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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뭔가가 풀렸다 …
[稅政칼럼]뭔가가 풀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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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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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 편집국장
   
 
  ▲ 鄭昌泳(本紙 編輯局長)  
 


여러 가지 면에서 취약한 시기다. 연말 대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구체적 개입여부를 떠나 국세청발 각종 악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뒤처리마저 말끔하게 되지 않아 세정가는 연일 뒤숭숭하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뭔가 ‘붕’ 떠 있는 느낌”이라며 “시간이 빨리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빼 놓지 않는다.

국세청 의도와는 상관없이 올 정기국회가 됐든, 국정감사가 됐든 국회쪽에서는 국세청을 강하게 흡입할 태세다. 진실이나 진상도 중요하지만 입맛에 맞는 정쟁의 ‘꺼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의 정기국회가 싱겁게 넘어가던 ‘관행’이 올해도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거짓말’과 ‘검은 사실’이 세상을 덮고 있고, 사람들은 연일 터져 나오는 사건에 대해 이제 ‘희화화 하기’마저 지겨울 정도지만 눈만 뜨면 새로운 ‘내용’이 뭔가를 또 내밀고 있다.

국세청의 야당 대선후보 재산 조회 문제는 정치적·대외적 이슈의 가운데 있지만 나름대로 업무상 이유와 명분이 있고, 책임범위 또한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곤혹스럽겠지만 풀어가는 ‘과정’이 눈에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국세청 고위간부의 거액 금품수수 비위 구속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 국세청 조직 내외적으로 감당하기가 아주 곤란할 정도의 치명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당사자 문제로 끝나지 않는데다 사건의 성격이 단순구조를 넘고 있어 지속적인 ‘뉴스’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

워낙 눈에 띄는 사건이 많은 시기여서 일반 국민들은 혀 를 차고 넘어 가지만 국세행정이 받게 될 치명적 상처는, 설명이 필요 없다.



실제로 국세청 고위간부 비위 사건이 결정타를 날린 곳은 국세청 조직 내부다.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이 사건이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간단치가 않다. 후유증도 오래 갈 전망이다. ‘국세공무원 1만8000명 중에는 별 사람이 다 있을 수 있다’는 해명은 그동안 많은 관용으로 이어졌지만 문제는 이 사건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국세청을 괴롭히고 있다.

이는 단지 연루된 사람이 고위간부여서만이 아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은 사건 시작에서부터 전개되는 과정 자체가 국세행정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도 어려운 때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국세행정을 둘러싼 이 같은 난기류가 국세청 조직 내부의 특유한 정서에 직간접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경우다. 이 점을 전제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국세청 조직이 일사분란하고 유능하게 가동되는 이면에는 조직 특유의 정서와 나름의 자부심이 작용해 오고 있다.

외부 시각을 의식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형성돼 온 이 같은 국세청 내부 정서는 실무 면에서 막강한 동인(動因)으로 존재해 왔고 자긍심으로도 간직되고 있다.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가장 먼저 나와 가장 늦게 들어가는’ 책임정신이 국세청 조직에 확실하게 각인돼 있는 것도, 선배와 후배 사이의 면면한 인연이 존재하는 것도 어찌 보면 국세청 조직이 갖고 있는 전통과 정서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이 같은 전통과 정서가 외부로부터 인정받는 점에 대한 뿌듯함 또한 조직원들이 공유하고 있었던 자산이다.

최근 일련의 사건이 이런 국세청 내부 정서와 전통에 심각한 타격으로 작용한다면 국세청 조직은 외양적·현상적으로 보는 손실 외에 더 잃는 것이 있다는 얘기다.



요즘 형국은 거세게 몰아치는 따가운 시선에 탄력을 잃은 국세청 조직이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일선 세정 분위기는 불안한 모습으로 상황에 움직이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자연 갖가지 풍문과 소문도 단골로 돌고 있다. 평소 같으면 눈치보며 돌아다닐 소문도 버젓히 횡행한다. 귀 기울이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권 말기 누수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 뭔가 풀어져도 단단히 풀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군표 국세청장이 업무차 강원도 순시만 다녀와도 주변의 소문이 달리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금은 집중력이 있는 뭔가가 나와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국세행정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모습이 확실히 담긴 카드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누군가는 “예전엔 어깨띠 두르고 자정 결의대회라도해서 조직의 진심을 내외부에 알리려고 했을텐데…, 시대에 맞는 새로운 뭔가가 없겠느냐”고 답답한 반문을 하기도 한다. 적어도 서로 불신하는 시대가 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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