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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CJ 이미경 퇴진 압박…경영권도 '대통령의 뜻'
청와대 CJ 이미경 퇴진 압박…경영권도 '대통령의 뜻'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6.11.04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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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쉬라는데요.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십니까"
▲ 청와대 핵심 수석이 대통령의 뜻이라며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녹음 파일을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온 국민이 멘붕상태에 있는 가운데 이미 국내 대기업은 청와대로부터 경영권까지도 간섭받은 사실이 드러나 또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청와대 핵심인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MBN은 3일 2013년 말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이 CJ그룹 최고위층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강요하는 내용의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이 청와대 비서관은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이 버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재촉했다고 한다.  

당시 이재현 CJ 회장이 같은 해 7월 횡령 및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누나인 이 부회장은 외삼촌인 손경식 CJ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였다.

녹취록에 따르면 청와대 수석은 "너무 늦으면 진짜 난리가 난다. 지금도 늦었을지 모른다"고 이 부회장 퇴진을 재촉했고, CJ그룹측에서 “그럼 VIP 말씀을 저한테 전하신 건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CJ 고위 관계자가 이를 거부하자 청와대 수석은 7분동안 전화로 '수사'라는 단어를 꺼내며 노골적으로 같은 요구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청와대 수석은 또 CJ그룹 관계자가 청와대 내부의 공통적인 의견이냐고 묻자 “컨센서스가 무슨 컨센서스입니까. 그냥 쉬라는데요. 그 이상 뭐가 더 필요하십니까. 저는 제가 중간에서 확실하게 전달해 드렸다”라고 말했다.

▲ 2014년 초 스위스 다보스 포럼 기간 중 열린 '한국의 밤' 행사 등에서 '싸이'와 함께 이미경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CJ그룹 관계자가 재차 “VIP 뜻은 확실하신 거냐”고 묻자 수석비서관이 “아유 확실하다”라고 하면서 “제가 직접 들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이 녹취록에는 청와대가 이 부회장 퇴진을 종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해당 수석은 2014년 여름 경질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그간 항간에 떠돌던 'CJ가 현 정권에 미운 털이 박혔다'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금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CJ E&M의 tvN의 프로그램 'SNL코리아'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나치게 희화화하고, '광해, 왕이 된 남자' 같은 '좌파' 영화가 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게 소문의 요지였다. 

당시 'SNL코리아'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이정희 등 대선 후보군에 오른 정치인들을 패러디해 본격 정치풍자에 나섰다.

또 한편으로는 CJ그룹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이유에 대해 '스위스 다보스 포럼' 한국의 밤 행사가 발단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초 스위스 다보스 포럼 기간 중 열린 '한국의 밤' 행사 등에서 '싸이'와 함께 이미경 부회장이 '한류 전파'의 주인공 역할을 한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이 '자신이 들러리 선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상당히 불쾌해 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고 결국 퇴진 압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도 청와대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 여부에 대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당시 박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서 이미경 부회장의 태도와 행동을 마음에 안들어했다는 얘기를 다들 정설로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대기업 총수 일가 경영권까지 직접 간섭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2014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지병 치료와 요양을 이유로 2년 가까이 해외 체류 중이다. 이 부회장은 20대 때부터 근육이 위축되는 선천성 희귀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 당시 잠시 귀국한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해외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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