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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 `찌든 감정`만으로는 일본 못 이긴다
[세종砲音] `찌든 감정`만으로는 일본 못 이긴다
  • 日刊 NTN
  • 승인 2015.08.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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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위안부 여사님들을 더 잘 챙기지 않고 자꾸 일본만 타박하는 뉴스만 나간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한국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문제 삼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생각한다. 혈손이 어떻게 부모를, 자신의 선조를 참배하지 않겠느냐. ..일본 역대 총리와 천황폐하가 계속된 사과를 했는데도 자꾸 사과를 요청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창피한 일이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나온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근령 씨의 일본 동영상사이트 니코니코와의 인터뷰가 세간에 뜨거운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박근령 씨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국민 79.9%가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는 여론조사를 보면 `망언`이라는 비난이 과하지 않은 듯하다. 다수여론이 그러하니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면 그만이겠지만, 그녀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실매(實妹)라는 자격에 비추어보면 해석이 그리 간단할 수만은 없다.

박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에도 한일관계는 끊임없이 꼬여왔다.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의 지도자들이 과거 우리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 입힌 막대한 전쟁피해 역사를 지우기 위해 나섰기 때문이다. 그들은 헌법까지 바꿔가며 일본을 다시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일본 지도층의 그런 움직임은 그들의 정치적 이득과 맞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상식을 뒤엎는 아베 정권의 망발 뒤에 일본 국민들의 분명한 지지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관심이 `아베 총리`만의 문제에 한정되고 그 한 사람에 대한 분노에 머무는 것은 적절할 수가 없다. 우리는 문제가 불거지면 어김없이 머리띠 두르고 모여들어 삿대질하고 허수아비에 불 질렀다. 분이 안 풀리면 혈서까지 썼다. 그렇게 번번이 한판 굿이나 벌이고는 돌아서서 잊어버리는 오랜 풍조로 우리가 바꿔낸 것이 무엇이던가. 국민감정을 북돋우는 선동에 휘둘려 무한정 적개심을 부풀려내는 구태의연한 풍토로 더 나아갈 미래가 있을까.

건드리기만 하면, 와글와글 들고일어나 악을 쓰며 `반성하라` `사죄하라` 외치는 궐기대회 한번 치르고는 순식간에 다 잊어버리는 우리의 해묵은 반응에 일본인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오래 전 일이지만, 일본 현지취재 도중에 만난 한 외교관은 이렇게 털어놓았다. “일본에는 한국전문가가 1만명 쯤 됩니다. 그들은 우리의 모든 분야를 유리알처럼 낱낱이 들여다보며 연구합니다. 지금 이대로 가서는 대한민국이 일본을 이기기란 실로 난망합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참된 이웃으로 만드는 일은 `국력신장` 한 길밖에 없다. 미국에서 정부 관리와 플로리다 대학 경제학 교수 등을 지낸 일본출신 로버트 쓰치가네(Robert Tsuchigne)는 저서 `일본인 취급설명서`에서 “일본인은 종종 힘 앞에는 굴복해야 한다는 식의 발상을 하기 때문에, 힘 있는 자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해도 잠자코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자기보다 강한 존재의 말에만 복종하는 것이 일본인들의 근성임을 알아야 한다.

박근령 씨는, 천신만고 끝에 대통령직에 올라 악전고투하고 있는 언니의 고뇌를 뚫어줄 작심아래 `소신발언`으로 포장된 억지 자살폭탄이라도 터트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고작 7.6%의 국민밖에 찬성하지 않는 엉뚱한 발언을 해놓고 “대부분의 한국 국민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욱대긴 대목은 맹랑한 오류다. 하지만, 발언 행간에 숨은 우리의 찌든 `반일감정`에 대한 비판만큼은 되새겨볼 가치가 충분하다.

광복 70주년.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 저 오만방자하고 고약한 나라를 좋은 이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감정을 잘 다스리고 냉철한 이성을 풀가동해야 한다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은 광복절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혹여 우리 아이들은 광복절을 그저 `노는 날`로만 알고 자라나는 것은 아닌가.

<안재휘 경북매일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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