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 기획재정위원회 등 8개 상임위에서 국정감사를 이어갔지만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공천 제도를 둘러싼 정치권 논란으로 집중도가 현격히 떨어지는 양상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일부 국감장에서는 여야가 정책국감에 대한 약속은 뒤로 한 채 정쟁으로 파행을 빚는 등 구태는 여전한 모습이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에서 방송문화진흥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감에서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답변이 논란이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과거 한 행사에서 문재인 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표현해 문 대표로부터 고발당한 고 이사장을 상대로 발언 경위와 진의를 캐묻고 이념 편향성을 비판했다.
고 이사장은 이에 대해 "사정이 바뀐 건 없지만 재판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 "내 신념으로는 (문 대표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하는데,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적 없다"고 맞섰다.
고 이사장은 특히 "사법부 일부가 좌경화됐다"는 자신의 발언이 자유민주주의 체제 부정이라는 새정치연합 전병헌 의원의 지적과 관련,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유죄 판결을 언급하면서 "문 대표와 한 전 총리는 사법부 전체를 부정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은 전 의원의 사퇴 요구에도 "국민 대다수는 제가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고 이사장의 답변 내용과 태도에 항의하며 단체로 퇴장해 국감이 한때 중지됐다.
회의가 속개된 후 고 이사장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으나, 야당이 거듭 사과를 요구하자 "잘못이라고 생각하나"라는 홍문종 위원장의 질의에 "네"라고 답하는 것으로 사과의 뜻을 표했다.
한국투자공사(KIC)를 상대로 한 기재위 국감에서도 현안이나 정책보다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거칠게 비방해 논란을 일으켰던 안홍철 사장의 거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은 본질의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안홍철 사장은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다. 반(反) 국민통합의 상징"이라며 안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뒤 서면질의서만 제출한 채 퇴장했다.
국방위원회의 군인공제회 국감에서는 회원 퇴직급여의 이자율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은 "공제회는 말하자면 회원들의 곗돈으로 운영되는 셈인데 요즘 어디서 곗돈에 이자를 4%씩 주는가"라고 질타했고,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 역시 4%대의 이자율은 시장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따졌다.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 국감에서는 부산 지하철의 부실한 안전설비 문제, 경남 남강댐 물 부산권 공급 문제, 포화상태에 달한 김해국제공항 등 신공항 건설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