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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2차 협상 진행 결과
한·미 FTA 2차 협상 진행 결과
  • 승인 2006.07.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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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2차 협상 진행 결과

[사진있음]
한·미 FTA 2차 마지막 날 모든 협상 취소
오는 9월 3차 협상 진통 예상돼
약제비 적정화 방안 등 일부 협상 파행 치달아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14일 모두 끝났다.
양국은 무역상품 분과 부문에서 관세양허안 기본원칙의 단계를 합의하는 등 일부 진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몇 몇 주요현안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으며 협상 마지막 날에는 예정됐던 일정이 모두 취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한미 양국은 9월 초 제3차 협상을 통해 이어가기로 하고 서울에서의 2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본지에서는 이번 2차 협상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3차 협상은 어떻게 전망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상품 양허안의 기본원칙만 합의>

▲상품/농산물/섬유 - 한․미 양국은 이번 2차 협상에서 상품, 농산물, 섬유의 양허안을 8월 중순경 일괄 교환키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2차 협상은 상품 양허안의 기본원칙에 합의한 결과를 낳았는데, 상품 품목들의 시장 개방 시기는 즉시철폐, 3년, 5년, 10년, 기타 등으로 구분해 교환키로 했다. 기타부문은 양허를 제외하는 품목 또는 10년 이후에 철폐할 품목 등 민감 품목을 반영하기 위해 쓰인다.
그러나 농산물 및 섬유는 양허안 작성에 대한 기본원칙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각자의 방식대로 작성해 교환키로 했다.
농산물의 경우 한국은 단기, 중기, 장기, 기타 방식의 개방안 틀을 제안하면서 장기를 한․칠레 FTA때 적용된 수준인 16년으로 제시했으나 미국은 상품분야처럼 기타 부문 이외에는 최장 10년 수준으로 제한할 것을 주장해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아울러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의 발동 요건 등을 둘러싸고 한․미 양측 이견은 여전했다.
섬유는 한국이 5년 이내 관세 철폐를 주장했으나 미국이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거부했다.
▲서비스/투자 - 한편, 지난 11일 서비스 분과 협상 시 서비스 및 투자 1차 유보안 및 정부조달 양허안을 교환했으며, 이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한미 양측은 이와 관련 서비스 및 투자 유보안 중 각국의 관심분야 목록을 교환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제3차 협상부터는 본격적인 양허안 및 유보안 협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는 미국측 서비스 및 투자 유보안이 󰡒기존 FTA에서 제시됐던 것과 유사하기는 하나 비교적 높은 수준의 개방안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략적 개방 필요성, 공공분야 훼손 방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이번 1차 유보안을 기초로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인정 -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인정문제는 여전히 입장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역외가공방식에 관한 다른 국가와의 기존 FTA 사례를 소개하고 원산지인정을 위한 기술적인 사항을 설명했으나, 미국은 개성공단문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입장을 견지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기타 - 미국은 한국의 교육․의료 및 수도․전기 등 공공분야 서비스 개방에는 관심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한 한국의 국민 건강의료보험제도를 존중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한국은 한편, 미국이 요구했던 신금융 서비스의 개방에서 󰡐미국의 서비스 판매자가 한국 내에 현지 법인과 지점을 설립한 상태에서 금융 서비스를 공급해야 하며, 한국의 금융감독당국이 신금융상품을 건별로 심사해 허가할 필요가 있다󰡑고 추가로 건의했다. 미국도 이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한․미 양국은 각국의 법령 체계 아래에서 전자상거래를 하는 소비자를 보호하고 이를 위해 관련 기관 사이에 협력하기로 한 󰡐온라인 소비자보호󰡑에 합의했다.

<의약품 분과 이견으로 협상 결렬>

이번 2차 협상에서 한미 양측은 지난 1차 협상에서의 협정문을 기초로 실질적 입장차이가 적은 이슈에 대한 이견을 축소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다. 하지만 양측 이해가 상반된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기존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정부는 이를 󰡒협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로 주요 쟁점 대부분의 입장에 변함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과는 한미 양측의 의견 차이로 협상이 중단됐으며, 이는 2차 협상의 전체 진행에 일부 장애를 초래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한국 협상단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주요 내용 및 추진 일정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미국은 FTA 틀 내에서의 논의과정 없이 한국 측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회의를 중단했다.
미국은 이후 13일 무역 구제 및 서비스 분과 회의에 협상에 불참했으며 한국 측도 이에 반발, 14일 상품 분과 및 환경 분과 회의 일정을 모두 취소해 버렸다.
미국이 문제를 삼은 부분은 건강보험 약제비 가격 책정 방안의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이다. 최근 정부가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써 오던 네거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오는 9월부터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으로 바꾸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의약품에서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은 효능을 인정받은 신약이라고 해도 모두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가격 대비 효과가 우수한 의약품만 선별해 등재하는 방식이며 네거티브 시스템은 허가된 모든 의약품을 건강보험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포지티브 리스트란 어떤 사항에 대하여 허용 또는 긍정의 적극적인 항목을 게기(揭記)한 표를 말한다. 예를 들어 무역자유화에 관한 포지티브리스트는 외국에서 수량제한 없이 수입할 수 있는 품목을 게기한 것이며, 자본자유화에 관한 포지티브 리스트는 외국자본이 자국 내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업종을 표시한 것이다. 또 특혜관세 제도에 관한 포지티브 리스트는 특혜관세를 적용하는 품목을 나타낸 것이다.
정부 발표대로 오는 9월부터 이 리스트가 시행될 경우 우수한 신약을 많이 보유한 미국은 상대적으로 한국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약제비 가격책정 적정화 방안의 시행 일정을 취소하고 대체 방안을 협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측 김종훈 수석대표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가진 협상 결산 브리핑에서 "적정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확도하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기본적으로는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이 신약에 불리하다는 오해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해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 초기라 아직 큰 우려 없어>

결국 2차 협상은 큰 진전 없이 막을 내리게 됐으며 제3차 협상은 9월 첫째 주중 미국에서 개최된다.
정부는 3차 협상 전인 7월 말경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대국회 설명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상품ㆍ농산물ㆍ섬유에 대한 관세 양허안을 8월 상반기 이전에 일괄 교환키로 했다. 하지만 양허안 틀이 정해지지 않은 농산물 섬유 부분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비스 및 투자 유보안 관심사항 교환도 3차 협상 이전에 이루어질 예정이나 그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3차 협상 때에는 2차 협상의 최대 갈등 요인이었던 의약품을 비롯, 농산물, 개성공단 생산제품 원산지 등 핵심 쟁점들이 팽팽히 맞서는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 협상이 건강보험 약가 책정 적정화 방안에 대한 미국의 불만 제기로 파행 양상까지 빚어진데 따라 3차 협상도 난항도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2차 본협상 파행에 대해 큰 걱정을 할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2차 협상 결렬을 협상의 한 과정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협상이 꽤 진행된 상태에서 이같은 파행이 일어났다면 서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 때문에 협상을 결렬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초기단계에서는 그런 분석을 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3차 협상은 일단 교환된 1차 양허안을 가지고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협상에 나서게 돼 있다.
양측이 각자 원칙에 따라 관세감축 계획을 담아 교환하고, 서로 상이한 양허안을 놓고 개별 품목별로 적정성을 따지고 조기 감축 등을 요구하는 등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FTA 협상은 더욱 복잡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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