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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대 납품사기' 이규태 기소…200억원 이득챙겨
'1천억대 납품사기' 이규태 기소…200억원 이득챙겨
  • 日刊 NTN
  • 승인 2015.03.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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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구매 소프트웨어, 계열사 '국산화 개발품'으로 둔갑

무기중개업체 일광공영 이규태(66·구속) 회장이 공군의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 사업과 관련해 1천억원대의 납품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회장은 터키 업체와 방위사업청 사이의 납품 거래를 중개하면서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겠다는 명목으로 납품가를 배(倍) 이상 부풀려 예산을 빼돌리고 이 중 200억여원을 자기 수익으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31일 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범행을 공모한 공군 준장 출신의 권모(60) 전 SK C&C 상무와 일광 계열사 임원 조모(49)씨도 함께 구속기소됐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회장 등은 2009년 터키 군수업체 하벨산사가 방사청에 EWTS를 공급하는 계약을 중개하면서 납품가격을 과장하는 수법으로 정부를 속여 대금 9617만 달러(약 1101억원)어치의 예산 손실을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이미 계약 2년 전인 2007년 9월께 방위사업청이 EWTS 사업 예산으로 1억 달러 이상을 책정하고 있으며 국내 조달 노선을 버리고 해외 제품 도입에 나서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비밀이 유지돼야 할 사업 정보를 군 인맥을 이용해 빼돌렸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이런 정보를 토대로 납품가격을 책정된 예산 수준만큼 부풀리기로 했다.

애초에 터키 하벨산사는 EWTS 공급 가격을 5천120만 달러로 잡아놓았지만 이 회장은 방사청에 9617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주장, 이 가격대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가격을 높인 명분은 EWTS에 탑재될 핵심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였다. 소프트웨어 3가지를 SK C&C 등 국내 협력사 등을 통해 새로 연구개발하겠다는 이 회장 측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연구개발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SK C&C는 하벨산사로부터 하청받은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솔브레인 등 일광공영 계열사나 유령업체 등으로 재하청했다.

이런 과정 끝에 2012년 7월 납품된 소프트웨어들은 이미 하벨산사가 개발해 놓은 제품이거나 싱가포르 및 프랑스 업체로부터 사들인 소프트웨어였다고 합수단은 밝혔다.

심지어 싱가포르에서 구매한 소프트웨어는 일광공영 측이 중도금을 내지 못해 전산상의 이용 중단 조치가 내려져 있었다.

일광공영 측은 싱가포르 업체 측이 걸어 놓은 소프트웨어 이용 중단 프로그램이 작동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품에 설치해 놓고 방사청에 납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프트웨어를 연구개발했다는 SK C&C나 일광공영 계열사 등은 이 3가지 소프트웨어 모두에 대해 유지·보수 기술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고장이 발생하면 손을 대기 어려운 제품을 납품했던 셈이다.

이 회장은 이런 엉터리 납품을 성사시키면서 하벨산사로부터 55억2천만원 상당의 중개수수료를, SK C&C로부터는 하청업체 선정 대가로 51억6천만원을 받았다.

일광공영 계열사가 받은 재하청 대금 중 사업 실체가 없는 84억원은 사실상 이 회장의 무기중개 수수료에 해당한다고 합수단은 판단했다.

여기에 일부 실체가 있는 재하청 대금 중 해외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데 쓴 돈을 뺀 차액 21억원까지 포함해 이 회장은 216억8천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합수단은 파악했다.

합수단은 이 회장 측이 챙긴 돈이 EWTS 납품거래 성사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등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금 추적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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