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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기업과 공자 이야기
[稅政칼럼]기업과 공자 이야기
  • jcy
  • 승인 2007.08.13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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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 논설위원
   
 
  ▲ 김진웅 본지 논설위원  
 
기업의 목적

흑자를 낸 내국기업은 예뻐 보이고 외국기업은 미워 보이나 보다. 일부 미디어는 먹튀, 빨대기업이라는 은어성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그럼 기업은 왜 존재할까? 전경련이 ‘기업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초·중·고생들에게 던졌더니 놀랍게도 ‘사회봉사’를 꼽은 학생이 60%를 넘었고,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답변한 학생은 불과 39.1%였다고 한다.

세계경제 11위의 자본주의 나라에서 보여 준 색다른 기업인식이다. 기업은 사회봉사기구여야 하는 인식의 뿌리는 무엇일까?

공자의 대동사회

그 이유를 찾아 보려면 2500년 전의 공자를 만날 필요가 있다. 공자는 예수, 석가모니와 함께 3대 성인(三大聖人)이다. 서양에서는 예수의 기독교가, 동양에서는 공자의 유교(儒敎)가 동서양 문화의 형성과 발전의 각각 모태가 되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파고든 광범위한 유교문화의 생활화는 중국인들조차 놀라워할 정도이다. 유교는 유구한 세월에 거쳐 한국인의 삶의 전범이자 질서가 된지 이미 오래이다.

그럼 공자의 이상적 사회는 어떠했을까? 그는 만인이 평등하고 분배 정의가 실현된 ‘大同社會’를 꿈꾸었다. 공평한 분배가 중시된 매우 윤리적인 경제관이었다. 공자는 이윤추구가 내포하고 있는 상서롭지 않은(?) 기운을 경계한 탓인지 논어 헌문(憲問)편에서 見利思義라 하여 ‘눈앞에 있는 이익을 볼 때 먼저 그것이 의로운 것인가부터 생각하라’고 경계시켰다.

이익이 의로울 것을 주문하다 보니 이익의 추구는 양반이 할 짓이 아니었다. 자연 ‘사농공상’의 서열의식이 생겨났다. 이것은 조선사회가 상업이 발전하지 못하여 물질적 부와 국력을 축적하지 못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장사꾼과 선비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국제무역이 활발하였으나 조선시대 들어서는 해외통상이 쇠퇴한다. 이는 조선의 배불숭유와 무관하지 않다. 조선시대에는 중농억상(重農抑商) 정책들이 추진되었다. 선비는 가난해도 농사는 지을지언정 장사는 하려 들지 않았다.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고 굳게 믿었다. 서로는 섞일 수가 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유구한 천상(淺商) 정서의 모태를 찾게 된다. 아담 스미스에게 개인의 이익 추구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아서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축복이었지만 조선에서의 이익추구는 소인배나 따를 일이었다.

오늘날 공자의 見利思義 가르침이 헛되지 않아서인지 순수 학생들이 의로운 사(士)와 이익의 상(商)을 결합시켜 기업을 의를 실현하는 봉사기구로 승격시키고 있다.

기업은 재정의 샘

흥미롭게도 사농공상의 카스트제도는 아직도 유효하다. 성공한 기업인(商)들은 무엇이 부족한지 판, 검사나 공무원(士) 사위를 열심히 찾는다. 동문회는 모교를 빛낸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공직자 아니면 정치인들을 뽑는다. 공자의 혼령이 아직도 한국땅에서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장사꾼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 땅의 기업인의 자리매김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기업인은 납세의 주축이자 고용과 재정의 샘이다. 대접 받아 마땅하다. 얼마 전에 하버드 대학에서는 졸업식에 귀한 말씀을 해달라고 기업인을 모셨다. 그는 이렇게 소개되었다. 가장 성공한 자퇴생(most successful dropout) 빌 게이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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