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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한마디]우리 사회의 ‘숨은 세금’을 보라
[거꾸로 한마디]우리 사회의 ‘숨은 세금’을 보라
  • 이재환 기자
  • 승인 2017.05.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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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과정에서 후보들의 한국사회의 복지 및 부담 수준에 관한 공통 인식은 현재 저부담 저복지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진단은 선거를 앞 둔 상황과 맞물려 중복지로 나아가겠다는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게 했습니다. 다만 중부담에 관해서는 어떤 후보는 대놓고 법인세율을 올리겠다고 한 반면 일부 후보는 명확히 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심으론 후보들 모두 ‘현재는 저부담 저복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부담 중복지로 가야된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나 추측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인식과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과연 한국사회는 대선 후보들의 인식대로 현재 저부담 저복지 상태일까요? 한국 납세자연맹이 최근 이 같은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과 관련 자료를 제시해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연맹은 “우리나라는 조세부담률 통계에는 빠져있는 숨어 있는 세금과 세금낭비 등을 감안하면 ‘저부담 저복지’ 국가가 아닌 ‘중부담 저복지’ 국가”라고 주장하면서 숨은 세금만 해도 최소 54조원 규모가 된다고 추정했습니다. 연맹이 주장하는 우리 사회의 숨은 세금은 ▲2015년 부담금징수액 19조원 ▲카지노, 경마, 복권 등 도박관련 기금수입 3.4조원 ▲중앙정부세외수입 중 경상이전수입(벌금, 과태료, 교통범칙금 등) 6조원 ▲지방세세외수입 중 사용료수입 9조원, 수수료수입과 과태료 등 2조원 ▲고속도로통행료 4조원 ▲TV수신료 6258억원 ▲몸으로 종사하는 국방의 의무를 세금으로 환산한 10조원 등입니다. 54조원은 2015년 국내총생산(GDP, 1558조원) 대비 3.4%에 해당하는 금액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부담금 등이 교과서적 의미의 세금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돈도 세금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국민의 호주머니 속에서 나오는 탓인지 시중의 인식은 세금과 부담금 등의 차이를 구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血稅라는 말의 근원도 일본 메이지 시대의 징병의무라는 말도 있고 더 거슬러 가면 고대 로마시대 시민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 대신 강력한 병역의무를 부담했다고 역사는 전합니다.

일부의 대기업이 아닌 전체납세자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 시민단체인 납세자연맹이 이런 점들을 감안, 우리 사회가 저부담 저복지가 아니라 중부담 저복지라고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연맹은 이런 주장과 자료를 내놓으면서 궁극적으로 공정한 과세체계와 국가예산의 낭비 방지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 2가지 요건 모두 충족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복지가 늘어날수록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더 심해지고 국민들의 삶은 더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고 이러한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사회는 악순환의 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연맹의 주장이 새 정부의 정책설계에 밑그림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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