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한때 포항 최대 규모 향토기업으로 불리우던 대아그룹 최대주주인 황인찬(63) 회장과 형제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에는 대구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직접 나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 및 사정 당국에 따르면 황 회장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3월 아버지인 황대봉 명예회장이 별세한 이후 최근까지 진행 중이다. 이번 조사는 증여 등 회사 자금 흐름 전체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故 황대봉 명예회장은 지난 2009년 생전에 재산 나누기에 들어가 장남 황 회장에게는 해운`리조트`학교법인`호텔을. 차남에게는 보문개발`경주컨트리클럽`대아여행사를, 삼남에게는 대아상호저축은행`대아산업개발을 각각 맡겼다.
하지만 부자간`형제간 재산 다툼과 횡령 등의 사건이 계속되면서 사정 당국의 주시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황 명예회장이 세상을 뜨자 사정 당국은 막대한 부동산과 법인 등을 포함한 재산 정리 과정에서의 탈세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상공인들은 서울청 조사4국이 직접 나선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대아그룹 규모 정도면 대구국세청에서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데다, 이미 그룹 자체도 해체된 상태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서울청 조사4국의 조사를 받은 기업 20여 곳을 살펴보면 모두 수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대기업이다. 2013년 포스코(추징금 3700억원)와 효성(4016억원)을 비롯해 인천공항공사, KT&G, 롯데쇼핑, 지난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청해진해운,LG화학,대우인터내셔널,농심, 올해는 두산인프라코어,이마트,다음카카오,LH 등이 조사4국의 손을 거쳤다.
조사4국은 내국세 범칙 사건에 대한 조사와 처분, 대기업 탈세탈루를 주로 다루는 곳으로 특별하게 국세청장이나 서울지방국세청장 지시로도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4국에서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검찰에 고발되는 경우가 많고, 세금도 우선 납부 후 반환소송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황 회장 일가가 갖는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세무조사 사실여부에 대한 어떤한 확인도 해줄 수 없다"면서 “정확한 추징액이나 탈루 혐의도 조사4국 직원 외에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아그룹 측은 "황 명예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 신고를 파악하기 위해 세무 당국이 최근 5년간의 금융거래 내역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고된 상속 재산 이외에 자식들에게 사전 증여된 게 있는지를 확인하는 통상적인 절차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