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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기업사냥꾼 코스닥 시장 망친다(본지)
조폭 기업사냥꾼 코스닥 시장 망친다(본지)
  • jcy
  • 승인 2012.02.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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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등록 기업에 나쁜 기업사냥꾼이 판친다. 조직폭력배(조폭)가 사채자금을 끌어들여 돈줄이 취약한 벤처, 바이오, 해외자원개발 기업들을 헐값에 인수해 회사자금 및 기술 등 돈 될 만한 것은 모두 팔아 치우고 빈껍데기만 남기고 자취를 감추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와 같은 사기수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방법만 조금씩 다를 뿐 매년 되풀이되는 사건이다. 금융당국은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사후약방문 식 단속만을 되풀이 하고 있다. 고스란히 개미투자들만 피해를 입는다. 피해를 최소화 하거나 불공정거래 인수합병(M&A)을 원천 차단하는 방법은 없나. 최근 기업사냥꾼들의 기상천외한 수법과 경영진의 전형적인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사건에 가슴을 치는 개미투자자들의 한숨소리를 들어본다. / 편집자 주

◇건강한 '기업사냥꾼'은 없고 조폭활개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15일 제4차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8개 종목의 주식에 대한 불공정거래혐의로 2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조폭이 낀 기업사냥꾼들은 사채업자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기업을 무자본으로 인수한 후 조달자금을 횡령할 목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실례로 기업사냥꾼 A씨는 사채자금으로 코스닥 상장기업인 B사를 인수한 후 18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면서 일반투자자의 청약을 유인하기 위해 증권신고서에 신규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W 일반공모에 일반투자자들의 청약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또 다시 사채업자로부터 170억원을 차입해 40인의 차명으로 청약하는 등 자금조달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처럼 꾸몄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돈을 갚고, 나머지는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부정거래를 통해 총 106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조폭의 무한 진화가 계속되고 있다. 증선위나 수사 기관의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조폭의 주무대는 뒷골목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무대가 코스닥 상장업체를 노린 ‘기업 사냥꾼’으로 변신했다. 이들은 주로 사채를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해 자금사정이 취약한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우량기업까지 노리고 있다.
일단 회사를 인수한 이후에는 회사 자금을 쌈짓돈처럼 꺼내 쓰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일부는 주가 조작에도 개입해 관련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상당수 코스닥 기업에 조폭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코스닥 상장 기업의 대표는 “조폭을 낀 사채 자금은 코스닥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경영권이 자주 바뀌는 기업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잘못 들어갔다가는 깡통을 찰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도 그동안 ‘화이트칼라’형 조폭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 해 11월18일 조폭 출신 기업 사냥꾼 3명을 구속기소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S사를 인수한 뒤, 100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이다.
조폭들에 먹혀 파산된 S사는 알짜배기 중소형 주로 주요 증권사의 추천단골 종목이었다.

◇코스닥 53개 워크아웃 ‘감사거절’많아
지난한해 증시는 선진국발 재정 위기의 여파로 명암이 확연하게 엇 갈렸다. 이 와중에 여러 가지 이유로 상장폐지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공포’를 안겨주기도 했다. 물론 기업 간의 인수·합병(M&A) 등에 따라 상장폐지 등 폐지 사유가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상장폐지 기업들은 경영 악화, 회계 부정 등의 불명예를 안고 주식시장을 떠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증권거래소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1년 1월 3일부터 2011년 12월 15일까지 상장폐지된 기업은 코스피에서는 17개, 코스닥에서는 53개였다. 상장폐지 사유는 ‘감사의견 거절’이 가장 많았다. 코스닥을 합쳐 19개 기업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비교적 규모가 크고 우량 기업이 많은 코스피 시장에서도 ‘자본잠식’, ‘감사의견 거절’, ‘사업보고서 미제출’ 등의 이유로 증시에서 퇴출된 기업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코스피 시장을 떠난 17개 기업 중 7개 기업이 이 같은 부정적 이유에서였다. 나머지 10개 기업은 모기업으로의 M&A, 자진 상장 폐지, 펀드 해산 등의 이유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부정적 요인에 의해 퇴출된 기업은 셀런·봉신·오라바이오틱스·훈영·티엘씨레저·다산리츠·제일저축은행 등 7개 기업이었다.
이 가운데 다산리츠는 코스피 시장의 신뢰성에 큰 오점을 남긴 곳이다. 다산리츠는 2008년 국토해양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자기 관리 리츠(상근 임직원이 직접 자산의 투자·운용을 수행하는 회사) 영업 인가를 획득했다. 리츠는 자본금 70억 원만 유지하면 상장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사채를 끌어들이는 등의 수법으로 자본금을 부풀려 2010년 9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한 자본금 가장 납입 과정 그리고 룸살롱 종업원을 위해 1억 원을 지출하는 등의 횡령 등이 검찰에 의해 적발되면서 상장폐지를 당했다.
다산리츠는 불과 9개월 동안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있었으며 ‘역대 최단기 상장폐지’라는 오명을 안았다. 갑작스러운 상장폐지로 피해를 본 건 결국 개미 투자자들이었다.
시장으로의 진입 장벽이 코스피에 비해 비교적 낮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퇴출 기업이 53개였다. 이 중 M&A 등 타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닌 ‘감사의견 거절’, ‘자본잠식’ 등 부정적 요인에 의해 상장폐지된 기업은 46곳이었다. 한 달에 적어도 네 개 기업이 퇴출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유재석 강호동 고현정도 울려
한때 유재석 강호동 고현정 등 유명연예인이 소속한 연예기획사 디초콜릿이앤티에프의 경우도 기업사냥꾼에 의해 인수된 뒤 껍데기만 남아 지난해 3월 상장폐지 됐다.
검찰은 회사 돈 180억원을 횡령한 회사 대표 권모씨(54)를 구속기소했다. 이 사건의 후유증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유명 소속 연예인 출연료, 전속계약금 등이 압류 당하는 수모와 많은 개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안겨 주었다.

◇개미들의 무덤 해외자원개발주
개미투자자들이 해외자원 주에 투자했다가 가장피해를 많이 본 케이스가 CNK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사건이다. 거래소는 피해 개인투자자가 전국 약 1만3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가조작 사건으로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외교통상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교통상부 국무총리실 등 정부조직의 고위공무원이 개입된 주가조족 사상 유례가 없는 사건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들끓게 하고 있다. .
2007년 이후 자원개발 관련 공시기업 가운데 증시에서 퇴출된 상장사는 케이에스알, 다휘, 두림티앤씨, 모라리소스, 아이알디, 지엔텍홀딩스, 케너텍, 에코솔루션, 엘앤피아너스, 우수씨엔에스, 케이이엔지,포넷, KNS홀딩스, 글로웍스, 네오리소스, 이앤텍, 핸디소프트, 맥스브로 등 20개사에 육박한다. 대상 국가는 최초의 자원개발 관련 작전주로 꼽히는 헬리아텍의 ‘파푸아뉴기니’에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씨앤케이인터의 ‘카메룬’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광물 역시 석유, 금, 다이아몬드, 가스, 규석, 텅스텐, 구리 등 가히 백화점 수준이다.
◇‘올빼미 공시’등 원초적 모럴해저드
코스닥기업의 불신을 키우는 근본적 요인은 경영주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사채업자와 조폭의 유혹이 있다 해도 기업과 오너의 정신이 건강하면 유혹을 뿌리 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탕주의에 젖어 기업인수-상장-편법적 주가 띄우기 등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코스닥 시장의 미래는 없다.
증권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상장심사, 공시, 기업회계감사 과정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개미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사후약방문식의 단속과 규제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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