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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양적완화' 이뤄질까…한은법 개정, 난항 예고
'한국형 양적완화' 이뤄질까…한은법 개정, 난항 예고
  • 연합뉴스
  • 승인 2016.04.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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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긍정 검토"…"산금채·MBS 매입해 구조조정·가계부채 해결"
野 "말도 안 되는 소리" 일축…여당서도 "추경 편성이 '정공법'" 반론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밝히면서 4·13 총선 이후 잠잠했던 양적완화 논쟁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란 기준금리 인하나 정부 재정 투입을 하지 않고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제로 금리 에 도달해 통상적인 유동성 확대방식인 금리 인하 등의 정책을 더 이상 채택하기 어려울 때 사용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한국형 양적완화와 관련해 "이건 한번 우리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야 된다"며 "그런 방향으로 추진이 되도록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총선 공약에서 강봉균 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산업은행이나 주택금융공사의 채권을 한국은행이 직접 사들이는 유럽형 방식의 양적완화를 주장한 바 있다.

산은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 재원을 마련하고, 주금공이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으로 3∼5년인 가계부채 만기를 20년 이상으로 늘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형 양적완화가 강 전 위원장의 공약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한은이 산금채와 MBS를 직접 사들이는 내용으로 실현되려면 한국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 한은법은 정부가 발행한 국채 또는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한 정부보증채만 한은이 매입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를 푸는 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구조조정의 경우 공적자금을 투입하거나 국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게 국민 경제적으로 더 바람직하다"며 한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강 전 위원장과 함께 한국형 양적완화 공약을 설계했으며,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20대 국회에서 초선 의원으로 활동한다.

그는 "법 개정은 의원입법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당정 협의를 거쳐 정부입법의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형 양적완화가 이처럼 법적인 근거를 갖춰 실현되기에는 난관이 적지 않다. 법 개정을 담당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한은법 개정에 부정적인 데다, 현행법에 따라 산은채와 MBS를 정부보증채로 바꿔 한은이 매입하도록 만들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기재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이혜훈 당선인은 연합뉴스에 "한은법 개정은 여야 기재위원들의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을 의식해 한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지금은 양적완화를 할 때가 아니다"고 반대했다.

국민의당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결정은 정부가 하고 책임은 한은이 지라는 것이라서 말이 안 된다"며 "한은법 개정을 통한 양적완화는 투명성과 책임성 문제가 있고, 현재의 책임을 미래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경제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칠 뿐 아니라 공연히 대외 신인도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양적완화보다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산은과 주금공에 출자하는 게 '정공법'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기재위 관계자는 "아직 1.5%(현행 기준금리)라는 통화정책의 여유도 있고, 섣부른 양적완화 도입은 우리나라가 어렵다고 해외에 광고하는 꼴인 데다, 현실적으로 야당이 받아줄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금채는 초우량채권으로 시장에서 원활히 유통되기 때문에 굳이 한은이 매입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결국 얼마 되지 않는 이차보전(국채와 산금채의 금리차를 메워주는 것)에 불과한 효과를 거두려고 한은법을 고치는 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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