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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大戰'…두산 '총공세'에 롯데·신세계 '정중동'
'면세점大戰'…두산 '총공세'에 롯데·신세계 '정중동'
  • 日刊 NTN
  • 승인 2015.09.08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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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 중심' 두산, 부진한 실적탓에 유통사업으로의 방향전환 모색

연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대기업들의 경쟁에 두산이 불을 붙였다.

업계에선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세계 등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2일 두산이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지자 두산이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고 술렁이고 있다.

서울에서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롯데월드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연말 특허 재입찰을 앞둔 가운데 지난 7월 서울 시내 2곳의 신규 면세점 쟁탈전에 이은 제2의 면세점 대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두산 '과감한 출사표'…유통사업 재확장 시도인듯

두산은 연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경쟁에 출사표를 던진데 이어 7일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고 동대문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구체적으로 두산은 동대문 쇼핑 명소인 두산타워(두타)를 후보지로 낙점했다.

동대문이 명동 다음으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많이 찾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면세점 유치전에서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릴 방법을 모색 중이다.

두산 관계자는 "동대문은 외국인 관광객이 연 700만명 이상 찾는 곳"이라며 "교통(주차시설) 등의 문제는 고민중인데 이것만 잘 해결되면 지리적 이점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두타에 입점한 저렴한 가격의 의류브랜드가 많다는 점도 면세점 후보지로서 유리한 점이다. 두타는 면세점 이외에 두타와 동대문 시장을 활용하면 유커 쇼핑객의 선택지를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두산의 다른 관계자는 "저렴한 브랜드의 의류를 구매하고 다시 명동에서 명품 브랜드 쇼핑을 하려는 관광객도 많다"며 "(두산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 다양한 가격대의 쇼핑 수요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두산의 이번 면세점 진출 의지를 박용만 두산 회장의 유통사업 재진출 '선언'으로 해석한다.

1960년대 건설·식음료, 1970∼1980년대 유통·기술·소재부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던 두산은 1990년대 중반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기 전까지만 해도 소비재 부문을 주력으로 했던 기업이었다.

그러나 1990년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음료 사업은 물론 OB맥주로 대표되던 주류 사업, 폴로 랄프로렌 수입 판매를 담당하던 의류 사업, 버거킹을 비롯한 식품 사업 등을 모두 정리해야 했다.

재계는 이처럼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꾼 뒤 경기불황으로 두산의 건설·조선·중공업 등 주요 사업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산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유통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고 성장가능성이 큰 면세점 사업에 손을 뻗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재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다는 건 (박용만 회장이) 그간 구상해왔던 비전을 대폭 수정한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며 "백화점을 하던 업체가 면세점을 추가로 하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기 때문에 두산이 이번 면세점 유치전에 사활을 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정중동' 속 사수·확장 의지 강한 롯데·신세계

신격호·동주·동빈 3부자의 경영권 분쟁으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추락한 롯데는 서울의 소공점과 롯데월드점을 빼앗길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나 '반(反) 롯데정서'가 강한 탓에 롯데는 신중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 서울 시내 면세점 진출이 숙원이지만 지난 신규 면세점 확보경쟁에서 패한 탓에 역시 신중하다. 그럼에도 가능하면 내색하지 않는다. 공격적인 태도가 면세점 쟁탈전에서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도 강남에서 면세점 개업을 오매불망 희망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출사표를 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역시 지난 패배의 트라우마 탓에 조심스럽다.

이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는 이달 하순 면세점 사업계획서 제출을 앞두고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재입찰 대상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연매출은 2조원, 잠실 롯데월드점은 6천억원에 달한다. 호텔롯데의 상장을 앞둔 롯데로선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면세점 사업을 빼앗길 경우 타격이 지대하다는 점에서 그룹의 명운을 걸고 재입찰 전에서 승리해야 할 상황이다.

롯데는 은근히 '35년의 면세점 운영 경력'과 기존 사업자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으나 경영권 분쟁 탓에 롯데를 바라보는 국민과 정부의 싸늘한 시선이 부담스럽다.

"롯데면세점도 다른 후보와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한다"는 관세청의 입장 역시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원론적 입장이라 할 수도 있으나 기득권을 기대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가시지 않는 '롯데=일본 기업' 논란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가 지난해 말 매출을 기준으로 면세점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은 탓에 독과점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신세계 백화점은 표면적으로는 "아직 검토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명동의 소공점과 잠실의 롯데월드점 모두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전처럼 신세계 본점의 명품관을 내세워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대체하겠다고 호기롭게 나설 수도 있고 롯데월드점을 겨냥해 강남점 개설 계획을 낼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재도전 의지를 거의 보이지 않고 있으나, 막판에 강남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사업계획서를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앞서 관세청은 공고를 내고 올해 11∼12월 끝나는 서울·부산 면세점 4곳(서울 3곳·부산 1곳)의 특허권 신청을 받기로 했다.

면세점 입지는 특허가 만료된 기존 면세점이 속한 도시만 벗어나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서울 면세점을 노리는 업체는 한 장소의 면세점으로 세 개 특허에 모두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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