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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18세 공인회계사 합격’ 조만석 씨
독학으로 ‘18세 공인회계사 합격’ 조만석 씨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6.09.20 12: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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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학력 초등 4년뿐…하지만 15세 때 회계·세법 등 자격증 17개 취득
“공인회계사가 될 수 있도록 기반 마련해준 국가·사회에 보답할 것”

interview ‘2016년도 공인회계사시험 최연소 합격자’

2016년도 제51회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조만석 씨이다. 조 씨는 특히 ‘공인회계사시험 역대 최연소 합격’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돼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조 씨는 또래 친구들과 다르게 정규 교육과정을 순서대로 거치지 않았다. 하지만 15세라는 어린 나이에 자격증을 17개나 취득했고, 그 중에 회계 및 세법 관련 실무자격증도 여럿 있을 정도다. 나이는 어리지만 일찌감치 공인회계사로서의 미래가 기대되는 재원의 자질을 갖췄다. 국세신문은 조만석 씨를 만나 공인회계사시험 준비 등 그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나눴다. /편집자 주

 

-먼저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것을 축하합니다. ‘역대 최연소 합격’이라는 주목할만한 기록을 세웠는데 그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그간 저만의 길을 가면서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합격해서 회계법인에 입사할 날만을 꿈꾸며 버텨왔는데,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2차를 잘 봤던 터라 어지간히 예상은 했지만, 합격이 결정된 때의 기분은 뭐라 말로 형언할 수 없습니다. 순전히 제 힘만으로 해냈기에 성취감이 더 컸을테지요. 제가 역대 최연소기록을 세웠지만 누군가가 꼭 깨주기를 바랍니다. 뚜렷한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해 달린다면 불가능한 기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8세라는 다소 어린 나이로 공인회계사시험이라는 어려운 시험에 합격했는데 어떤 계기를 통해 회계사 자격증에 도전하게 됐는지 듣고 싶습니다.

▲초등학교를 2번 월반해서 4년 만에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를 통해 마치고 나서, 경영학 독학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회계를 처음 접해봤는데 흥미도 있었고 적성에도 잘 맞는 듯 했습니다. 저는 말로 풀어내는 것보다는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회계가 딱 그랬습니다. 다른 과목과 달리 객관적이고 명확한 정답이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저는 회계분야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탐구해봤고, 결국 회계계통 최고의 전문가인 공인회계사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공인회계사시험에서 평균 73점으로 상위권 성적을 일궈냈는데 과목별로 시험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듣고 싶습니다.

▲수험생활 내내 저를 가장 괴롭힌 과목은 세법이었습니다. 학습범위가 다른 과목보다 훨씬 더 넓었고, 공부한 내용도 다음에 보면 다 잊어버리다보니 때로는 짜증도 났습니다. 1차와 2차 동차 때까지는 매우 힘들었지만, 그래도 2차 유예 때는 다독했더니 실력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2차 유예 때는 회계감사가 가장 애를 먹였습니다. 내용이 생소해서 처음에는 도저히 개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호기심에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계감사 관련 실무자료를 찾아봤는데 이게 꽤 효과적이었습니다. 책에서 배운 감사기준과 품질관리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출제될 것을 대비해서 감리지적사례도 면밀하게 읽어봤습니다. 이외의 과목들은 크게 무리 없이 했습니다.

 

-공인회계사시험을 준비하면서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냈는지, 준비기간 동안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매일 10시간 남짓 공부했고 잠은 8시간 정도 잠을 잤습니다. 수험생치고 공부시간이 매우 짧은 편입니다. 대신 공부하지 않을 때에도 학습한 내용을 끊임없이 되뇌어봤습니다. 매일 공부를 마친 후에는 스스로 설명한다는 기분으로 정리했고, 잘 정리되지 않는 부분은 10번이고 20번이고 체계가 잡힐 때까지 책을 다시 찾아 읽어봤습니다. 혼자여서 힘든 점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요령을 전수해줄 선배나 친구가 없어서 혼자 연구하면서 터득해야 했습니다. 정보력도 다른 분들에 비해 훨씬 낮았습니다. 그러나 가장 힘든 점은 외로움과 두려움이었습니다. 매일 시험에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어려운 시험이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잖았을 텐데 어떻게 스트레스를 이겨냈는지 듣고 싶습니다.

▲체력과 건강관리도 할 겸, 스트레스도 풀 겸해서 시험 직전 1주를 제외하고는 정기적으로 수영장에 다니고,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매일 했습니다. 제게는 일석이조인 셈이지요. 또한 TV로 여행 프로그램도 자주 봤습니다. 수려한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았지만, 외국에서 어렵게 사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렸습니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그런 친구들에게 공부는 사치였습니다. 그걸 볼 때마다 제가 너무 나약한가 싶었고, 열심히 공부하도록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기르는 수밖에는 없다고 봅니다. 위의 방법은 잠깐은 효과를 볼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불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조만석 씨는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 초등학교를 두 차례나 월반해 마치고 중·고등학교 과정은 검정고시, 대학은 경영학 독학사 자격을 취득해 수료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짧은 시간 내에 이러한 과정을 소화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과정은 본인의 선택이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EBS로 중학교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지금도 이런 공부를 할 수 있는데 굳이 학교를 다니면서 오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도 저만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아예 중·고등학교마저 빨리 마치고 전공분야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서 검정고시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때 처음에는 부모님이 우려하셨지만, 제 의지에 따라 지금의 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수학경시대회나 한자자격증 등 수많은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자격증들을 취득했고, 그 자격증들을 어떠한 이유로 취득했는지 듣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에 6학년 수학경시대회에 나가 동상을 받았습니다. 3학년(만7세) 때에는 한자2급 자격증을 따고, 6학년(만10세) 때에는 ITQ 마스터를 취득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라 시간이 많이 있어서 나중을 대비한 기초지식을 쌓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독학사를 할 무렵에는 회계 및 세법지식도 쌓을 겸, 공인회계사시험을 위한 전초전도 치를 겸해서 재경관리사, IFRS관리사, 전산세무1급, 기업회계1급, 세무회계2급 등 회계 및 세법 관련 실무자격증 여러 개를 취득했습니다. 또한 공부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서 자금관리사, 파생상품 투자상담사 등 금융관련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이런 과정들이 쌓여서 지금의 공인회계사 최연소 합격 타이틀이라는 영예를 거머쥐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처럼 정규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물론 학교생활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있습니다. 특히 공부가 힘들 때마다 ‘제대로 학교를 다녔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어린 나이에 공인회계사가 되기 위해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하는 학교생활은 아쉽지만 포기해야 했습니다. 사회경험도 없어서 화술이나 처세술도 떨어지고 제가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어린 나이에 회사에서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려하셨습니다. 앞으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생활을 잘 해나가는 것이 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유수의 회계법인에서 입사를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어떤 회계사가 될 것인지 포부에 대해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한 회계법인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감사업무를 약 5년 동안 숙달한 뒤, 재무자문 쪽으로 영역을 넓혀 멀티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제가 공인회계사가 될 수 있게끔 기반을 마련해준 국가와 사회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회계정보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고함으로써 국가적 위상을 높이고, 기업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공부도 끝난 것은 아닙니다. 우선 그간 소홀히 해왔던 영어를 회화위주로 공부하려 합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3학년에 편입해서 상법 외에 민법 등 다른 법도 익히려 합니다. 이외에도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 있다면 추가적으로 배울 생각입니다.

 

-본인처럼 공인회계사시험을 독학으로 공부하거나 공인회계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조언이나 응원의 메시지가 있다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공인회계사시험은 역시 고시답게 매우 어렵습니다. 때론 ‘길을 잘못 선택한 건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내는 것도, 문제를 풀고 합격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저는 선배나 친구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해냈으니 든든한 조력자의 지원 하에서 열심히 하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거두시리라 믿습니다. 특히 독학으로 공부하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공부하다가 막혔을 때에도 혼자서 연구하면서 극복해야 합니다.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과 두려움이었습니다. 주위에 위로하고 조언해줄 분이 없다보니 마인드컨트롤까지 홀로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비록 험난한 길이지만 한걸음씩 나아가면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힘든 형편 하에서 외롭게 공부하는 분들께 제가 작은 희망이나마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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