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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구조조정, 외과수술식 처방 신속히 해야"
"한계기업 구조조정, 외과수술식 처방 신속히 해야"
  • 日刊 NTN
  • 승인 2015.12.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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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일률적 잣대로 정상기업까지 어려움 빠뜨려서는 안돼"
"불필요한 규제완화 등 정부 지원 필요"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 대기업 19곳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되자 경제계는 한계기업 정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구조조정이 길어지거나 확대될 경우 정상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속히 필요한 부위에만 실시하는 외과수술식의 처방을 주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30일 금융감독원의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공급과잉 업종의 구조조정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면서 "다만 경제에 충격을 덜 주는 방향으로 신속하게 필요한 부위만 조속히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정상적인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는데 질질 끌면 옆에 있던 정상적인 기업들에도 자금 조달이 안되는 등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최근 기업의 재무지표 및 부채 상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상장기업 1천722개 가운데 14%에 가까인 240개가 한계기업으로 평가돼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기업들은 철강(3곳), 조선·기계제조·음식료(각 2곳), 건설·전자·석유화학·자동차·골프장 업종(각 1곳) 등으로 대부분 공급과잉이나 업황의 변화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선업계는 이미 인력과 조직을 축소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태다.

해양플랜트 악재로 올 한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수조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유가 기조 유지로 선박 및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줄어드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4조3천억원대 천문학적 적자를 낸 대우조선은 인적 쇄신과 비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한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이행 중이다.

조 단위 적자에 허덕이는 현대중공업은 최근 그룹의 전 계열사 긴축 경영을 선언하고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포함한 전 계열사의 급여 반납, 시설 투자 축소 등을 통해 5천억원 이상을 절감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도 인원 감축과 비효율 자산 매각 등을 단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긴축경영으로 몸을 사리는 사이 중국 조선업체가 수주 물량을 싹쓸이, 대형 조선 3사는 경기 불황과 부실 경영으로 올해 수주 목표의 60%도 못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부진 지속, 저유가와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내년도 상선과 해양플랜트 수요가 올해 대비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공급을 조절해 저가 수주경쟁을 지양하는 한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요 감소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 역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철강업체 대부분은 이미 지난해부터 상당한 규모로 자체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다만 정부가 경직된 잣대로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리드하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맞춰 국내 철강업계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이번 구조조정이 얼어붙은 경기 한파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기업에 부정적인 낙인을 찍어 회생불가의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각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생존을 위해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을 해오고 있는데 정부가 일률적인 잣대로 재단하면서 멀쩡한 기업까지 어려움에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전했다.

철강업계는 업황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내년에도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불황이 심해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설비 매각 추진은 인수 후보자 물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저유가로 인해 중동 경기가 나빠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이미 상당 부분 구조조정이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제 단순히 해외에서 턴키시공 위주의 사업만으론 안 된다. 파이낸싱 뿐만 아니라 직접 사업을 제안하고 시공하고 운영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건설사별로 전문성을 강화해 특화 영역 이외의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강경완 시장개척실장은 "최근 주택 부동산 경기가 반짝 호황을 누리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건설경기는 계속 악화해왔다"면서 "주택시장을 제외하고 해외건설이나 공공건설 등은 매출과 수익성 모두 악화돼 이미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건설업계에 대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움직임에는 우려를 표시하면서 불필요한 규제 완화와 정부의 지원을 주문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저유가 등 외적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어오다 최근 주택시장의 반짝 호황으로 살아나는 듯했지만 정부의 규제 강화 방침으로 건설사들이 1년여 만에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계기업을 정리하는 건 당연하지만 살아남은 기업들이 계속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일부 제품이 최근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나일론 소재 주원료인 카프로락탐(CTL)은 지난 2012년부터 중국이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장기 불황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내 유일의 카프로락탐 생산업체인 카프로의 대 중국 수출은 지난 2013년부터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져 올해 4년째 적자가 예상된다.

테레프탈산(TPA), 그중에서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도 중국이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SK유화는 아예 PTA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 역시 생산라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과 효성 등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다만 석유화학의 경우 공급과잉이 일부 품목에 해당하는데다 개별업체별로도 수직계열화로 인해 PTA 생산이 필요한 경우도 많아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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