줄 수도 있고, 모임에서 과한 술과 안주를 덜 시키고 그 돈을 떼어 하이티 난민에게 보낼 수도 있다. 돈이 없으면 헌 옷이나 필요 없는 물건들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얼마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자원봉사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 세제 역시 풀 뿌리 서민들의 일상적 자원봉사나 현물 기부를 지원하기 위하여 폭 넓은 기부금 공제 방안을 고민하여야 한다.

[세무업계의 행복] 한국세무사회가 매스컴을 자주 탄다. 기사 내용은 세금 이야기가 아니라 선행담이다. 현임 회장 부임 후 생긴 일이다. 현임 회장은 기부에 관한 한 보기 드문 실천가이다. 밥퍼 운동 단골이고, 개업 축하금 대신 기부용 쌀을 모은다. 작년에는 미얀마 양곤에 학교를 지어주었고, 캄보디아의 수상 빈민촌에 들러 밥도 푸고 기부금도 전달하였다. 자신 역시 소싯적에 등록금을 내지 못하여 개근하고도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가슴 아픈 개인사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나눔을 실천하는 분이 많을수록 우리 세무업계는 행복해진다.

[시대정신] 작년 11월 25일은 한국인에게는 매우 뜻 깊은 날이었다. 국제사회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유일한 국가로 발돋움 하였기 때문이다. 이날 OECD 개발원조위원회는 한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에는 선진 스물 두 나라가 가입해있으며 이들이 전 세계 원조의 90%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날을 본다는 것은 뿌듯한 경험이다. 앞으로는 나눔에도 우리 모두가 익숙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요즈음 건배 구호는 ‘소나기’이다. ‘소나기’는 시대정신을 잘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과 나눔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기쁨’이자 답답한 세상에 대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큰 시련을 겪었다. 소통을 하지 않다가 갈등과 대립을 겪었다. 나누려 하지 않고 받아 먹으려고만 하다가 사단이 나서 큰집에 갔다. 나누어 주는 사람 역시 시대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여야 한다. 약자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데 자기 보다 힘있고 잘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다가 망신을 당하고 쇠고랑을 차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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