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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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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1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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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GE방식’ 인사쇄신안 ‘쇼크’
한상률 청장, 대통령 의중 읽고 하위 10% 구조조정
‘철밥통’ 끝나나 공직사회 초긴장
납세자시각서 업무평가 인사반영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이후 기획재경부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머슴론’을 펴 ‘철밥통’신분의 공무원들에게 더 이상 무사안일 한 자세로는 공복의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다. 한마디로 세금으로 녹을 받는 공무원들이 성심을 다해 국민을 위해 봉사하라는 메시지였다.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회사가 어려우면 봉급을 받지 못하는데 공무원들은 나라살림이 어려워도 봉급을 받고 있지 않느냐”며 “머슴은 주인보다 먼저 일어나 창의적인 마인드를 갖고 일을 챙겨서 해야 한다”고 강조 했다. 이 대통령의 머슴론은 공직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위한 자세로 위선의 눈치만 보고 일하는 공직자에게 불이익이 돌아 갈뿐 아니라 영원한 철밥통 직장은 더 이상 존치할 수 없음을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있고 난 다음날 한상률 국세청장이 '경직적 관료조직을 고객 지향적 기업 형 서비스기관으로 전환하는 국세청 인사 쇄신안‘을 내놓아 국세청 내부는 물론 공직사회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한 청장은 11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조찬세미나 강의에서 “성과평가 결과 하위10선 직원을 상시 정리해 온 제너럴일렉트릭(GE)의 활력곡선(vitality curve)도입을 신중히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일 못하는 국세청 직원을 상시 정리하는 ’기업형 구조조정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져 향후 성과평가 및 인사개혁 구상도가 어떻게 짜여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한상률 국세청장의 강연내용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내용을 간추려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주>
◇국세행정 납세자 시각에서 평가
국세청은 최근 10년간 정부조직 중 가장 큰 변화를 이끌어내어 혁신의 모범생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아직도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국세청이 아니라 납세자 시각에서 객관화된 계량모델로 세정의 성과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세청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도를 평가하고 납세협력비용을 측정할 계획이다. 업무분야별, 세무관서별로 납세자 신뢰도와 납세협력비용을 매년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성과지표로 활용하고 혁신의 우선순위를 정할 계획이다. 납세자의 평가에 따라 세정의 혁신방향을 결정하는 셈이다.
고객인 납세자를 섬기기 위해서는 납세자 시각에서, 납세자가 기대하는 혁신활동으로 납세자 신뢰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납세협력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신뢰기반을 구축하고 납세순응도를 높여서 안정적인 세입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국세청이 납세자 신뢰도와 납세협력비용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해서 고객섬김을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 초일류기업 경영기법 도입
국세청은 GE 등 세계적 초일류기업의 경영관리기법을 도입하여 활용하기로 했다. 세계적 기업 간의 무한경쟁 속에 검증된 무형자산이기 때문이다.
‘전사적 6시그마’로 과세품질을 근본에서부터 혁신하고 있다. 과세불량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과세불량률을 평가해서 현재 고지 1만 건당 70건 수준인 과세불량률을 2년내 절반으로 축소하고 장기적으로 6시그마(100만건당 3.4건의 불량품)에 도전할 계획이다.
납세자 불평을 경청해서 신속하게 해결하고 이를 제도개선의 소중한 자산으로 관리하기 위해 납세자불평관리시스템(VOC: voice of customer)을 구축하고 있으며, 오는 7월 개통할 예정이다.
한 국세청장 취임이후 벌써 6차에 걸쳐 Town Hall meeting이 개최되었다. 과세품질 혁신, 성과평가, 사회적 공헌활동, 일 버리기 등이 그 주제였다. 타운미팅으로 고위공무원단 성과평가시스템이 마련되고 ‘일 버리기 50% 운동’의 성과도 벌써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일선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청장이 현장에서 듣고 바로 채택여부를 결정하는 새로운 의사결정시스템은 직원에게 주인의식(sense of ownership)과 열정을 심어주어 지속적 변화와 혁신을 담보하고 있다.
◇연공서열인사 성과 역량중심으로
국세청은 그간 특별승진 확대, 주요보직 공모제 등 지속적으로 인사혁신을 해왔으나, 연공서열의 낡은 틀에서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다. 이제 성과와 역량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인사기준으로 삼아 성과와 역량중심의 인사를 뿌리내릴 것이다. 단기적 성과는 성과상여금과 전보인사 등에, 누적적 성과와 역량 평가결과는 미래리더 양성과 승진인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공정한 성과와 역량중심의 인사로 경쟁문화를 정착시켜 개인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조직의 성과와 역량을 최대로 높여 나갈 것이다.
세계적 기업을 벤치마킹해서 고위공무원 성과평가 제도를 새롭게 도입했다. 고위공무원은 1) 매년 국세청장과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2) 반년마다 성과와 역량 평가를 받고, 3) 본인희망 직위에 대한 성과제안서를 제출한다. 국세청장은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성과와 역량 평가결과, 성과제안서 등을 고위공무원과 직접 인터뷰하면서 종합평가해서 전보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지난 1-2월에 파일럿(pilot) 성과평가를 했는데 경쟁의식, 변화의지, 도전적 업무태도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재와 리더십을 중시하는 GE의 ‘활력곡선(vitality curve)’의 도입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다. GE의 활력곡선은 조직구성원을 20% 핵심정예, 70% 중간층, 10% 하위로 구분하여, 상위 20%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을 해주면서 미래리더로 양성하고 하위 10%에 대해서는 상시 정리하는 시스템이다. 온정주의를 배격하고 철저히 성과와 능력에 따라 차별화 원칙을 관철한 인사시스템이다.
◇한 청장 기자간담회 주요내용
민간기업은 경쟁문화가 조화롭게 운용되고 있지만 정부조직은 그렇지가 못하다. 철저하게 업무성과와 능력에 따라 인사에 반영하겠다. 기업처럼 GE의 활력 곡선대로 하위10%를 정리하는 데는 공무원신분보장 규정 등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모두 퇴출까지는 아니더라도 재교육하는 등 새로운 인사제도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그리고 GE의 활력곡선을 모든 직원에 적용하기는 어렵고 우선 올해 말 고위공무원단에 적용할 생각이다. 성과가 나쁜 고위간부에 대해서는 대기 발령을 내거나 경우에 따라선 퇴출도 단행 하겠다. 따라서 고위공무원은 매년 국세청장과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마다 성과와 역량을 평가받게 된다. 청장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인사가 이뤄지며 희망보직도 부여 될 것이다.
한상률 청장의 강도 높은 인사쇄신 정책은 전군표 전 청장의 구속 이후 신뢰가 추락한 만큼 공직사회 기강혁신을 국세청이 앞장서 불어 넣겠다는 강한 의지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 특히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얻은 한 청이 국세청에 새바람을 일으켜 공직사회에 모범을 보임으로서 대통령의 국정방향을 정확히 간파, 솔선수범한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머슴론에 이어 한 상률 국세청장의 ‘활력곡선론’이 나온 이후 각 부처들이 긴장하며 경쟁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인사쇄신 방안을 발 빠르게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놀아도 월급이 나오는 ‘철밥통’ 공무원 직장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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