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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찰? 핍뇨?' 너무 어려운 임상시험 설명서
'결찰? 핍뇨?' 너무 어려운 임상시험 설명서
  • 연합뉴스
  • 승인 2016.04.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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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6학년 교과서보다 9배 어려운 용어를 쓴 경우도
국내 임상시험 참여자에게 제공된 임상시험 설명서를 분석한 결과, 일반인이 읽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대 약학대학 이인향 교수팀이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항암제 임상시험(2·3상) 13건의 설명서를 분석한 결과 국민의 평균 독해력인 초등학교 6학년 수준보다 어려운 난이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13개 설명서는 상대적으로 쉬운 1등급(정규교육 이전 수준), 2등급(초등학교 수준) 어휘가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보다 적었고 어려운 3등급(중·고등 수준)·4등급(대학 수준) 어휘는 더 많았다.

특히 가장 어려운 4등급 어휘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0.9%만 포함된 것과 달리 임상시험 설명서에는 평균 5.4%나 포함돼 있었다.

분석 대상 설명서 중 하나는 4등급 어휘가 8.2%에 달해 6학년 교과서보다 9.1배 높은 수준의 어휘로 구성돼 있었다.

'결찰'(통지표 등에서 번호가 빠진 것), '핍뇨'(소변이 감소하는 현상), '심계항진'(두근거림)처럼 쉬운 단어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나 '아나필락시스'(심각한 전신성 알레르기 반응)와 같은 전문 용어 등이 등장해 설명서의 난이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과거 연구에 따르면 성인 66.3%는 읽기 수준이 초등학교 수준으로 나타난다"며 "현재 임상시험에서 제공하는 설명서는 일반인들이 읽고 이해하기에 어려운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인향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은 제외했으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3상 중에서도 시험 결과가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항암제의 임상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의사 등 전문가가 자세히 설명해줬겠지만 절실한 상황에 처한 암환자들이 제대로 위험성을 판단하려면 서툰 번역투, 어려운 단어로 만들어진 어려운 설명서보다는 읽기 쉬운 친절한 설명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임상시험을 많이 하는 나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임상시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이 순위를 5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임상시험의 증가가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3∼2015년에 임상시험 도중 사망한 경우가 49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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