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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 '신당'과 호남정치권
[세종砲音] '신당'과 호남정치권
  • 日刊 NTN
  • 승인 2015.08.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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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 무등일보 서울취재본부장

# 4·29 재보선 패배로 촉발된 신당 움직임이 1백일 이상 변죽만 울리면서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 피로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신당을 만들려거든 좀 야물딱지게 추진해 '성에 안차는' 제1야당을 대체하든가.

그럴 능력과 배짱이 없으면 더 이상 소모적 분란만 일으키지 말고 속히 차선책을 찾아달라는 주문으로 읽힌다.

문제는 답답한 교착상태의 한 축에 상당수 호남의원들의 '실존적' 고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우선 낮은 당 지지율을 불안해한다. 어렵사리 공천을 받아도 내년 총선에서 신당 혹은 무소속 후보에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일부는 문재인 대표의 '존재'를 근본 원인으로 보는데,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의 경쟁력이 더 큰 이유라고 보는 반론도 적지않다.

안철수의 사례를 보듯 한번 밀려나면 미래가 불투명해질 문 대표가 퇴진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다.

그는 오히려 혁신위 카드와 나름의 탕평인사로 응수하면서 내년 총선 결과로 심판받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 호남의원들이 모두 천정배 박준영 등의 신당 움직임을 백안시 하는 것도 아니다.

신당이 물갈이 예봉을 무디게 하는 도구로도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신당은 소멸돼도 문제, 정말 커져도 문제인 '양날의 칼'인 셈이다.

물론 '신당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의원들도 있다.

그러나 가더라도 막차를 타겠다는 것이다. 신당이 '돌이킬 수 없는' 대세를 잡는 걸 전제로 말이다.

모두 이런 스탠스를 유지하면 실제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신당을 지켜보는 여론이 시큰둥해진 이유다.

그렇다고 당 주류가 딱부러진 탈당의 명분을 제공할 리도 만무하다.

공천보장? 그걸 바라는 의원도 없겠지만, 사무총장 하나 뜻대로 임명 못하는 약체 대표가 누구의 자리를 지켜주겠는가.

답답한 마음에 가끔씩 모여 불안감을 달래보지만, 그럴때면 꼭 종편 등 보수언론만 신이 난다. 자극적 발언내용을 슬쩍 흘리는 분까지 계신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는 당 지지율 하락의 재료를 추가하고, 벌써 지역구를 돌아다니는 잠재적 신당후보와의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악순환의 고리다.

최근엔 보조를 맞춰오던 수도권 비주류의 눈치도 사뭇 달라졌다.

호남의원들의 속내와 한계가 어느정도 읽혀졌기 때문이다.

'향우회가 등돌리면 당신들 선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겁을 줘봐도 말하는 이만 초라해진다.

유사시 수도권이 가세하지 않으면 진보쪽 언론에선 즉각 '호남당'이라고 거품을 물 게 뻔하다. '진퇴양난'은 이럴 때 쓰라고 나온 말 같다.

 

# '친노패권주의'에 반발, 최고위원직을 던졌던 주승용 의원이 곧 모종의 결심을 할 모양이다. 신당파에겐 안좋은 소식이겠으나 최고위 복귀로 관측된다.

장고를 거듭하다, 들어가서 주류를 견제하는 쪽으로 정리한 것 같다.

그는 신당이 결과적으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멀어지게 하는 역할만 하다 소멸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승용의 복귀엔 찬반여론이 모두 나올 수 있으나 적어도 진정성을 의심받진 않을 것이다.

그는 DJ가 보낸 후보와 겨뤄 연거푸 승리를 거머쥔 무소속 신화의 주인공이다. 굳이 공천을 의식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호남의 다른 의원들도 이제 어지간하면 결단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어느 쪽으로든 말이다.

문 대표의 거취야 다 아는 대로고, 혁신위 내용도 나올 건 대충 나왔다. 더 지켜보고 고민할 문제가 남았을까?

당을 최대한 흔들어놓고 나가려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만약 혁신위가 친노의 시간벌기용이라면 일부 의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동시대 '텃밭 정치인'으로서 달구벌 유승민의 비장한 아우라가 부럽지도 않은가.

비전과 철학없이 눈치나 보고있으면 '정치 자영업자'로 분류돼 내년 봄 유권자들의 물갈이 요구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호남당인지 전국당인지를 준비하는 측에도 라인업을 짤 시간은 줘야 한다고 본다. 그게 정치도의 이전에 상도의에도 맞다.

<김대원 무등일보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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