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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주주가치 제고 때문일까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주주가치 제고 때문일까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7.04.28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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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강화 수단 없앤 것... 이유있는 이재용의 '초강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추진하던 지주사 전환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추진하던 지주사 전환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삼성전자가 자사주(13.3%)를 전량 소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지주회사 전환 포기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소각 규모는 총 49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내년까지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3.3%에 해당하는 40조원 어치의 물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주사로 전환한다 해도 사업경쟁력 강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더러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지분을 보유한 각 계열사의 이사회와 주주 동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했고, 또 지주사 전환에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을 우려했다. 또 금산법·보험업법상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전자 지분 매각시 주가 불안도 요인으로 꼽았다. 

13.3%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나면 이 부회장으로서는 경영권 공격을 받을 때 이를 방어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지는 셈이다. 자사주는 본래 의결권이 없지만, 지주사 체제로 개편하면 이 수량만큼 의결권이 살아나 지배구조 강화에 크게 도움이 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강화의 수단을 없앤 것으로, '지주사 전환은 없다'며 번복 가능성을 의심하는 세간의 오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이 부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0.6%에 불과하고, 부친 이건희 회장(3.54%)과 계열사의 지분을 합해도 18%를 겨우 넘는다. 반면 외국인 주주의 지분은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발표는 주주들에게는 환호할만 하다. 한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를 주장하고, 지주사 전환을 요구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발표를 "매우 고무적이고 중요한 진전을 나타낸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수ㆍ합병(M&A) 등 대규모 거래나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해 왔다"며 "하지만 최근에 보유 현금이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측에 뇌물을 바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 중에 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이나 최순실측에 별도로 제공한 자금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지원하는 대가라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국회 청문회에서 "삼성물산 합병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절차가 아니고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경영권을 넘기겠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때 약속했던 미래전략실 해체도 실제로 추진됐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이번 삼성의 자사주 소각 발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지원하는 대가가 아니라 압박과 공갈·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초강수로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훨씬 더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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