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세수입이 300조 원이 넘어 조세부담률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야당의원이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국민과의 합의를 고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의원(자유한국당)은 29일 “김 부총리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가능하면 국민의 조세부담률 수준이 20%를 넘지 않도록 하려 한다. 조세부담률이 20%가 넘는 것은 국민적 합의 등 고려해야 할 것이 있어서 가능하면 국민부담을 늘리지 않도록 지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심 의원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늘다보니 올해 조세부담률이 20%를 넘어서 국민의 조세부담이 더욱 무거워 질 전망”이라면서 지난해 김 부총리의 발언을 지적했다. 

조세부담률은 지난 2013년 17.9%를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해 왔고, 올해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의 ‘2019년 국세 세입예산안’과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도 내년부터 2022년까지 조세부담률은 20.3~20.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조세부담률은 국민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는 국세 및 지방세를 합산한 규모가 경상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재계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8월 말 국세수입 증가속도가 빨라져 올해 국세수입 예상액은 지난 2013년 대비 약 100조원 늘어난 302.5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조세부담률도 역대 최고치인 21.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높아진 한국의 조세부담률 전망치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미국(18.9%)과 일본(17.2%), 멕시코(16.7%), 칠레(20%)보다 높아지게 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 10일 국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유승민 의원이 "올해 국세수입이 300조 원을 넘는지"를 묻는 유승민 의원(바른미래당)의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말해 이같은 전망을 부인한 바 있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김 부총리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세수입이 3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인정한 바는 없지만, 최소한 정부의 재정운용계획에 따르더라도 내년부터는 조세부담률이 20%가 넘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더 이상 조세 저부담 국가가 아니고 중부담에서 고부담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현 정부의 복지정책 등이 공짜가 아니라는 점과 슈퍼예산 편성에 대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특히 “올해 조세부담률이 20%가 넘은 것과 관련해 김 부총리가 약속한 국민적 합의나 동의는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비효율적인 재정지출 사업들로 국민세금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실질적 정책 효과는 체감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 방향의 선회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조세부담률 추이>

(단위: %, 조원)

주:1)`18년 명목GDP는 기재부 전망치(`18.7.18) 4% 적용

2)`18년 국세수입은 `17년 6월 진도율(52.0%) 적용

3)`18년 지방세 수입액은 `17년 증가율 6.5% 적용

자료 : 통계청, 행정안전부

[표]향후 5년간 조세부담률, 국민부담률 전망

(단위 : %)

** (출처)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이유리 기자 euri.lee@intn.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